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은 줄고 사람은 늘었다…책 대신 휴식·문화공간으로 '도서관의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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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출은 줄고 사람은 늘었다…책 대신 휴식·문화공간으로 '도서관의 변신'

르데스크 2026-06-05 20:34:12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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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공공도서관이 단순히 책을 읽고 공부하는 공간을 넘어 시민들이 쉬고 머무르며 문화를 즐기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공공도서관 방문객 수는 꾸준히 증가하는 반면 도서 대출은 오히려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시민들이 더 이상 도서관을 독서만을 위한 공간으로 인식하지 않고 휴식과 여가, 문화생활을 즐기는 생활 밀착형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방문만 해도 힐링이 되더라고요"…팍팍한 일상 속 쉼터로 변신한 공공도서관

 

최근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도서관협회가 발표한 '2026년 전국 공공도서관 통계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공공도서관 방문객 수는 약 2억3053만명으로 전년 대비 2.8%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도서 대출 권수는 1억4629만권으로 0.3% 감소했다. 도서관이 운영하는 독서·문화 프로그램 참가자 수도 6.8%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공공도서관이 책을 읽는 공간에서 벗어나 문화·휴식·체험 기능을 갖춘 복합문화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최근 들어 복합문화공간을 표방하는 공공도서관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4월 정식 개관한 여의도 브라이튼 도서관이 지목된다. 이곳은 LP 청음 공간과 노트북 대여 서비스 등 기존 도서관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어려운 서비스를 제공하며 시민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개관 직후에는 이른바 '오픈런' 현상이 나타날 정도로 관심을 끌었고, 한 달 동안 약 5만명이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르데스크가 방문한 브라이튼 도서관은 평일 오전임에도 적지 않은 시민들로 붐볐다. 직장인과 학생, 가족 단위 방문객들이 곳곳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었고 상당수 이용객은 책 대신 노트북과 태블릿을 활용해 업무를 보거나 과제를 수행하고 있었다. 이어폰을 끼고 음악을 듣거나 소파에 앉아 휴식을 취하는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 최근 공공도서관은 시민 편의를 고려한 시설을 마련하고 있다. 사진은 여의도 브라이튼 도서관 내부의 모습. ©르데스크

  

평소 도서관을 자주 찾는다는 최미영(47·여) 씨는 "예전 도서관은 공부나 독서를 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지만 요즘 도서관은 누구나 편하게 머물 수 있는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며 "방문 자체가 하나의 문화생활처럼 느껴진다"고 말했다.

 

도서관의 변화는 단순히 시설 개선에만 그치지 않는다. 전시와 문화 체험, 자연 친화적 공간 조성 등을 통해 시민들이 오래 머물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방향으로 확장되고 있다.

 

용산 전쟁기념관 내 'KWAC 아카이브 라이브러리'의 경우 전쟁기념관 전시 공간과 자연스럽게 연결돼 있어 방문객들이 전시를 관람하다가 도서관에서 휴식을 취하거나, 반대로 도서관 이용 중 전시관을 둘러볼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통유리 너머로 보이는 남산 풍경과 개방적인 공간 구조 역시 기존 열람실 중심 도서관과는 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곳 역시 독서보다는 공부와 휴식, 문화 체험을 위해 찾는 이용객들이 많았다. 창가 좌석에서는 대학생들이 과제를 하거나 공부를 하고 있었고, 일부 이용객들은 책 대신 풍경을 감상하며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대학생 정소향(26·여) 씨는 "답답한 독서실과 달리 공간이 개방적이고 전시관과 연결돼 있어 공부하다가도 자연스럽게 환기할 수 있다"며 "단순한 도서관이라기보다 문화공간에 가깝다"고 말했다.

 

▲ 시민들은 정자에 앉아 떨어지는 폭포수를 바라보며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사진은 청운문학도서관 정자에서 시민이 풍경을 바라보고 있는 모습. ©르데스크

 

청운문학도서관 역시 공공도서관 변화의 또 다른 사례다. 북악산 자락에 위치한 이곳은 한옥 건축과 숲길, 폭포가 어우러진 자연친화적 공간으로 잘 알려졌다. 평일 오후에도 정자와 휴게 공간에는 시민들이 모여 담소를 나누거나 노트북 작업을 하고 있었다. 일부는 책을 읽기보다 자연 경관을 즐기며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대학원생 임지은(28·여) 씨는 "예전에는 도서관이라고 하면 공부를 해야 하는 공간이라는 인식이 강했지만 이곳은 쉬어가기 위해 찾는 경우가 더 많다"며 "폭포 소리를 들으며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휴식이 된다"고 말했다.

 

세 곳의 도서관은 각각 성격은 달랐지만 공통점도 분명했다. 독서만을 목적으로 찾는 이용객보다 휴식과 문화생활, 자기계발을 위해 방문하는 시민들이 더 많았다는 점이다. 과거 도서관이 '책을 읽는 공간'이었다면 이제는 시민들의 일상 속 쉼터이자 문화생활 거점으로 역할을 넓혀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가 앞으로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디지털 콘텐츠 확산으로 종이책 대출 수요는 감소하는 반면 시민들이 머물고 경험할 수 있는 공간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공공도서관은 독서 기능에 더해 전시와 공연, 체험, 휴식 기능까지 갖춘 복합문화 플랫폼으로 진화하며 지역사회의 핵심 생활 인프라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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