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훈의 달 기획] "음지의 헌신, 양지로" 공작팀장 유공자화 필요성 재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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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훈의 달 기획] "음지의 헌신, 양지로" 공작팀장 유공자화 필요성 재조명

뉴스비전미디어 2026-06-06 21:59:5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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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국가와 사회를 위해 묵묵히 헌신한 '숨은 공로자'들을 재조명해야 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고 있다. 특히 대한민국 주권이 미치지 않는 적지(敵地)에서 비밀공작의 핵심 역할을 했던 ‘공작팀장’에 대한 유공자 지정 필요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이들과 생사고락을 같이했던 공작팀원들을 중심으로 “공작팀장들의 유공자화는 반드시 성취되어야 한다”는 응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어 주목된다.

지난 2002년,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던 공작팀원(이른바 HID) 출신들의 광화문 시위는 목숨을 걸고 비밀공작을 수행했던 이들의 숭고한 희생에 대한 정당한 보상 요구였다. 당시 정부는 정전협정과 대북 관계 등을 고려해 이들의 실체를 인정하기보다 강경 대응으로 일관했으나, 이들의 희생이 공론화되면서 결국 관련법이 마련되었고 유공자 지정 및 보상이 이루어졌다.

그러나 당시 비공작요원 위주로 구성되었던 정보사 지휘부는 "장교(공작팀장)가 무슨 보상을 받느냐. 추후에 보상을 검토하면 된다"는 의견을 국방부에 보고했고, 이로 인해 공작팀장들의 유공자화는 기약 없이 미루어졌다.

그로부터 20여 년이 흐른 최근, 공작팀장 단체는 당시의 합의를 바탕으로 국방부에 유공자 지정을 요청했다. 하지만 국방부는 "현행 관련법상 공작팀장은 제외되어 있어 어렵다"는 입장과 함께, 공작팀장을 유공자로 지정할 경우 일반 특전사 부대원과의 형평성에 어긋날 수 있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특전사와 동일선상 비교는 어불성설"… 본질 흐리는 오류

이에 대해 군사전문가들은 "비밀공작의 특수성과 본질을 전혀 모르는 행정편의주의적 발상"이라고 일축한다. 전문가들이 꼽는 공작팀장과 일반 특전사 근무자의 본질적 차이는 다음과 같다.

첫째, 작전 지역과 임무 성격의 차이다.

특전사는 군의 공식적인 지휘 체계 안에서 정규 및 비정규 특수전을 수행하는 반면, 공작팀장은 대한민국 주권이 미치지 않는 적지에서 국제법과 정전협정 위반의 위험을 무릅쓰고 고도의 비밀공작을 수행했다.

특히 적지에서의 비밀공작 임무는 정전협정 위반에 해당하여 자칫 적에게 중대한 도발 빌미를 제공할 수 있는 지극히 엄중하고 민감한 사안이다. 따라서 고도의 군사적 판단과 책임이 따르는 이러한 임무를 지휘관인 공작팀장 없이 공작팀원 독단으로 수행하는 것은 군 구조상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즉, 공작팀장의 참여와 지휘는 임무 성격상 필수불가결했다는 의미다.

또한 적에게 체포될 경우, 특전사는 국제법상 포로 대우를 받지만 공작요원은 간첩죄로 사형에 처해질 수 있다. 정부 역시 대북 마찰을 피하기 위해 임무 노출 시 이들의 존재를 부인할 수밖에 없었고, 심지어 전사하더라도 유족에게 시신조차 인계하지 못하는 비극을 겪었다.

둘째, 기록의 은폐성과 제도적 역차별이다. 특전사는 군 경력과 공적이 군 시스템 내에 투명하게 기록되어 통상적인 국가유공자 혜택을 받는다. 반면 공작팀장은 임무의 특성상 공적이 완전히 은폐되거나 군사기밀로 묶여 있어 본인이 직접 공적을 입증하기가 불가능하다. 더욱이 임무 수행 당시 '장교 신분'이었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현행 '특수임무유공자법'의 보상 및 유공자 선정 기준에서 제외되는 역차별을 겪고 있다.

"더 늦기 전에 국가가 책무 다해야"

취재 과정에서 만난 다수의 특수임무유공자회 회원들은 이제 공작팀장들의 손을 잡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한 회원은 “2002년 정부를 상대로 투쟁할 당시에는 공작팀장들의 유공자화에 반대하기도 했으나, 이제 막내가 60세를 넘겨 병들어가는 노병이 된 지금 돌이켜보면 그들 역시 우리와 생사고락을 같이한 동지들”이라며, “이들의 공로를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올려 제도적으로 인정하는 것은 국가의 당연한 책무”라고 강조했다.

또한 "적지에서의 비밀공작은 공작팀장과 팀원이 한 몸으로 움직인 것인데, 이제 와서 신분을 이유로 차별하는 국방부의 주장은 현장을 모르는 소리"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현재 350여 명의 회원을 둔 공작팀장 단체의 한 핵심 관계자는 “특수임무유공자회가 2008년 설립 이후 18년간 사회 전반에 선한 영향력을 미치는 모범적인 보훈단체로 자리 잡았다”고 평가하며, “공작팀장 유공자화가 실현되더라도 기존 단체의 틀을 흔들지 않도록 별개 단체로 출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역사적 형평성 차원에서도 제도적 응답 필요

지난 2024년 7월 발의된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등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 일부개정법률안’은 국회 계류 중임이나, 다수당의 주도로 처리 가능성이 지속적으로 언급되고 있다. 이 법안의 핵심은 132년 전 조선시대의 ‘2차 봉기 참여자’들까지 독립유공자로 인정할 수 있도록 절차를 신설하는 내용이다.

물론 과거의 역사적 불합리를 바로잡는 일도 국가의 책무다. 그러나 정작 현대사 속에서 국가의 명을 받고 적지에서 목숨 바쳐 헌신한 공작팀장들의 '살아있는 희생'은 외면한 채, 한 세기 전 역사만을 찾아 보훈의 정의를 외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보훈은 단순히 과거의 희생을 기억하는 행위에 그치지 않는다. 현재와 미래의 헌신에 대해 국가가 어떻게 책임을 지는지 보여주는 척도다. 이번 공작팀장 유공자화 논의는 대한민국 보훈 체계의 포용성과 공정성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이다. 이제는 국가가 이들의 오랜 헌신에 명확한 제도적 응답을 내놓아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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