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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업계에 따르면 컬리와 네이버(NAVER(035420))는 지난 1일 나란히 AI 승부수를 던졌다. 컬리는 AI 솔루션 기업 원지랩스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주식교환을 거쳐 8월 4일 100%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식이다. 외부 업체에 맡겨 협력하는 단계를 넘어 기술과 인력을 통째로 사들여 ‘독자 AI 내재화’에 나선 것이다. 네이버 역시 이날 쇼핑 앱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의 AI 에이전트를 고도화했다. 이용자가 검색하기 전에 구매 이력과 찜·장바구니를 분석해 먼저 상품을 제안하는 방식이다.
업계의 AI 적용 범위는 이미 단순 추천 알고리즘을 넘어섰다. 광고와 고객상담(CS)은 물론 물류·상품기획까지 운영 전반으로 번지고 있다. 컬리만 해도 원지랩스와 함께 광고 배너·상품 이미지 제작을 자동화하는 ‘크리에이티브 AI’, 광고 시스템(DSP), AI 고객상담(AICS)을 개발 중이다. 이 가운데 AICS는 이미 ‘컬리 1:1 문의’에 적용돼 당일 접수 문의의 40%가량을 처리하고 있다.
기업들이 AI에 사활을 거는 배경에는 배송만으로는 더이상 서비스 우위를 점하기 어려워졌다는 판단이 있다. 새벽배송은 쿠팡을 비롯해 컬리·SSG닷컴·오아시스 등이 갖췄고, 네이버도 컬리와 손잡고 새벽·당일배송에 가세하고 있다. 물류망에 비용을 더 쏟아부어도 소비자가 체감하는 차이는 좁혀진 상태다. 결국 승부처는 같은 일을 더 싸고 효율적으로 해내는 쪽으로 옮겨갔다. 물류 동선이든 고객 응대든, AI로 비용을 깎고 운영을 최적화해 남는 체력으로 경쟁하겠다는 복안이다.
AI 내재화에 뛰어든 건 이들만이 아니다. 무신사는 지난 3월 ‘AI 네이티브’ 신입 개발자 66명을 한꺼번에 뽑아 현업에 투입했다. 조직의 체질 자체를 AI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포석이다. 쿠팡은 같은 달 엔비디아와 손잡고 ‘AI 팩토리’를 구축했다. 개발자들이 AI 모델을 빠르게 만들고 검증할 수 있는 사내 플랫폼이다. 이를 통해 물류센터 재고 배치와 배송 경로 최적화 등에 AI 활용을 넓혀가고 있다. 가장 돈이 많이 드는 물류에서 효율을 짜내겠다는 계산이다. G마켓이 올해부터 AI에 1000억원을 쏟아 개인화 추천 등을 손보기로 한 것도 반등의 발판을 AI에서 찾겠다는 의지다.
실제로 향후 AI가 비용을 줄이는 도구를 넘어 매출로 직결되는 무기가 될 것이란 기대도 크다. 네이버는 AI 에이전트 도입 이후 네이버플러스 스토어의 재구매자 비중과 방문자당 구매 횟수가 동반 상승했다고 밝혔다. AI가 탐색·추천을 매끄럽게 다듬으면서 실제 구매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소비자가 원하는 상품을 덜 헤맬수록 체류 시간과 구매 전환이 함께 오르는 구조다.
물론 막대한 투자가 부담으로 되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AI 인프라와 인재 확보에는 당장 막대한 자금이 들지만, 그만큼의 매출 회수는 아직 입증 단계다. 더 근본적으로는 챗GPT 같은 외부 AI 플랫폼이 쇼핑 중개를 파고들면서, 이커머스가 상품을 진열하고 광고를 붙이는 ‘앞단’을 잃고 주문만 처리하는 ‘뒷단’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위협도 있다. 플랫폼들이 AI 내재화를 서두르는 것도 외부 AI에 길목을 내주기 전에 소비자를 자사 생태계에 붙들어 두려는 포석인 셈이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는 “예전엔 상품을 얼마나 많이 갖췄느냐가 차별점이었다면 이제는 컬리의 알고리즘과 쿠팡의 알고리즘이 경쟁하는 시대”라며 “누가 고객 한 명 한 명의 취향을 더 정교하게 읽고 좋은 상품을 정확하게 연결해주느냐가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어 “바둑기사 신진서가 AI와 가장 비슷하게 두며 초격차를 벌린 것처럼, 이커머스도 AI를 얼마나 잘 활용해 기존 사업과 결합하느냐에 따라 승자가 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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