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군인은 보호관찰법 특례 조항에 따라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명령 대상자가 아니지만, 법원은 형이 확정돼 신분 상실이 예정된다면 이수명령을 부과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강제추행 혐의로 기소된 A씨의 상고심에서 벌금 8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현역 부사관이던 A씨는 지난 2020년 후배 군인의 부인인 B씨를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과 2심은 A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벌금 800만원을 선고했다. 성폭력처벌법 16조 9항에 의해 준용되는 보호관찰법 56조, 64조 1항에 따라 현역 군인에 대해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명령을 부과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다고 판단해 A씨에게 이수명령을 내리지 않았다.
보호관찰법 56조는 군사법원법 조항에 해당하는 사람에게는 보호관찰법을 적용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64조 1항에서 사회봉사·수강명령 대상자에 대해서는 56조의 규정을 준용하도록 해 현역 군인 등 군법 적용 대상자에 관한 특례 조항을 두고 있다.
특례 조항에는 군법 적용 대상자에 대한 지휘관들의 지휘권 보장 등 군대의 특수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는 점 등이 반영돼 있다. 해당 법리는 성폭력처벌법 16조에 따라 부과하는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의 이수명령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하지만 대법원은 "원심의 판단에는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않은 채 보호관찰법 56조와 성폭력처벌법 16조 2항의 '이수명령을 부과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 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보호관찰 등과 이수명령은 판결 확정 이후 실시되거나 집행되고, 형사 판결 선고 시 '군법 적용 대상자'의 신분에 있다고 하더라도 보호관찰 등이나 이수명령을 병과하는 당해 형사 판결이 확정됨에 따라 법령에 의해 당연히 그 신분을 상실하는 것이 예정된 경우라면 그 사람에 대한 보호관찰 등이나 이수명령의 실시나 집행은 그 신분 상실 이후에 이뤄지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례 조항의 입법 취지 등에 비춰 보면 보호관찰 등이나 이수명령을 명할 것인지를 판단할 때 이러한 사람을 '군법 적용 대상자'에 해당한다고 봐야 하는 것은 아니므로 법원은 신분 상실의 원인이 되는 형을 선고할 때 특례 조항과 관계없이 보호관찰 등이나 이수명령을 부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피고인에 대한 강제추행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고 벌금 800만원을 선고한 원심판결이 확정되는 경우 피고인은 구 군인사법에 의해 현역 군인 신분을 당연히 상실하게 되므로 원심판결 선고 시에 피고인이 군법 적용 대상자에 해당한다는 사정은 성폭력처벌법 16조 2항 단서가 정한 '이수명령을 부과할 수 없는 특별한 사정'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구 군인사법은 '성폭력처벌법 2조에 따른 성폭력 범죄로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선고받고, 그 형이 확정된 후 3년이 지나지 않은 사람은 장교, 준사관·부사관으로 임용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장교, 준사관·부사관은 구 군인사법 10조 2항의 결격사유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게 됐을 때 제적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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