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4만원이 된 도수치료…'의료쇼핑'의 종말이 남긴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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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4만원이 된 도수치료…'의료쇼핑'의 종말이 남긴 과제

연합뉴스 2026-06-06 06:11:01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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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깨통증 어깨통증

[연합뉴스 TV 제공]

(서울=연합뉴스) 서한기 기자 = 환자의 실손보험 가입 여부에 따라 병원 마음대로 매겨지던 이른바 고무줄 가격의 대명사, 도수치료가 마침내 정부의 통제권 안으로 들어왔다.

지난 6월 4일 열린 2026년 제10차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서 도수치료를 정부가 관리하는 건강보험 항목인 '관리급여'로 최종적으로 확정하면서 오는 7월 1일부터는 전국의 모든 병의원에서 도수치료 비용이 4만3천850원으로 통일된다.

이번 조치는 단순한 가격 인하를 넘어 그동안 대한민국 비급여 의료 시장을 지탱하던 과잉 진료의 연결고리를 끊어내겠다는 정부의 강력한 의지다. 그간 의료 현장에서는 회당 10만 원에서, 많게는 30만원까지 깜깜이 가격이 판을 쳤고, 환자들은 실손보험으로 비용을 보전받으며 일 년 내내 횟수 제한 없이 치료받는 의료쇼핑을 당연하게 여겨왔다.

하지만 다음 달부터는 풍경이 완전히 바뀐다. 환자는 전국 어디서나 본인부담률 95%가 적용된 약 3만8천원만 내면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되지만, 가격이 낮아진 만큼 이용의 문턱은 깐깐해졌다. 이제는 병원에 가자마자 도수치료를 해달라고 요구할 수 없다.

반드시 마사지나 자세 교정 같은 기본 물리치료를 먼저 받아야만 도수치료 단계로 넘어갈 수 있다.

이용 횟수에도 단단한 칸막이가 세워졌다. 주 2회, 연간 총 15회까지만 건강보험 시스템 안에서 허용된다. 수술이나 골절로 관절이 굳었다는 의사의 명확한 소견이 입증돼야 9회를 더해 연간 24회까지 늘릴 수 있을 뿐이다. 이 횟수를 넘기면 병원은 질환 치료 목적으로 환자에게 치료비를 청구할 수 없는 구조가 된다. 결국 아파서 도수치료를 받는 환자라면 이제 자신의 남은 치료 횟수를 꼼꼼히 계산하며 정말 필요한 순간에만 치료를 선택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

여기에 조만간 출시될 5세대 실손보험이 도수치료를 보장 범위에서 제외하기로 하면서, 실손보험에 기대어 번창했던 비급여 의료 시장의 한 축은 사실상 종말을 고하게 됐다. 사회 전체적인 의료비 낭비를 막고 왜곡된 의료 자원을 필수의료로 재배치하겠다는 정책적 목적은 일단 달성 가능한 궤도에 오른 모양새다.

그러나 제도의 본격적인 시행을 앞두고 의료 현장에서 들려오는 우려의 목소리도 그냥 지나칠 수 없다. 당장 개원가에서는 4만원대 수가로는 인건비와 시설 운영비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도수치료 서비스를 아예 축소하거나 폐지하겠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이 때문에 정작 치료가 시급한 환자들이 도수치료 전문 병원을 찾아 헤매야 하는 뜻밖의 불편을 겪을 수도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른바 풍선효과다. 도수치료로 손실을 보게 된 병원들이 아직 규제의 칼날이 닿지 않은 체외충격파 치료나 영양주사 등 다른 비급여 항목의 가격을 올리거나 은밀하게 진료를 권유하는 방식으로 대응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번 도수치료를 시작으로 비급여 관리체계를 단계적으로 강화해 국민 의료비 부담을 최소화하겠다고 공언했다. 첫 단추는 끼워졌다. 이제 남은 과제는 3년 주기의 재평가 과정을 통해 의료 현장의 극심한 혼란과 또 다른 비급여 유행으로의 도피를 얼마나 실효성 있게 차단하느냐다. 이번 대전환이 단순한 규제에 그치지 않고,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올바른 의료 이용 문화의 정착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sh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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