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업계가 인력난과 고령화, 안전관리 부담이라는 구조적 과제에 대응하기 위해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청년층의 건설업 기피 현상이 이어지면서 외국인 근로자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언어 장벽과 숙련도 차이에서 비롯되는 안전사고 위험을 줄이기 위한 기술 적용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다국어 AI로 소통 공백 줄이기…안전관리 체계 보강
5일 업계에 따르면 대형 건설사들은 다국어 AI 번역 시스템과 스마트 안전관리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으며, 공공기관도 현장 안전 인력을 확대하는 등 안전관리 체계 보강에 나서고 있다. 건설현장의 외국인 근로자 비중이 높아지면서 원활한 의사소통이 안전관리의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현대건설은 모바일 안전교육 플랫폼 '타임아웃톡'을 통해 20여 개 언어로 안전교육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국가별 특성을 반영한 교육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 중이다.
대우건설은 최대 180여 개 언어를 지원하는 실시간 음성 번역 시스템을 현장에 적용했다. 작업 지시와 위험예지활동(TBM) 내용을 근로자가 즉시 자신의 언어로 확인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GS건설은 120개 언어 동시 통역이 가능한 '자이 보이스(Xi Voice)'를 운영하고 있으며, AI 기반 도면 검토 기술을 활용해 시공 과정의 위험 요소를 사전에 점검하고 있다. 롯데건설도 건설 전문 용어를 학습한 자체 AI 번역 모델을 개발해 현장에 적용하고 있다.
공공부문 역시 안전관리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올해 3기 신도시 사업 확대에 맞춰 기존 안전관리 인력 외에 별도의 안전감시단을 현장에 투입하기로 했다. 안전감시단은 고소 작업과 밀폐공간 작업 등 사고 위험이 높은 공정을 집중 점검하며 안전 사각지대 해소 역할을 맡는다.
드론·로봇이 고위험 작업 대체 변화
건설현장 자동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모습이다. 사람이 직접 수행하기 어려운 작업이나 사고 위험이 높은 공정에는 드론과 로봇이 투입되고 있다.
현대건설은 사족보행 로봇 '스팟(Spot)'을 활용해 밀폐 공간과 사각지대 점검을 수행하고 있다. 로봇이 현장을 순찰하며 위험 요소를 실시간으로 확인하는 방식이다.
삼성물산에서는 드론 전문기업과 협력해 고층 구조물 해체 작업에 살수 드론을 활용하고 있다. 작업자가 직접 접근하지 않고도 원격으로 분진을 억제할 수 있어 추락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대우건설 또한 드론과 피지컬 AI 기반 로봇 기술을 활용해 균열 조사, 자재 운반, 거푸집 해체 등 반복적이거나 위험한 작업의 자동화를 추진하고 있다. 회사는 관련 기술 적용 범위를 단계적으로 확대한다고 밝혔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AI와 로봇 기술은 생산성 향상뿐 아니라 현장 안전관리 수준을 높이는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대형 건설사 중심의 기술 도입이 협력업체까지 확산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폴리뉴스 김진우 기자]
Copyright ⓒ 폴리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