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중동전쟁 장기화에 따른 국제유가 상승 영향으로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연간 2.7% 내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현재 시행 중인 석유 최고가격제와 유류세 인하 조치가 물가 상승 압력을 상당 부분 완화하고 있다며 국제유가가 안정될 경우 제도 해제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재정경제부는 4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 회의를 열고 최근 물가 동향과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정부는 지난 5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1%를 기록한 주요 원인으로 중동전쟁 장기화에 따른 국제유가 급등을 지목했다.
실제로 석유류 가격 상승이 전체 물가 상승을 견인하면서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024년 3월 이후 처음으로 3%대를 넘어섰다.
다만 정부는 현재 시행 중인 석유 최고가격제와 유류세 인하 정책이 물가를 약 0.6%포인트 낮추는 효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재경부는 "해당 정책이 없었다면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7% 수준까지 상승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향후 국제유가 흐름에 따라 석유 최고가격제와 유류세 인하 정책 조정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강기룡 재정경제부 차관보는 사전 브리핑에서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정상화와 함께 수급 불안이 해소되거나 국제유가가 구조적으로 안정됐다고 판단되면 최고가격제 해제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유가 흐름과 국내 석유가격 간 격차가 어느 정도 축소되는지 확인해야 하는 만큼 구체적인 해제 시점을 단정하기는 어렵다"며 "점진적 해제 방식과 유류세 인하 환원 여부도 함께 검토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이달 중 재경부·산업통상부·기획예산처 등이 참여하는 '최고액 정산위원회'를 구성해 정유사 손실 보전 방안도 마련할 예정이다.
정부는 고유가로 인한 서민 부담 완화를 위해 각종 지원금 집행에도 속도를 낼 계획이다.
고유가 피해지원금 지급을 비롯해 화물차 경유 보조금, 농어민 면세유 유가연동보조금 등을 신속하게 집행하기로 했다.
또 가격 안정에 기여한 주유소를 '착한 주유소'로 선정해 포상과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정부는 체감물가 안정 대책도 병행한다. 우선 돼지고기와 닭고기 할당관세 물량을 확대하고, 이달 중 하반기 긴급 할당관세 추가 적용도 검토하기로 했다.
농축수산물 가격 안정을 위해 정부와 생산자단체가 추진하는 할인 지원도 확대한다.
미국산과 태국산 신선란 수입을 추가로 늘리고, 명태와 고등어 등 주요 수산물은 정부 비축물량 8000톤을 시장에 공급한다.
해당 물량은 소비자가격 대비 30~40% 할인된 가격으로 판매될 예정이다.
정부는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국은행 전망치인 2.7% 수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강 차관보는 "1~5월 누적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4% 수준이고 한국은행도 연간 2.7%를 전망하고 있다"며 "정부 전망도 그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향후 물가 흐름은 국제유가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동 상황이 장기화된다면 5월 수준의 물가 상승률이 상당 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최근 소비심리가 개선되고 있지만 아직은 수요 측 물가 압력으로 연결되는 모습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 회복세가 지속될 경우 수요 측 인플레이션 가능성도 함께 점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부는 여름철 기상 악화에 따른 농축산물 가격 급등 가능성에도 대비할 계획이다.
오는 15일부터 농축산물 수급안정대책반을 운영해 폭염과 집중호우에 따른 공급 차질을 사전에 점검하기로 했다.
재경부는 "농축수산물 가격이 최근 다시 상승세로 전환한 만큼 공급 안정과 할인 지원을 병행해 서민 체감물가 부담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폴리뉴스 김지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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