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한국인의 필수 식재료인 달걀 보관법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의료계와 식품안전 당국에 따르면 식중독 발생 원인 중 살모넬라균이 차지하는 비중이 30%를 넘어서며 가장 높은 순위를 기록해 위생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 달걀 식중독 사례가 잇따르자 가정에서는 냉장고 문 쪽 칸에 두는 것이 맞는지, 안쪽 선반에 넣는 것이 맞는지를 두고 혼란도 커지는 분위기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달걀 보관의 핵심은 위치보다 꾸준히 유지되는 ‘온도’다. 여름철 외부 기온과 비슷한 환경에 달걀을 방치하면 단 3일 만에 신선도가 최하 등급으로 떨어지지만, 4도 이하로만 유지하면 식중독균을 하루 만에 99% 이상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무심코 행했던 잘못된 상식을 바로잡고, 여름철 가족 건강을 지키는 정확한 달걀 보관법과 조리 주의점을 자세히 알아본다.
살모넬라 식중독 증가세
지난달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2024년 원인 병원체별 식중독 발생 현황에서 살모넬라균은 전체의 32%를 차지하며 가장 높은 비중을 기록했다. 이어 노로바이러스 20%, 병원성 대장균 13% 순으로 나타났다. 몇 년간 노로바이러스 식중독 사례가 많았던 흐름과 달리 올해는 살모넬라 식중독 증가세가 두드러졌다는 설명도 나왔다.
살모넬라는 달걀과 육류, 가금류 등에서 주로 발견되는 식중독균이다. 감염 시 발열과 복통, 구토, 설사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특히 기온이 높은 여름철에는 균 증식 속도가 빨라져 달걀 보관 상태가 중요해진다.
35도에 둔 달걀, 3일 만에 신선도 급락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은 저장 온도에 따른 달걀 품질 변화를 조사했다. 연구 결과 여름철 외부 온도 수준인 35도 환경에 놓인 달걀은 단 3일 만에 신선도 지표인 ‘호우 단위(HU)’가 72 이하로 떨어졌다.
호우 단위는 달걀 흰자의 점성과 높이를 기준으로 신선도를 평가하는 수치다. 숫자가 높을수록 신선한 상태를 의미한다. 축산물품질평가원은 호우 단위 72 이상을 A급 수준으로 분류한다.
35도 환경에 계속 노출된 달걀은 12일 뒤 호우 단위가 50 이하까지 낮아졌다. 시간이 지나자 흰자가 물처럼 퍼지면서 측정이 어려운 수준까지 변했다.
반면 4도 이하 냉장 상태에서는 살모넬라균 증식이 크게 억제됐다. 국립축산과학원 실험에서 4도 보관 달걀은 하루 만에 균 수가 99% 이상 감소했고, 35일 뒤에도 억제 상태가 유지됐다. 30도에서는 균 수가 오히려 증가한 뒤 높은 수준을 유지했고, 10~20도 구간에서도 감소 후 다시 늘어나는 흐름이 나타났다.
냉장고 문칸보다 안쪽 선반이 안정적
식품안전 기관이 냉장고 안쪽 선반 보관을 권장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냉장고 문은 가장 자주 열리고 닫히는 공간이라 온도 변화 폭이 상대적으로 크다.
특히 덮개 없는 달걀 거치대를 쓰거나 냉장고 사용 횟수가 많은 가정이라면 안쪽 선반이 더 안정적일 수 있다. 핵심은 달걀을 4도 이하 상태로 꾸준히 유지하는 데 있다.
달걀 미리 씻으면 세균 침투 위험 커져
달걀 껍데기를 미리 씻어 냉장 보관하는 행동도 주의가 필요하다. 달걀 표면에는 외부 세균 침투를 막는 얇은 보호막이 있다. 물로 세척하면 보호막이 손상돼 균이 안쪽으로 들어갈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달걀은 먹기 직전에 세척하는 방식이 권장된다. 금이 간 달걀 역시 세균 침투 위험이 높아 가능한 한 빨리 소비하는 편이 낫다.
조리 과정에서는 교차오염을 막는 것도 중요하다. 식약처는 생달걀을 만진 뒤 손을 씻지 않거나 달걀물이 묻은 집게와 도마를 다른 음식에 함께 사용할 경우 교차오염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날달걀을 만진 뒤에는 비누로 손을 씻고 칼과 도마, 집게 등 조리도구도 식품별로 구분해 사용하는 편이 안전하다. 달걀 요리는 중심온도 75도 이상에서 1분 넘게 가열해 노른자와 흰자가 모두 단단해질 정도로 익혀 먹는 것이 권장된다.
달걀물을 상온에 오래 두거나 덜 익은 상태로 음식을 제공하는 행동 역시 식중독 위험을 높일 수 있다. 여름철에는 냉장고 안에 넣어뒀더라도 반복적인 온도 변화가 이어질 경우 신선도가 빠르게 떨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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