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라는 이름의 포르노, 잔인한 혐오의 비즈니스의 시대적 상징, 사이버렉카 [노종언의 엔터법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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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라는 이름의 포르노, 잔인한 혐오의 비즈니스의 시대적 상징, 사이버렉카 [노종언의 엔터법정]

일간스포츠 2026-06-05 06:00:07 신고

노종언 변호사.
악을 처단하겠다는 ‘정의’, 법이 미처 처벌하지 못한 가해자를 심판하겠다는 ‘공익’을 내걸지만, 그 화려한 명분의 이면에는 인간에 대한 따뜻한 시선도, 사법 정의에 대한 고민도 존재하지 않는다. 오직 타인의 고통을 현금화하는 ‘혐오의 비즈니스 모델’과, 대중의 가학 심리를 자극하는 ‘정의라는 이름의 포르노그래피’. 이것이 바로 오늘날 대한민국의 공론장을 오염시키고 수많은 이들의 일상을 무참히 짓밟고 있는 심각한 사회적 병리, ‘사이버렉카’ 문제이다.

이 잔인한 생태계를 움직이는 가장 큰 동력은 플랫폼 자본주의가 만들어낸 왜곡된 인센티브 구조, 더 자극적이고 매혹적인 혐오일수록 트래픽은 고속으로 증폭되게 되는 구조에 그 근본원인이 있다.

특히 그 타깃이 사회적 혐오가 투영되기 쉬운 소수자일 때 혐오 규범은 극대화되며 비대면 공간에서의 ‘집단 린치’로 이어진다. 더 심각한 것은 이들의 수익 모델이 단순 광고 정산이나 슈퍼챗을 넘어 ‘약탈적 사적 공갈’로 진화하고 있으며 강력한 사회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하나의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인간의 마음 깊은 곳에는 악인을 심판하는 과정에 동참함으로써 스스로가 '정의롭고 선한 사람'이라는 도덕적 우월감을 손쉽게 획득하려는 본능이 있다. 현실의 사법 절차는 길고 복잡하며 때로는 미지근한 결론을 내리지만, 사이버렉카의 서사는 단 몇 분 만에 아군과 적군을 명확히 나누고 악인을 처참하게 파멸시킨다. 나아가 타인의 불행과 몰락을 보며 은밀한 쾌감을 느끼는 ‘샤덴포이데(Schadenfreude)’ 심리가 ‘정의 구현’이라는 거룩한 면죄부를 만나는 순간, 대중의 도덕적 죄책감은 완전히 소멸한다. “내가 이 사람을 돌로 치는 것은 사회 정의를 위해서”라는 군중 심리 속에 숨어, 자신의 가학적 본능을 마음껏 배설하고 소비하게 되고, 정의라는 이름의 포르노는 매우 매력적인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성장하게 된다.

언어철학자 J.L. 오스틴의 ‘화행(Speech Act)’ 이론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온라인에서 쏟아내는 조롱과 폭로의 언어들은 내뱉는 즉시 피해자의 사회적 생명을 끊어놓는 치명적인 ‘가해 행위’ 그 자체이다. 더욱이 이러한 디지털 린치는 피해자가 두려움 속에 스스로 목소리를 지우게 만드는 ‘침묵 효과’를 낳아 공론장을 가해자의 목소리로만 채우게 되어 표현의 자유를 파괴한다. 

이제 국회와 플랫폼 기업이 용기 있게 결단해야 할 때이다. 타인의 고통을 수익 모델화하는 경제적 유인 구조를 원천적으로 분쇄하는 것만이 이 잔인한 폭주를 멈추는 유일한 해법이다.

누군가의 눈물과 절망을 생중계하며 배를 불리는 혐오의 비즈니스는 결코 정의가 될 수 없다. 그것은 정의라는 거룩한 껍데기를 쓴, 가장 저열한 가학적 포르노그래피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법은 차가운 단죄의 도구이기 전에, 상처받은 인간의 존엄을 보듬는 울타리여야 한다. 타인의 고통 앞에 잠시 걸음을 멈추고 머뭇거릴 줄 아는 사회, 타인의 슬픔을 향해 미안해할 줄 아는 상식이 있는 사회를 간절히 소망한다.

노종언 변호사 (법무법인 존재)

▶저자 소개=노종언 변호사는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사법시험 합격 후 현재 법무법인 존재의 대표변호사로 재직 중입니다. 구하라,박수홍, 오메가엑스, 선우은숙 사건 등 굵직한 연예계 분쟁을 수행한 엔터테인먼트 분쟁 전문가입니다. 다수의 사건을 수행하며 얻은 현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엔터테인먼트 법률 이슈에 대한 심도 있는 통찰을 제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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