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ELS 과징금 경감”···은행권, 안도 속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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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ELS 과징금 경감”···은행권, 안도 속 긴장

직썰 2026-06-07 06:00:00 신고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손성은 기자]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손성은 기자]

[직썰 / 손성은 기자] 금융감독원이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판매 은행 5곳에 대한 과징금 규모를 6000억원으로 낮추면서 은행권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피해구제 노력과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초기 사안이라는 특수성을 반영해 과징금 규모를 대폭 하향 조정했다. 이에 따라 제재 대상 은행들은 최악의 재무 부담을 피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은행권은 아직 긴장의 끈을 완전히 놓지 못하고 있다. 제재 최종 결정권이 금융위원회에 있는 만큼 “아직 끝난 사안이 아니다”며 최종 결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융위 재검토 요청 뒤 재심…과징금 4조에서 6000억으로

금감원은 지난 4일 임시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은행 등 홍콩 ELS 판매 은행 5곳에 대해 합산 6000억원 수준의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은 당초 거론됐던 제재 규모와 비교하면 크게 낮아진 수준이다. 금감원은 홍콩 ELS 사태와 관련해 최초 약 4조원 수준의 과징금을 산정했다. 이후 논의 과정에서 과징금 규모는 2조원 수준으로 낮아졌고, 지난 2월에는 1조4000억원 수준의 제재안이 금감원 제재심을 통과해 금융위로 넘어갔다.

그러나 금융위는 금감원이 넘긴 제재안을 그대로 의결하지 않았다. 일부 사실관계와 적용 법령, 법리 검토가 더 필요하다는 이유로 안건을 금감원에 돌려보냈다. 투자 판단 책임 소재와 은행권의 자율배상 노력 등을 고려할 때 과징금 규모가 과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에 금감원은 관련 쟁점을 다시 살펴본 뒤 임시 제재심을 열어 과징금 규모를 6000억원 수준으로 다시 낮췄다. 불완전판매 과정에서의 위반 동기와 방법에 대한 판단 변화가 과징금 경감 배경으로 꼽힌다. 금감원은 이번 재심에서 은행권의 위반 동기와 방법에 대한 평가를 기존 ‘중’에서 ‘하’로 낮췄다. 이에 따라 과징금 부과 기준율 자체가 하향 조정되면서 전체 규모도 대폭 줄었다.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초기 발생한 사안이라는 점도 고려됐다. 홍콩 ELS 사태는 금소법 도입 이후 첫 대규모 과징금 부과 사례다. 법 시행 초기 금융회사 내부통제와 판매 현장의 제도 이해가 충분히 정착되지 않았던 점, 대규모 제재 기준을 처음 적용하는 사안이라는 점 등도 반영됐다.

◇“최악은 피했다”…충당금 반영에 추가 부담 제한적

은행권은 일단 안도하고 있다. 최초 4조원 안팎까지 거론됐던 과징금 규모가 6000억원 수준까지 줄어들면서 재무 충격 우려가 크게 낮아졌기 때문이다.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처음 과징금 규모가 워낙 크게 거론됐던 만큼 상대적으로 부담이 줄어든 느낌은 있다”면서도 “그렇다고 절대 작은 금액은 아니다”고 말했다.

은행권이 비교적 차분한 반응을 보이는 배경에는 이미 반영한 충당금도 있다. 주요 은행들은 지난해부터 홍콩 ELS 배상과 제재 가능성에 대비해 관련 충당금을 선제적으로 적립해왔다.

이번 과징금 감경으로 은행권이 쌓아둔 충당금의 부담도 상당 부분 완화된다. KB국민은행은 지난해와 올해 1분기까지 총 4330억원의 관련 충당금을 적립한 상태다. 당초 예상 과징금 규모를 기준으로 40% 수준에 머물렀던 충당금 반영률은 이번 감경 결정 이후 100%를 웃돌 가능성이 크다. 신한은행 역시 충당금 반영률이 50%대에서 120%를 웃도는 수준으로 높아질 전망이며, 하나은행도 30%대에서 80%로 상승이 예상된다. 

나민욱 DB증권 연구원은 “주요 은행들이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중 ELS 과징금 관련 충당부채를 상당 부분 적립해둔 만큼 추가적인 충당부채 전입과 자본비율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금융위 최종 의결 남았다…“결론 전까지는 긴장”

다만 은행권 반응은 환호와는 거리가 멀다. 6000억원 역시 은행권 전체로 보면 상당한 규모인 데다 과징금 경감이 홍콩 ELS 사태의 책임 자체가 사라졌다는 의미가 아니기 때문이다. 은행권은 과징금 경괌을 ‘납득’보다는 ‘안도’에 가깝게 받아들이고 있다.

은행권은 금융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결정은 금감원 제재심 결과일 뿐, 최종 처분은 금융위 의결을 거쳐 확정된다. 금융위가 다시 법리와 사실관계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과징금 규모나 제재 수위가 달라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금융권은 이번 결정으로 홍콩 ELS 사태에 따른 은행권 재무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낮아졌다고 본다. 과징금 규모가 기존 예상보다 크게 줄어든 데다 이미 비용 반영도 상당 부분 이뤄졌기 때문이다.

다만 은행권은 한동안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할 전망이다. 과징금 부담은 낮아졌지만 제재 절차 자체가 끝난 것은 아니어서다. 시중은행 또 다른 관계자는 “분위기를 한마디로 표현하면 안도감과 긴장감이 동시에 있는 상황”이라며 “최악은 피했다는 생각은 있지만 금융위 최종 의결 전까지는 결과를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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