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ELS 과징금 '반토막'...위법성 판단 낮춘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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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ELS 과징금 '반토막'...위법성 판단 낮춘 배경은

한스경제 2026-06-05 09:58:3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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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ELS 사태 당시 투자자들이 금감원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 한스경제DB
홍콩ELS 사태 당시 투자자들이 금감원 앞에서 시위를 하고 있다. / 한스경제DB

| 서울=한스경제 이나라 기자 |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불완전판매 사태에 대한 은행권 과징금이 1조4000억원에서 6000억원 수준으로 낮아졌다. 금융당국이 은행의 불완전판매 책임은 인정하면서도 위법성 판단 수준을 '중'에서 '하'로 낮추면서다. 

이는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지만 손실의 원인이 홍콩H지수 급락이라는 시장 요인과 은행의 판매 과정 위반이 함께 맞물린 사안이라는 점이 감경 배경으로 작용한 것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금감원)은 지난 4일 임시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KB국민·신한·하나·NH농협·SC제일은행 등 홍콩H지수 ELS 판매 은행 5곳에 대한 합산 과징금을 6000억원 수준으로 의결했다. 당초 과징금은 4조원 수준에서 2조원으로 이어 1조4000억원으로 낮아졌고 이번 재심의에서 다시 6000억원 수준으로 조정됐다.

홍콩H지수 ELS는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 중심 지수인 홍콩H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한 주가연계증권이다. 가입 이후 일정 기간 지수가 정해진 수준 아래로 떨어지지 않으면 약정 수익을 받을 수 있지만, 만기 시점에 지수가 손실 기준 아래로 내려가면 원금 손실이 발생하는 구조다. 

은행권은 지난 2020년부터 예금보다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며 해당 상품을 대규모로 판매했지만, 2023년 홍콩 증시가 급락하면서 대규모 손실이 현실화됐다. 실제로 2020년부터 은행을 통해 판매된 홍콩H지수 ELS 규모는 16조3000억원, 손실 규모는 4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에 금감원은 홍콩H지수 ELS 손실에 대해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금융소비자보호법상(이하 금소법) 설명의무와 적합성 원칙 위반을 적용, 금융상품을 불완전판매한 은행권 과징금을 산정해 왔다. 

금소법상 과징금은 금융사가 얻은 수익이 아니라 위반행위와 관련된 판매금액을 기준으로 부과할 수 있는 만큼, 금감원은 은행권에 4조원이라는 무거운 과징금을 부과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이후 제재심 논의 과정에서 위반 정도와 감경 요인이 반영되면서 2조원 수준으로 낮아졌고, 금감원은 지난 2월 이를 다시 1조4000억원 수준으로 조정해 금융위에 넘겼다. 

그러나 금융위원회(금융위)가 지난달 13일 정례회의에서 일부 사실관계와 법리 보완을 요구하자 금감원은 재심의에 돌입했고 과징금 규모를 6000억원 수준으로 낮췄다.

이번 과징금이 줄어든 가장 큰 요인은 홍콩ESG 판매에 대한 은행의 위법성 판단 수준이 '중'에서 '하'로 낮아진 데 있다.

금융당국은 은행의 판매 과정에서 설명의무와 적합성 원칙 위반이 있었다는 점은 인정했지만, 홍콩H지수 급락에 따른 투자 손실 전체를 은행의 위법행위 결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진다. 상품 손실은 시장 가격 변동에서 발생했으며 제재 대상은 손실 자체가 아니라 판매 과정의 소비자 보호 절차 위반 여부라는 점이 반영된 셈이다.

아울러 금소법 시행 이후 첫 대규모 과징금 부과 사례라는 점도 감경 배경으로 꼽힌다. 향후 고난도 금융투자상품 판매 제재의 기준이 될 수 있는 사안인 만큼, 금융당국이 법리 적용과 산정 기준을 다시 검토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은행권이 금감원 분쟁조정기준에 따라 미리 투자자별 자율배상을 진행해 손실확정 계좌 대부분에 대한 배상이 마무리된 점도 과징금 산정에 반영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홍콩H지수 ELS 사태는 은행의 불완전판매 책임과 시장 변동에 따른 투자 손실이 함께 맞물린 사안이다"며, "과징금 감경은 불완전판매 책임이 사라졌다는 의미가 아니라 제재 수위를 산정하는 과정에서 손실 원인과 사후 배상 노력 등을 함께 고려한 결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제재안은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 최종 확정된다. 금융위는 이르면 이달 중순 정례회의에서 금감원이 다시 올린 조치안을 심의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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