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름휴가 트렌드로 가성비와 이색적인 경험을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국내 여행이 대세로 떠오르고 있다. 각 지자체들이 기존의 지역 명소와 더불어 웰니스, 스포츠, 공포 테마 등 직접 발굴한 독창적인 콘텐츠를 앞세워 관광객 유치에 나선 게 서서히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최근의 국내 여행 열풍은 젊은층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많다. 청년 직장인들 사이에선 가벼운 주머니 사정과 항공료 부담을 줄이면서 일상의 스트레스 해소와 재충전까지 가능한 국내 여행이야 말로 '진짜' 여름휴가라는 반응이 부쩍 늘었다.
하와이 런닝 대신 제주도, 대만 야시장 대신 대구 서문시장…"올해 여름 휴가는 국내여행"
르데스크는 4일부터 7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제41회 서울국제관광전(SITF 2026)' 현장을 직접 찾았다. 여름휴가를 앞두고 있어서인지 오전 시간임에도 국내·외 여행지에 대한 정보를 얻고자 하는 관람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이번 행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국내 여행지에 대한 이례적인 관심이었다. 관람객들의 손에는 각 지자체 부스에 마련된 홍보물이 들려 있었다. 경기 침체, 웰니스 열풍 등의 이유로 국내 여행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는 사실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었다.
최근의 국내 여행 선호 기조를 의식한 듯 각 지자체들도 저마다 만반의 준비를 한 모습이었다. 화려한 볼거리를 앞세운 해외 부스와 비교해도 홍보와 마케팅 전략 면에서 전혀 손색이 없어 보였다. 일례로 인천시는 '도시에서 섬으로, 일에서 휴식으로 숨 쉬는 인천'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동남아 휴양지를 방불케 하는 여행 콘텐츠를 준비한 상태였다. 바로 전등사 템플스테이, 약석원 스파, 스티라 요가 등 맞춤형 웰니스 프로그램이었다. 현장에서 직접 만난 인천시 관계자는 "취미와 휴식이 공존하는 웰니스 트렌드를 반영한 여행 코스를 구성했는데 관람객들의 반응이 꽤 좋은 편이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인천시 부스 옆에서 만난 직장인 김희정(29·여) 씨는 "서울 근교에서 바다를 보며 웰니스 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라 주말을 이용해 가볍게 다녀오기 좋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주부 이명희(52·여)씨도 "부스에서 홍보하는 여행지들이 국내랑 해외랑 (느낌이) 다른 게 없었다"며 "비싼 비행기표 주고 해외에 가는 것보다 가까운 인천시가 왠지 더 매력적으로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대구·경북 부스 앞에도 꽤 많은 관람객들이 몰려 있었다. 대구 치맥 페스티벌, 국제 뮤지컬 페스티벌뿐만 아니라 매운맛 1단계부터 3단계까지 침샘을 자극하는 지역 식당들을 엮은 '맵부심 먹거리 코스'를 추천해 맛집 수요를 공략한 상품이 눈길을 끌었다. 또 더운 날씨를 오히려 장점으로 내세운 서문시장 야시장 투어는 대만의 대표 관광 상품에 비해 결코 부족함이 없어 보였다.
우리나라 대표 관광지 제주도도 국내 여행 수요를 끌어들이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었다. 제주도는 젊은층 사이에서 불고 있는 런닝 열풍을 의식해 섬 전역에서 펼쳐지는 각종 마라톤 대회와 축제를 연계한 '러닝 위크'를 주력으로 내세우고 있었다. 서동빈(32·남) 씨는 "제주도에서 이렇게 다채로운 마라톤 행사가 열리는지 처음 알았다"며 "올 여름 동호회 회원들과 함께 제주도 런닝 여행을 계획해 볼 생각이다"고 말했다.
경상남도 합천은 이색 체험을 주무기로 내세웠다. 부스를 여름 단골 소재인 납량특집 분위기로 꾸며 놓고 합천영상테마파크에서 열리는 '고스트 파크'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었다. 특히 일본의 유명 고스트 스팟이나 해외 공포 테마파크와 견주어도 손색없는 퀄리티를 자랑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었다. 해당 부스를 방문한 학생 조성우(15·남) 군은 "합천 부스가 가장 매력적으로 보인다"며 "방학 때 친구들과 꼭 가보고 싶다"고 설명했다.
감각적인 브랜딩이 돋보이는 지자체 부스도 존재했다. 유럽의 고성 투어 대신 고즈넉한 전통미를 느낄 수 있는 수원시 부스에서는 '2026~2027 수원 방문의 해'를 앞두고 수원화성을 배경으로 한 미디어아트 축제와 정조대왕 능행차 재현 행사 홍보가 한창이었다. 1795년 정조의 시대로 이동하는 경험을 도와주는 XR버스로 눈길을 끌었다. 수원시 관계자는 "수원화성의 역사적 가치에 다채로운 미디어 축제를 더해 젊은 층도 수원 여행에 흥미를 느낄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울산시는 '왓어 울산, 굿즈로 떠나는 여행' 슬로건을 내걸고 고래와 지역 문화재를 모티브로 각 여행지에서 만나고 제작할 수 있는 세련된 '굿즈 여행 콘텐츠'를 선보였다. '자연 치유 도시'를 슬로건을 내세운 제천시는 중장년층을 타깃으로 한방 천연물을 활용한 치유 관광과 함께 반값 여행, 효도여행 상품을 적극 어필했다. 아울러 부산 금정구는 지역 사찰과 연계한 '사찰 템플스테이'를 전면에 내세워 젊은층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고등학생 박수진(18·여) 양은 "유튜브에서 연예인 템플스테이 영상을 보고 관심이 생겼는데 시험이 끝나면 가보고 싶다"며 남다른 관심을 보였다.
이강희 가천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이번 행사는 국내 지자체들이 단세분화 된 대중의 취향을 저격하는 테마형 콘텐츠 기획능력을 증명한 무대에 가깝다다"며 "고물가 시대에 발맞춰 지자체가 제공하는 풍부한 국내 여행 콘텐츠가 해외 여행에 부담감을 느낀 소비자들의 발길을 국내로 돌리는 기폭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강희 가천대학교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는 "이번 행사는 국내 지자체들이 단세분화 된 대중의 취향을 저격하는 테마형 콘텐츠 기획능력을 증명한 무대에 가깝다다"며 "고물가 시대에 발맞춰 지자체가 제공하는 풍부한 국내 여행 콘텐츠가 해외 여행에 부담감을 느낀 소비자들의 발길을 국내로 돌리는 기폭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훈 한양대학교 관광학부 교수는 "관광객이 오래 체류할 수 있도록 하는 획기적인 방안, 체험을 통해 만족도를 높이면서 지출도 유도할 수 있는 전략이 인상적이다"며 "지금의 국내여행 인기를 지속적으로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양적 성장에도 신경을 쓰되 부가가치가 높은 관광 상품 개발 노력에도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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