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성준의 오목렌즈] 124번째 기사입니다.
[평범한미디어 박효영 기자] 둘 다 약팀이고 미국 고지대 경기장에서 치르는 최종 점검의 의미가 있지만 트리디나드토바고와의 평가전(5월31일)과 달리 엘살바도르전(6월4일)은 실망스러웠다. 박성준 센터장(다소니자립생활센터)은 “비슷한 수준의 경기력을 가진 두 팀을 만났는데 이전보다 못한 경기력을 보였다”며 “사실 이전의 경기력도 페널티킥 2골이 있었으니까 3대 0인 건데 사실 5대 0도 만족을 못하겠다”고 말했다.
솔직히 말씀을 드리면 근데 이번에 1대 0은 우리나라가 가지고 있었던 문제점을 그대로 드러냈다. 그림은 참 열심히 그리는데 결정적인 색깔을 못 넣는다.
이번 오목렌즈 대담(4일 오전 11시반)에서는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북중미 월드컵과 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의 상황을 체크해봤다.
정몽규 회장과 홍명보 감독에 대한 축구팬들의 불신이 극에 달해 있다. <그래픽=챗 GPT AI>
재차 거론하지만 엘살바도르전에서도 선수들이 가벼운 발걸음으로 컨디션을 최상으로 끌어냈어야 하는데 답답한 경기력을 보이고 말았다.
손흥민도 나중에 들어갔고 주전 멤버들 많이 빠졌다고 얘기를 할 수는 있겠지만 미안한 얘기인데 엘살바도르 정도는 2진급 가지고도 쉽게 경기를 이겨줘야 된다. 적어도 두 수는 접고 들어가는 팀이기 때문이다. 미국 현지에서 치르는 최종 평가전 2경기는 자신감 상승 프로젝트처럼 한 것인데 이게 지금 그러니까 골이 나온 것도 스톱볼에서 많이 나왔다. 사실 프리킥이 골이 주로 나왔다는 건 경기를 운영하는 필드 플레이 면에서는 그렇게 눈에 띄는 모습이 안 보였다는 얘기다.
그래서 이번 홍명보호 역시 북중미 월드컵에서 “클린스만식 해줘 축구가 또 될 가능성이 굉장히 높다”는 것이 박 센터장의 비관적인 관측이다.
왜냐하면 주전하고 비주전의 실력 차라고 그래야 되나? 그게 보일 수밖에 없었다.
대한축구협회 정몽규 회장이 난데 없이 조건부 사퇴를 발표한 부분부터 다뤄봐야 한다. 정 회장은 월드컵이 끝나고 물러나겠다고 했는데 박 센터장은 “압박을 받은 것 같다”며 “뭐냐 하면 축구협회가 아마 저 위에 계시는 우리 이재명 대통령한테 뭔가 소리를 듣지 않았을까 싶다”고 추정했다.
이재명 정부가 국가 정상화 과제 164개를 선정했느는데 거기에 축협 정상화가 포함됐다. 그 다음에 법원 판결에서 문체부의 중징계 요청이 부당하지 않다고 했던 게 있고, 마지막으로 월드컵에 대한 관심이 이례적으로 식어 있다. 분위기가 전혀 끌어올려지지 않고 있다. 그래서 못 버티고 물러나기로 한 것 같다. 축구협회가 월드컵 시기임에도 띄울 생각을 못하고 있다. 지금 내부에서 굉장히 많은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얘기다. 사실 축구협회에 있어서 월드컵은 굉장히 큰 행사이자 대목이다. 근데 그거를 덮을만한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 같다. 사실 월드컵 끝나고 사퇴하겠다고 한 것도 굉장히 찝찝한데 그냥 깔끔하게 사퇴를 하는 게 나았다.월드컵까지는 하고 갈게요? 뭐 미련 남기듯이 그러니까. 월드컵이라는 것까지는 자기 업적으로 만들고 싶은 것 같다. 월드컵 이후에는 이제 큰 이벤트가 없으니까.
정몽규 회장에게도 좋은 타이밍이 있었다.
승부 조작으로 선수 자격 박탈당했던 사람들을 다시 복권시켜주려고 그랬던 것이 가장 큰 잘못이었고, 클린스만과 홍명보 감독 선임 절차의 불공정성도 그렇고 원성이 자자했다. 타이밍을 진짜 못 잡는다라는 생각이 드는 게 2025년 2월 4선 도전을 하지 않았으면 깔끔하게 끝났을 거고 새로운 체제에서 월드컵 준비를 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온갖 핑계 대갖고 버티고 버티다 겨우 물러나기로 했는데 그것도 월드컵 끝나고라니.... 말도 안 되는 것이 지난 4월 이런 상황에서 축구인 골프대회를 열었다. 사실 4선 도전 안 하고 거기서 그냥 멈췄으면 홍명보 문제도 별로 없을 것이고 그랬을텐데 왜 계속 질질질질 끌다가 억지로 끌려나가는 느낌을 받으면서 그렇게 미련을 남기는지 모르겠다.
축구 해설위원이자 유명 축구 유튜버 박문성씨가 말했듯이 “10만명이 넘는 전체 축구인들이 있는데 관리를 받은 선거인단 200명으로 축협회장이 뽑히는 시스템”을 월드컵 이후에라도 뜯어고쳐야 한다. 박 센터장은 “체육관 선거 간선제이지 않은가”라며 “어쨌든 곧 정몽규가 물러난다고 하니까 좀 월드컵 이후에라도 정상화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다시 돌아가서 대표팀 전력을 살펴보자.
일단은 홍명보 감독이 자기 혼자라도 살아남으려면 월드컵 성적이 좋아야 되는데 지금 성적 좋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트리디나드토바고전에서는 상대가 약팀이라는 것과 무관하게 긍정적인 시그널들이 있었다. 부상에서 돌아온 황인범 선수가 엄청난 활동량으로 중원을 누비며 창의적으로 볼 배급을 해줬고, 이기혁 선수는 수비와 미드필더 지역을 오가며 수준급의 롱패스를 찔러줬으며, 이재성 선수는 중앙 미드필더로서 그야말로 ‘언성 히어로’ 그 자체였는데 오프 더 볼 움직임이 차원이 다르다는 점을 증명했다. 말이 필요 없는 손흥민 선수는 2골을 넣어서 골 감각을 회복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박 센터장은 “멤버 구성으로는 최고”라며 역대 국가대표 멤버 구성으로는 정말 최고“라고 역설했다. 김민재 선수는 최후방에서 자리를 지키는 유형이 아니라 전투적으로 전진 디펜스를 하는 수비수인데 박 센터장은 ”트리니다드토바고 전에 라이트백에 배치했는데 그게 어쩌면 더 김민재라는 선수의 활동 폭을 좀 넓혀줄 수 있는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김민재 선수가 의외로 굉장히 공격적인 수비수다. 그렇기 때문에 중앙에서 최종 수비수를 하는 것도 좋은데 그의 재능을 살리려면 측면으로 빼서 공격성을 많이 살려줘야 되는 부분이 있다. 근데 또 그 대신 마땅히 중앙 수비수를 볼 만한 사람이 없다. 차라리 유명한 수비수였던 홍명보 감독이 우리 최종 센터백을 맡고 감독을 다른 사람이 해줬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2026년 북중미 월드컵 A조는 멕시코, 남아공, 대한민국, 체코로 이뤄져 있다. 세간에서는 이렇게 쉬운 조를 만나본 적이 없다는 말들이 많다.
지금 제일 좋은 상황이라는 그런 느낌이 든 것인데 클린스만하고 비슷하게 해도 어느 정도 성적이 나올 수 있는 선수들을 데리고 간다라는 느낌은 확실히 있다. 그러니까 멕시코가 워낙 고지대니까 고지 적응만 잘 되면 성적은 나올 것 같다. 근데 축구팬들이 다 그럴 것 같은데 성적이 나오는 게 반갑지가 않다. 그러니까 전에도 말씀을 한 번 드렸었던 것 같은데 A조 특성상 누가 1등이 돼도 괜찮고 누가 꼴찌가 돼도 얘기가 되는 구성이다. 조 1위부터 조 4위까지가 눈에 딱 띄게 이 팀이 1등이다가 없다. 물론 멕시코가 강하긴 하지만 압도적이진 않다. 반대로 얘기하면 남아공도 무조건 4등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 그래서 우리도 1등부터 4등까지 다 될 수 있고 가능하다. 다들 역대급으로 꿀조라고 하던데 내가 보기엔 꽤 까다로운 조다. 보는 관점에 따라 꼬이면 답 없다.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 히딩크 감독은 첫 경기 체코전에 올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체코와의 첫 경기를 이기면 충분히 해볼만하다. 물론 체코를 절대 과소평가할 수 없지만 한국에게도 승산은 있다. 기회가 있는 만큼 이번 첫 경기에서 반드시 첫 승을 따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박 센터장도 “(가장 늦게 A조로 확정돼서) 제일 준비를 못한 체코를 처음에 만나는데 첫 경기에 거의 올인하다시피 뛰어들어가야 될 것 같다”며 “그래서 체코랑 해서 이길 수 있으면 정말 좋고 못해도 비겨놓고 가야 된다”고 강조했다.
그나마 희망적으로 보는 게 대한민국 대표팀이 유럽팀에 좀 강한 편이라서 유럽 팀하고 봤을 때 그나마 비슷하게 할 수 있었고 그 뒤에 나오는 중남미나 혹은 아프리카 팀한테는 상대적으로 좀 약했다. 그러니까 우리가 멕시코 전에는 상대적으로 되게 약할 수밖에 없다. 홈에서는 더 힘들다. 멕시코 홈에서 한다는 거는 거의 야구로 치면은 도쿄돔에서 일본이랑 붙는 거랑 똑같다. 그런 상황이기 때문에 A조에 있는 한국팀 입장에서는 멕시코 너네 1등 해! 그러고 그냥 다 멕시코가 다 이겨주길 바라고 나머지 세 팀이 싸워야 되는 상황인 것이 기본적인 전제다.
농구 경기처럼 4쿼터로 진행되는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도 중요한 변수다.
토너먼트 가면 모른다. 토너먼트 가면 우리 선수들이 몸이 풀릴 거고 세계적인 무대에서 경험이 많기 때문에 잘 풀릴 것이라고 이야기를 하는데 문제는 내가 볼 때 전후반 22분에 3분간 휴식을 주는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에 대한 적응력이 어떻게 되느냐가 핵심이다. 근데 홍명보 감독은 감독의 전술 역량의 측면에서 다른 감독들에 비해 뛰어나지 않다. 그 잠깐 쉬는 시간에 경기 상황에 따른 작전 변경이나 새로운 지시를 해야 하는데 홍 감독이 너무 자기 고집이 세다. 어느 때보다 임기응변이 중요한데 이번에 평가전들을 하는 것 보니까 큰 작전 지시를 하지 않았따. 그게 제일 큰 약점이다.
한편, 박 센터장은 네 번째 월드컵이 마지막이 될 손흥민 선수에 대해 “역대 한국인 최다 A매치 골을 넣고 마감했으면 좋겠다”고 기원했다. 현재 차범근 레전드가 58골로 1위이고 손흥민 선수가 56골로 2위다.
그렇게 되면 완전히 화룡점정인데 사실 손흥민이라는 선수가 우리한테 해줄 수 있는 건 거의 대부분 이미 다 해줬다. 이제는 대한민국 국가대표 손흥민으로서가 아니라 축구선수 손흥민으로서 남길 수 있는 월드컵이라는 무대에서 스스로 뭔가를 하나 좀 이기적으로 가져갔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지금 상황에서 보면 스리톱 중에 날개 쯤에서 뛰면서 한 두 골만 더 넣어줬으면 좋겠다. 손흥민 선수가 우리나라에 태어나 준 것만으로도 정말 대단한 일이다. 처음에 축구를 시작할 때도 그렇고 유럽으로 가서 스스로 커리어를 쌓아갈 때도 그렇고 손흥민 선수가 얼마나 노력을 했는지 모든 한국인들이 다 알고 있다. 박지성 선수만큼의 스토리를 가지고 있는 선수가 손흥민이다. 그래서 월드컵 성적이 어떻든 그거는 차치하고 우리나라의 손흥민이라는 선수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시나리오를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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