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이상완 기자] 성공은 현대 사회의 가장 익숙한 언어다. 많이 성취하고, 크게 보이고, 빠르게 인정받으라는 요구가 일상 곳곳을 밀어붙인다. '인간의 품격'은 불편한 질문을 던진다. 인간을 성장시키는 힘은 자기 확신일까, 아니면 자기 한계를 인정하는 겸손일까. 책은 후자에 무게를 둔다.
저자가 비판하는 대상은 능력 자체가 아니다. 문제는 능력주의가 인간을 외적 성과만으로 재단하는 방식이다. 잘난 점을 광고하고, 남보다 우월하다는 신호를 꾸준히 보내며, 인정과 찬사를 삶의 기준으로 삼는 문화가 내면을 얕게 만든다는 지적이다. 책이 말하는 ‘큰 자아’는 자존감의 다른 이름이 아니다. 자기 과잉의 증상에 가깝다. 반대로 ‘작은 자아’는 욕망을 의심하고 결함을 직시하는 태도다.
강점은 역사적 인물들을 성공담의 주인공으로 소비하지 않는 데 있다. 프랜시스 퍼킨스, 아이젠하워, 도러시 데이, 조지 엘리엇, 새뮤얼 존슨은 처음부터 단단한 인간이 아니었다. 분노, 허영, 열등감, 욕망, 무질서와 싸운 사람들이었다. 그들의 업적보다 그 업적이 나오기 전의 내적 투쟁에 오래 머문다. 품격은 타고난 고결함이 아니다. 반복된 절제와 헌신의 결과라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는다.
도덕적 언어는 독자에 따라 부담스럽게 다가올 수 있다. 죄, 결함, 복종, 절제라는 표현은 자기 긍정을 중시하는 현재의 감각과 충돌한다. 개인의 상처와 사회 구조를 충분히 살피기보다 도덕적 수양의 문제로 강하게 밀고 가는 부분도 있다. 그럼에도 이 책의 불편함은 쉽게 버리기 어렵다. 자기애가 미덕처럼 소비되는 시대에 자신을 낮추고 배우는 사람이 깊어진다는 주장은 낡은 훈계보다 필요한 제동에 가깝다.
평가의 핵심은 성공의 질문을 삶의 질문으로 바꾸는 데 있다. 어떻게 더 높이 올라갈 것인가보다, 어떤 사람이 될 것인가가 먼저라는 주장이다. 인간은 누구나 휘청거리고, 약점을 품고, 자기기만에 빠진다. 품격은 그런 결함이 없다는 선언에서 오지 않는다. 휘청거림을 알아차리고, 조금 덜 거칠게 걷기 위해 자신을 다듬는 과정에서 생긴다. 성공을 과시하는 언어가 넘치는 시대에 조용하지만 꽤 세게 묻는다. 당신은 무엇을 이뤘는가보다, 어떤 사람이 되어 가는가.
뉴스컬처 이상완 prizewan2@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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