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석] 서울시장 패배…李대통령, 특검·부동산 정책 조정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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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서울시장 패배…李대통령, 특검·부동산 정책 조정하나

폴리뉴스 2026-06-05 22:03:31 신고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총괄상임선거대책위원장과 한병도 공동상임선대위원장, 이시종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3일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총괄상임선거대책위원장과 한병도 공동상임선대위원장, 이시종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 3일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한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개표상황실에서 출구조사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6·3 지방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이 전국적으로 승리했음에도 서울시장과 대구시장, 경남도지사 등을 내주면서 여권 안팎에서는 "이겼지만 이긴 선거가 아니다"라는 평가가 나온다. 정치권에서는 선거 직전 불거진 '공소취소 특검법' 논란과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가 주요 격전지 패배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두 사안 모두 이재명 대통령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돼 있는 만큼 향후 청와대가 어떤 평가와 대응을 내놓을지 관심이 쏠린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대구시장 선거에서 낙선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가 4일 대구 달서구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캠프 해단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대구시장 선거에서 낙선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가 4일 대구 달서구 선거사무소에서 열린 캠프 해단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선거 한 달 전 특검법 발의…민주당 후보들 "신중해야"

여당이 선거 한 달여를 앞두고 발의한 '조작 기소 의혹 특검법'은 투표를 포기하려던 보수층을 다시 결집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은 지난 4월30일 발의한 해당 법안에 대장동·쌍방울 대북송금 등 이 대통령 관련 주요 사건을 수사 대상으로 삼고, 이미 진행 중인 재판에 대해서도 공소취소가 가능하도록 특검에 권한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았다.

실제 선거 현장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잇따랐다. 김부겸 당시 대구시장 후보는 지난달 4일 "여러분들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법안 하나 때문에 여기서 고생하면서 뛰고 있는 동지들을 버릴 셈이 아니라면 신중해달라고 요청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우상호 당시 강원지사 후보도 지난달 6일 "보수 결집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보수가 많이 힘이 빠져서 '이번에는 투표 안 할래'라고 말한 사람들이 꽤 있었는데, (이제는) '이거 뭐야?'라고 할 수 있지 않겠느냐"라고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발의 나흘 만에 민주당에 추진 연기를 요청했다. 홍익표 청와대 정무수석은 브리핑에서 "특검을 통해 진실을 규명하고 사법적 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은 해야 할 일"이라면서도 "추진 시기와 절차는 민주당이 국민적 의견 수렴과 숙의 과정을 거쳐 판단해달라고 대통령이 말했다"고 전했다. 이후 민주당은 특검 필요성은 유지하되 논의를 지방선거 이후로 미뤘다.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가 6·3지방선거 이튿날인 4일 오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자신의 선거 사무소에서 선거 결과 승복 후 낭독했던 문서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경수 경남지사 후보가 6·3지방선거 이튿날인 4일 오전 경남 창원시 성산구 자신의 선거 사무소에서 선거 결과 승복 후 낭독했던 문서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하헌기 "공소취소 논란에 여론 꺾여" vs 김종인 "영향 제한적"

그러나 정치권에서는 '철회'가 아닌 '연기'에 그친 점이 선거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민주당 영남권 선거를 지원했던 하헌기 전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5일 CBS 라디오에서 "영남 지역에서 밭을 닦고 있는데 중앙에서 사고 쳐서 내려오는 것들이 엄청 많았다"며 "'공소취소 특검' 같은 것들이 타격이 컸고, 여론조사가 그 시점부터 확 꺾였다"고 말했다.

홍준표 전 대구시장도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민주당이 압승을 못 한 것은 공소취소 특검 때문으로 보여진다"며 "이미 국민의힘은 맞을 매를 다 맞고 선거를 시작했는데, 느닷없이 공소취소 특검을 들고나온 민주당에 국민들이 역반응 한 것"이라고 봤다.

그는 "(과거 이 대통령 관련 수사를) 지시한 사람이 누구였는지, 정치 보복 수사였는지, 또 무리한 기소였는지 여부는 검찰 자체 특별감찰만으로 충분히 밝힐 수가 있었다"며 "자체 감찰 결과 공소권 남용으로 밝혀지면 그때 공소 취소를 하는 것이지 그걸 국회에서 특검으로 추진한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비판했다.

오세훈 서울시장 당선인도 당선 인사 이후 질의응답에서 "이번 선거전에 돌입한 초입에 공소취소 특검을 대통령께서 직접 시동을 거셨고 민주당도 여기에 화답을 하면서 그 처리를 연기해 놓은 것이지 포기한다는 선언은 없었다"며 "거기에 대한 서울 시민들의 평가가 이번 서울시의 선거 결과에 담겨 있다고 저는 분명히 경고의 말씀을 대통령께 드린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부분만큼은 자제해 주시기 바란다"며 "혹시 민주당이 통과를 시키더라도 대통령께서 거부권을 행사하시는 것이 국민들께 대한 도리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다른 해석을 내놨다. 그는 전날 SBS 유튜브 '지식의 발견'에 출연해 "공소취소 문제 등이 지방선거에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후보 개인의 경쟁력과 인지도가 더 중요한 변수였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공소취소 특검법이 선거 결과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는지를 놓고는 의견이 엇갈린다. 다만 여권 내부에서는 선거 직전 해당 법안이 불필요한 논란을 불러왔다는 점에는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다. 향후 당내에서는 법안 추진 과정과 선거 영향 여부를 둘러싼 책임 공방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서용주 맥 정치사회연구소장(전 민주당 상근부대변인)은 이날 통화에서 "해당 법안은 당이 추진한 것으로, 청와대나 이재명 대통령의 책임으로 보기는 어렵다"며 "법안 추진 시기와 내용에 대한 책임은 당 지도부에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 다음날인 4일 서울 종로구 대왕빌딩에 마련된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유력해지자 꽃다발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일 다음날인 4일 서울 종로구 대왕빌딩에 마련된 선거사무소에서 당선이 유력해지자 꽃다발을 들고 기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서울 민심 흔든 부동산…강남·한강벨트서 여당 고전

무엇보다 서울시장 선거와 관련해서는 '부동산 민심'이 크게 작용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오세훈 당선인은 서울 25개 자치구 가운데 10곳에서만 승리했지만,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한강벨트(용산·강동·영등포·동작·양천·중구·광진)에서 큰 격차로 앞서며 최종 승리를 거뒀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부동산 정책에 민감한 지역 유권자들의 표심이 상당 부분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특히 이 대통령이 집권 이후 부동산 투기 억제와 다주택자 과세 강화를 지속적으로 강조한 점이 일부 유권자들에게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대통령은 일찌감치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을 강조해 왔다. 선거 본투표 당일에도 "대한민국은 이미 집값, 부동산값이 비싸도 너무 비싸다"며 "대한민국은 반드시 부동산 투기 공화국 탈출, 창업 국가로 대전환, 대체 불가 핵심 국가로 발전을 이뤄내야 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는 이 대통령이 부동산 문제 해결 의지를 분명히 보여준 대목이지만, 선거 국면에서는 서울 유권자들의 민감한 부동산 정서를 자극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하 전 상근부대변인은 "서울은 아직도 부동산 감정이 지배하는 도시"라며 "그것을 제대로 건드리거나 기대감을 주지 않으면 앞으로도 계속 어렵겠다 싶은 결과였다"고 말했다. 

오세훈 당선인도 "지난 선거 기간 동안에 다분히 선거를 의식한 부동산 정책들을 펼친 부작용이라고 저는 확신한다"며 "정부도 아마 선거가 끝났으니 스스로 방향 전환을 모색할 시점"이라고 했다. 또 "방향을 전환하지 않으면, 아마 1~2년 뒤에는 더 참혹한 부동산 참사로 이어질 것이라고 저는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부동산 정책 자체보다 이를 둘러싼 정치적 대응이 부족했다는 지적도 있다. 서용주 소장은 "전세난과 주거비 부담을 겪는 30대 여성층의 불만이 표심에 반영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다만 정부가 부동산 정책을 선거에 맞춰 변경할 수는 없는 만큼 정책 자체보다 이를 보완할 정치적 대응이 부족했던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 선거 과정에서 청년층 전월세 대책이나 세제 보완 방안 등을 제시하며 불만을 흡수했어야 했다"며 "정부 정책의 부담을 완충할 수 있는 선거 전략과 메시지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국민의례를 마친 뒤 착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청와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국민의례를 마친 뒤 착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李 "국민 뜻 겸허하게 받들 것"…부동산 규제 기조는 유지할 듯

이 대통령은 전날 수석·보좌관회의 모두발언에서 선거 결과와 관련해 "정부는 지방선거에 담긴 국민의 뜻을 겸허하게 받들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선거 결과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나 향후 대응 방향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통화에서 공소취소 특검법과 관련한 내부 논의 여부를 묻는 질문에 "현재로선 특별히 나온 이야기가 없다"고 답했다. 향후 부동산 정책 기조 변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좀 더 분석이 이뤄져야 할 것 같다"며 "아직 내부 조사나 자체 분석 결과가 공유된 것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선거 결과와 별개로 정부는 부동산 정책 기조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규연 청와대 홍보소통수석은 지난달 26일 인터뷰에서 지방선거를 앞두고도 다주택자 중과세 유예 폐지를 추진한 배경에 대해 "참모들은 '선거 끝나고 하시죠'라고 했지만 대통령께서 하시겠다고 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정무적 판단이나 경제적 판단을 넘어 '지금 시대에서 반드시 해야 할 일', '하지 않으면 다음 정권이나 다음 세대에서 나라를 기울게 할 요소가 될 것'이라고 강하게 생각하고 계신다"며 "부동산과 관련한 점검과 대책 마련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오는 8일 오전 10시 취임 1주년 기자회견을 연다. 지방선거 결과와 향후 국정 운영 방향에 대한 질문이 나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공소취소 특검법 논란과 부동산 민심에 대해 어떤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폴리뉴스 김민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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