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시장에서 상승장에도 소외되었던 ‘나홀로 아파트’ 단지에서 신고가 거래가 잇따르며 가격이 급격하게 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셋값 상승과 신축 공급 감소, 대단지 아파트 가격 급등이 맞물리면서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소규모 단지로 확산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최근 서울 주요 지역에서 가구 수가 적은 아파트들의 최고가 거래 사례가 연이어 확인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성동구 성수동에 위치한 ‘서울숲르씨엘’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16억3000만원에 매매되며 최고가를 새로 썼다. 이 단지는 2개 동, 108가구 규모의 소규모 아파트로 올해 들어 본격적인 상승세가 나타나는 모양새다.
인근에 위치한 ‘뚝섬현대’ 역시 1개 동, 99가구 규모지만, 최근 전용 84㎡가 16억3000만원에 거래되며 기존 최고가인 15억4000만원을 단기간에 넘어섰다.
문제는 강남권이나 한강변 핵심 지역뿐 아니라 서울 전역에서 유사한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동작구 상도동에 위치한 ‘상도현대’ 전용 59㎡는 지난달 8억7000만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는데 이는 기존 최고가였던 8억원보다 7000만원 높은 수준이다.
특히 이 단지는 불과 한 달 전인 4월에 같은 면적이 6억350만원에 거래되었기에 한 달 만에 2억원이 넘는 가격 상승이 이뤄진 셈이다. 거래 건수가 많지 않은 소규모 단지의 특성을 고려하더라도 시장의 관심이 크게 높아졌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그동안 나홀로 아파트는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아왔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러한 가격 상승세는 더욱 눈여겨볼 만 하다.
대단지만 오르는 시대 끝났나
나홀로 아파트가 외면받았던 이유는 단지 규모가 작아 커뮤니티 시설이 부족한 경우가 많고, 관리비 부담이 상대적으로 높을 수 있다는 점, 거래가 활발하지 않아 환금성이 떨어진다는 인식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동일 생활권 내에서도 대단지 아파트보다 가격 상승 폭이 제한적인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역세권, 학군, 직주근접 등 입지 경쟁력을 확보한 소규모 단지를 중심으로 실수요 유입이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대단지 아파트 가격 급등이 이러한 흐름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라고 보고 있다. 서울 인기 지역의 대단지 아파트들은 이미 전고점을 회복하거나 이를 뛰어넘은 사례가 적지 않다. 이에 따라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낮은 나홀로 아파트가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남혁우 우리은행 부동산연구원은 “최근 서울 부동산 시장에서는 15억원 이하 중저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 격차를 좁히는 ‘키맞추기’ 현상이 진행되고 있다”라며 “그동안 대단지와의 가격 차이가 크게 벌어졌던 나홀로 아파트들도 입지 경쟁력이 우수한 곳을 중심으로 가격 상승 흐름에 동참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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