‘맞춤법 빌런’이란 말이 흔히 사용되듯, 한국 사회는 맞춤법에 민감하다. 표기 하나 틀리는 것이 줄곧 교양의 결함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일까, 국어 관련 궁금증을 즉각 질문할 수 있는 창구에 대한 요구도 크다. 국립국어원이 카카오톡, 전화, 온라인 게시판 등 통신 수단마다 국어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까닭이다.
이 책은 국립국어원 국어상담실 10년 차 베테랑 상담 연구원이 국어를 상담하고, 토론하고, 연구한 기록이다. 하루 60~100건에 육박하는 질문에 답하느라 화장실 갈 시간조차 쪼개는 현장을 고스란히 담은 노동기이자, 시대에 따른 언어의 변화를 드러내는 언어문화 기술지이자, 너무나도 헷갈리는 한국어 지식을 덤으로 챙기게 하는 책이다.
어떤 때는 띄어쓰기 하나에도 예송논쟁을 방불케 하는 날카로운 토론이 따르지만, 또 어떤 때는 언중의 실제 쓰임에 호응하며 자연스럽게 변화하는 것이 언어임을 돌아보면서, 누군가는 절대화하고 또 누군가는 저항하는 규범과 규칙의 의미 또한 짚어 본다.
언어를 정확하게 하려는 노력은 고고한 규범의 성을 더욱 날카롭고 단단하게 쌓아 올리는 것이 아니라, 맥락에 맞춰 발화자와 청자의 관계를 다듬고 조정하는 일이란 사실을 이 책은 비춘다. 맞고 틀림을 판별하는 일에서 나를 둘러싼 관계를 돌아보고 세계를 재인식하는 일로, 언어의 엄밀성을 향한 질문과 답장의 세계 속에서 독자들은 언어를 바라보는 시각을 새롭게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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