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어코리아=유경훈 기자] 수국·장미·작약꽃·꽃양귀비가 계절의 바통을 잇는 전북 임실은 6월에도 꽃길이 이어지는 초여름 여행지다. 화려한 꽃들의 향연에 짙어진 녹음이 새로운 풍경을 채운다. 여기에 옥정호 호수 바람과 420m 출렁다리, 붕어섬 생태공원 산책길이 더해져 임실은 6월 가볼 만한 곳으로 다시 주목받고 있다.
420m 출렁다리 너머 만나는 옥정호의 초여름
임실 여행의 중심에는 옥정호가 있다. 운암면 입석리에 자리한 옥정호는 섬진강 다목적댐 건설로 조성된 인공호수로, 호남평야에 농업용수를 공급하는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오봉산과 국사봉 등 노령산맥 줄기의 산들이 호수를 감싸고 있어 사계절마다 다른 풍경을 보여주는 곳이기도 하다.
특히 호수 중앙에 자리한 붕어섬은 물안개와 어우러지는 풍경으로 사진가들이 즐겨 찾는 명소다. 국사봉에서 내려다보는 옥정호 전경은 시야가 시원하게 열려 초여름 여행의 청량감을 더한다. 호수 주변에는 약 13㎞에 이르는 물안개길이 조성돼 있어 물결 소리와 바람을 따라 걷기 좋다.
옥정호의 대표 포인트는 420m 길이의 출렁다리다. 호수 위를 가로지르는 다리 위에 서면 발아래로 잔잔한 수면이 펼쳐지고, 눈앞으로는 붕어섬과 산 능선이 겹쳐진다. 봄에는 꽃잔디와 유채가 강렬한 색감을 만들었다면, 6월에는 짙어진 녹음과 호수의 푸른빛이 한층 차분한 풍경을 완성한다.
붕어섬 생태공원, 봄꽃 지나 수국으로 이어지는 꽃길
옥정호 출렁다리를 건너면 붕어섬 생태공원이 이어진다. 이곳은 잘 정비된 산책로를 따라 호수 풍경을 가까이에서 즐길 수 있는 자연 공간이다. 봄철에는 꽃잔디와 유채가 화려한 색의 레이어를 만들었고, 5월~6월 중순에는 작약꽃과 꽃양귀비가 붕어섬 일대를 물들이며 전국적인 봄꽃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붕어섬 생태공원에는 6,000㎡ 규모에 2만4천 본의 작약이, 운암면 운종리 472번지 일원에는 7,200㎡ 규모에 3만 본의 작약이 피어 압도적인 꽃의 향연을 선보인다. 붕어섬 곳곳에는 작약과 꽃양귀비뿐 아니라 알리움, 델피늄, 다알리아, 임파첸스 등 다양한 계절 초화류도 식재돼 입체적인 경관을 더했다.
작약꽃과 꽃양귀비에 이어 수국 개화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돼 붕어섬은 봄꽃의 화려함에서 초여름 꽃길로 자연스럽게 분위기를 바꿔간다. 꽃이 한꺼번에 피고 지는 공간이 아니라, 계절마다 다른 주인공이 등장하는 여행지라는 점이 붕어섬의 매력이다.
축제는 끝나도 장미는 남는다, 임실치즈테마파크 장미원
6월 임실 여행에서 또 하나 주목할 곳은 임실치즈테마파크 장미원이다. 지난 5월 28일부터 31일까지 나흘간 열린 ‘2026 임실N장미축제’는 막을 내렸지만, 장미 꽃의 향연은 초여름에도 여운을 남긴다.
이번 축제는 임실치즈테마파크 장미원에서 처음 열린 행사로, 약 6만5천㎡ 규모의 장미원에 150여 종, 18만 송이 장미가 어우러져 유럽 정원을 연상케 하는 풍경을 선보였다.
축제 기간이 지났어도 장미원 특유의 이국적인 분위기와 장미 꽃길은 산책과 사진 명소로 충분하다. 장미원에는 열주기둥과 오벨리스크, 이탈리아풍 화분 등 유럽풍 경관 요소가 배치돼 있다. 새롭게 단장한 대형 장미터널은 가족과 연인을 위한 포토존으로 인기고, 형형색색의 장미와 조형물이 어우러진 풍경은 축제 이후에도 임실치즈테마파크를 찾게 만드는 이유가 된다.
요산공원, 붕어섬과 물안개길을 잇는 옥정호 쉼표 여행
운암면 입석리 옥정호변에 자리한 요산공원은 붕어섬과 가까워 옥정호 산책 여행에 함께 묶기 좋은 공간이다. 약 27,392㎡, 8천여 평 규모의 근린공원으로 조성된 이곳은 호수와 산, 꽃길이 어우러져 초여름에도 조용히 쉬어가기 좋다. 국사봉 둘레길을 걷는 트레킹 마니아와 등산객들이 잠시 발걸음을 멈추는 휴식처로도 알려져 있다.
공원에는 임진왜란 당시 낙향한 최응숙 선생이 세운 누각 양요정과 섬진강댐 건설로 고향을 잃은 수몰민들의 마음을 기리기 위해 세운 망향탑이 자리한다. 단순한 수변 공원을 넘어, 옥정호가 품은 역사와 삶의 흔적을 함께 만날 수 있는 장소인 셈이다.
계절마다 공원의 색도 달라진다. 봄에는 철쭉, 갓꽃, 튤립, 수선화, 팬지, 꽃잔디 등이 형형색색 피어나 옥정호 물빛과 어우러진다. 특히 갓꽃 군락은 노란빛으로 수변 풍경을 밝히며 한 폭의 수채화 같은 장면을 만든다. 6월에는 녹음이 짙어지는 시기인 만큼, 화려한 꽃밭보다는 호수 바람과 초여름 산책의 여유를 즐기기에 알맞다.
요산공원 주변은 드라이브 코스로도 인기가 높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선정된 옥정호 물안개길이 이어지고, 신비로운 풍경의 붕어섬과 옛 선조의 기품을 간직한 양요정, 수몰민의 애환을 담은 망향탑까지 함께 둘러볼 수 있다. 한낮보다 오전이나 해 질 무렵 찾으면 물안개와 호수 바람, 붕어섬 풍경이 어우러진 임실의 차분한 초여름을 더 깊게 느낄 수 있다.
상이암, 성수산 품에서 만나는 역사와 고요
화려한 꽃길과 호수 풍경 사이에 고즈넉한 시간을 더하고 싶다면 성수면 성수산의 상이암이 좋다. 상이암은 신라 헌강왕 원년인 875년에 도선국사가 창건했다고 전해지는 유서 깊은 사찰이다.
고려 태조 왕건과 조선 태조 이성계가 이곳에서 기도를 올렸다는 전설이 전해지며, 특히 이성계는 황산대첩 승리 후 상이암에서 치성을 드렸다고 한다. 경내에는 고려 태조가 썼다는 환희담 비석과 태조 이성계가 썼다는 삼청동 비석이 남아 있어 임실 여행에 역사적 깊이를 더한다. 꽃과 호수로 채운 여행 후, 산사의 고요한 분위기 속에서 잠시 숨을 고르기 좋은 코스다.
임실치즈마을, 직접 만들고 맛보는 치즈 체험
임실읍 금성리에 위치한 임실치즈마을은 한국 치즈의 원조로 알려진 임실치즈의 뿌리를 체험할 수 있는 농어촌 체험휴양마을이다. 자연 풍경을 감상하는 여행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직접 만들고 맛보는 체험형 여행을 원하는 가족 단위 방문객에게 잘 어울린다.
대표 프로그램은 모차렐라 치즈 늘리기 체험이다. 국산 원유로 만든 건강한 치즈를 직접 만들고 맛볼 수 있으며, 완성한 치즈를 가져갈 수 있어 어린이뿐 아니라 성인에게도 특별한 추억이 된다. 이 밖에도 임실 우리 쌀 피자 만들기, 산양 먹이 주기, 요거트 만들기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어 옥정호와 장미원 여행 후 이어가기 좋다.
오수의견 국민여가캠핑장, 반려가족 위한 체류형 여행지
반려동물과 함께 떠나는 여행이라면 오수의견 국민여가캠핑장도 좋겠다. 오수의견 국민여가캠핑장은 단순한 숙박 시설을 넘어 반려문화 확산과 지역 자원을 연계한 체험 콘텐츠를 운영하고 있다. 대표 프로그램인 ‘할로윈 펫스타’는 반려가족 참여형 이벤트로 호응을 얻었고, 유기견 교감 프로그램 ‘안고가개’는 생명 존중 인식과 반려동물 입양 문화 확산에 의미를 더했다.
캠핑장은 반려가족이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공간 구성을 세분화하고, 청결 관리와 서비스 품질 개선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반려인뿐 아니라 비반려인도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열린 구조로 조성돼 서로를 배려하는 반려문화 형성 거점으로 평가받는다.
임실군은 올해 4월부터 10월까지 국내 아웃도어 스포츠 산업과 연계한 반려견 캠프 프로그램을 운영해 캠핑, 레저, 스포츠, 반려문화를 결합한 체류형 관광 콘텐츠를 강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