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향 역성장 우려
점유율 대폭 하락
목표주가 하향 제시
삼성SDI CI [사진=삼성SDI 홈페이지] (포인트경제)
[포인트경제] 삼성SDI의 전기차(EV)향 배터리 판매량이 급감하며 역성장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중국산 배터리 채택 비중이 늘어난 데다 미국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서도 중국의 공세를 방어하기 쉽지 않아 실적 부진을 만회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LS증권 정경희 연구원은 5일 보고서를 통해 삼성SDI에 대한 투자의견 '보유(Hold)'와 목표주가 53만1000원을 제시했다. 전날 종가와 비교했을 때 주가 상승 여력이 15%를 밑돌아 사실상 투자 매력이 낮다는 진단이다.
정 연구원은 삼성SDI의 지난 4월 EV향 배터리 판매량이 약 1.6GWh에 그치며 전년 동월 대비 33% 급감했다고 분석했다. 전월과 비교해도 27% 줄어든 수치다. 분기말 물량 밀어내기 이후 4월 판매량이 일시적으로 감소하는 계절적 특성을 감안하더라도, 올해 1월부터 4월까지의 누적 판매량마저 전년 동기 대비 33% 쪼그라든 점은 심각한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실제 시장점유율 지표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올해 1~4월 기준 글로벌 EV향 배터리 판매 상위 12개 기업 중 삼성SDI의 점유율은 지난해 3.1%에서 올해 2.0%로 떨어지며 가장 큰 폭의 하락세를 기록했다. 글로벌 EV 시장에서 각형 배터리의 비중이 전반적으로 커지고 있음에도 삼성SDI의 각형 배터리 시장 점유율은 지난 2020년 12%에서 올해 1~4월 기준 2%까지 추락했다. 이는 완성차 업체들이 신규 전기차 모델에 중국산 각형 배터리를 대거 채택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원통형 배터리 역시 주요 고객사인 미국 리비안의 공급 정체로 타격을 입었다. 정 연구원은 과거 단행했던 대규모 투자액을 고려할 때 향후 EV 관련 자산 손상이나 유형자산 폐기 손실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짚었다.
비(非)EV 부문의 전망도 녹록지 않다. 지난 1분기에는 전력용 ESS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향 무정전전원장치(UPS) 등의 개선으로 적자 폭을 줄였으나, 시장이 기대하는 미국 AI 데이터센터향 ESS 수요는 여전히 기대치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특히 해외 우려 외국기관(FEOC) 규제와 미국의 중국산 배터리 관세 인상 조치에도 불구하고, 올해 미국 ESS 시장 내 중국 기업들의 점유율은 60%를 웃돌 것으로 관측됐다. 중국 업체들이 관세 인상 전 높은 재고를 확보하는 ‘세이프 하버(Safe Harbor)’ 전략을 쓰고 있으며, 현지 생산공장 건설이나 지분율을 낮춘 합작법인 설립 등 우회 전술을 펼치고 있어서다. 이에 따라 삼성SDI의 미국 ESS 판매량 증가세는 완만에 그쳐 EV 부문의 부진을 완전히 메우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차세대 기술로 꼽히는 전고체 배터리 역시 시장 개화 시점이 미뤄지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당장 기업가치에 더하기 어렵다는 판단이다.
정 연구원은 시장이 배터리 산업을 AI 인프라의 일환으로 기대하면서 현재 주가 멀티플이 역사적 상단 수준에 도달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예상보다 부진한 EV향 판매 실적과 삼성디스플레이 보유 자산 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삼성디스플레이 지분 가치를 제외한 EV/EBITDA 17배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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