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신라 왕세자가 살았던 곳이라니…" 연못 수면에 전각이 비치는 '야경 명소'

실시간 키워드

2022.08.01 00:00 기준

"통일신라 왕세자가 살았던 곳이라니…" 연못 수면에 전각이 비치는 '야경 명소'

위키푸디 2026-06-05 04:52:00 신고

경주 동궁과 월지 / 한국관광공사
경주 동궁과 월지 / 한국관광공사

경주를 처음 찾는 여행객은 대개 첨성대와 대릉원을 먼저 떠올리지만, 해가 진 뒤의 경주까지 보고 싶다면 동궁과 월지를 빼놓기 어렵다. 낮 동안 고분과 유적 사이를 걸으며 오래된 도시의 분위기를 느꼈다면, 저녁에는 연못 위로 번지는 불빛과 전각의 그림자가 경주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준다. 어둠이 내려앉을수록 물가를 따라 켜진 조명이 수면에 겹쳐지고, 복원된 전각의 처마와 기둥이 잔잔한 월지 위에 비치면서 낮과는 다른 장면이 펼쳐진다.

경상북도 경주시 원화로 102에 있는 동궁과 월지는 통일신라 시대 왕세자가 머물던 별궁 터와 왕실 연회 공간으로 쓰였던 인공 연못 월지를 함께 복원한 유적지다. 낮에도 산책하듯 둘러볼 수 있지만, 여행객이 많이 찾는 시간은 저녁이다. 연못 주변 전각 3동에 조명이 들어오면 건물의 선과 불빛이 물 위에 포개지고, 주변 산책로까지 은은하게 밝아져 경주 야경 명소다운 분위기를 만든다.

발굴로 확인된 왕실 별궁의 흔적

경주 동궁과 월지 / 한국관광공사
경주 동궁과 월지 / 한국관광공사

동궁과 월지가 지금의 모습으로 다시 알려지기 시작한 건 1970년대 발굴조사 이후다. 연못 바닥과 주변 터에서 주사위, 목기, 금속 장식품 등 수천 점의 유물이 나왔고, 왕실 사람들이 실제로 머물며 연회를 열었던 흔적도 함께 확인됐다. 덕분에 동궁과 월지는 보기 좋은 연못과 정원에 그친 장소가 아니라, 통일신라 왕실 생활이 남아 있는 별궁 터로 다시 평가받게 됐다.

발굴조사 이후에는 복원 작업이 이어졌고, 현재 연못 주변에는 전각 3동이 세워져 있다. 다만 지금의 건물 모습이 통일신라 당시와 완전히 같다고 보기는 어렵다. 복원 당시 참고할 수 있는 자료가 충분하지 않았고, 사라진 건물의 세부 모습까지 정확히 되살리는 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동궁과 월지는 복원된 야경 명소로만 보기보다, 발굴 자료와 남은 기록을 함께 살펴볼 때 더 흥미롭게 다가온다.

명칭도 한 차례 바뀌었다. 조선 시대 이후 이 연못은 ‘기러기와 오리가 노니는 연못’이라는 뜻의 안압지로 불렸다. 하지만 안압지는 통일신라 때 쓰던 이름이 아니라 훗날 붙은 이름이다. 신라 시대 기록에는 왕세자가 머물던 궁궐을 뜻하는 동궁, 달이 비치는 연못이라는 뜻의 월지라는 이름이 남아 있었다. 이후 발굴과 연구가 더해지면서 안압지 대신 동궁과 월지라는 이름이 다시 쓰이게 됐다.

연못이 황금빛으로 바뀌는 시간, 조명 점등과 반영 풍경

경주 동궁과 월지 / 한국관광공사
경주 동궁과 월지 / 한국관광공사

동궁과 월지의 밤 풍경은 연못 위에 비친 전각에서 완성된다. 월지는 인공 연못이지만 반듯한 사각형이 아니라 물가를 따라 굴곡이 이어지는 형태라, 서 있는 위치에 따라 전각과 불빛이 비치는 모습도 조금씩 달라진다. 연못 가장자리에 서면 맞은편 전각이 물 위에 거꾸로 내려앉은 듯 보이고, 바람이 잦아든 날에는 수면이 고요해져 처마와 기둥의 윤곽까지 비교적 선명하게 담긴다.

경주 동궁과 월지 / 한국관광공사
경주 동궁과 월지 / 한국관광공사

해가 진 뒤 30분쯤 지나 조명이 켜지기 시작하면 연못의 분위기도 달라진다. 전각 처마 아래로 번진 불빛이 수면 위로 길게 퍼지고, 물빛은 금빛과 주황빛이 섞인 듯한 색으로 바뀐다. 이 시간대부터 산책로 곳곳에는 사진을 찍으려는 여행객이 많아진다. 전각의 정면과 옆면이 함께 들어오는 자리에서는 처마선과 물에 비친 장면을 한 프레임에 담기 좋고, 길을 따라 놓인 벤치에 앉으면 연못과 전각이 만들어내는 야경을 천천히 바라볼 수 있다.

야경을 보려면 입장 시간을 먼저 맞춰야 한다

경주 동궁과 월지 / 한국관광공사
경주 동궁과 월지 / 한국관광공사

동궁과 월지는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10시까지 문을 연다. 쉬는 날 없이 운영되며, 매표와 입장은 오후 9시 30분에 마감된다. 다만 야경을 천천히 둘러보려면 마감 시간에 맞춰 들어가기보다 오후 9시 전에는 입장하는 편이 낫다. 연못 둘레 산책로를 한 바퀴 도는 데 보통 30~40분 정도 걸리고, 사진까지 찍으며 이동하면 1시간가량이 지나기 때문이다. 너무 늦게 들어가면 전각과 수면 반영을 볼 수는 있어도, 산책로를 따라 여유 있게 머물기는 어렵다.

조명이 켜지는 시간은 계절마다 달라진다. 해가 긴 6~8월에는 대체로 오후 7시 30분에서 8시 사이에 불이 들어오고, 해가 짧은 11~2월에는 오후 5시 30분에서 6시 사이에 점등된다. 봄과 여름에는 오후 7시 전후로 들어가면 하늘빛이 서서히 어두워지는 장면과 조명이 켜진 뒤의 연못을 함께 볼 수 있다. 가을과 겨울에는 해가 빨리 지기 때문에 오후 5시 30분 전후에 도착하는 일정이 무난하다.

경주 야간 여행에 넣기 좋은 시내 중심 위치

경주 첨성대 / 한국관광공사
경주 첨성대 / 한국관광공사

동궁과 월지는 경주 시내 중심부에 있어 첨성대, 대릉원, 황리단길과 함께 둘러보기 좋다. 첨성대와 대릉원은 걸어서 이동할 수 있는 거리에 있고, 황리단길도 차로 오래 걸리지 않는다. 그래서 경주를 처음 찾는 여행객이라면 낮에는 대릉원과 첨성대 주변을 둘러본 뒤, 해가 질 무렵 동궁과 월지로 이동해 야경을 보고, 이후 황리단길에서 저녁 시간을 보내는 일정으로 잡기 쉽다.

경주 대릉원 / 한국관광공사
경주 대릉원 / 한국관광공사

주차는 동궁과 월지 앞 대형 무료 주차장을 이용하면 된다. 다만 주말 저녁이나 공휴일, 연휴 기간에는 야간 관람객이 몰리면서 주차 공간이 빠르게 찰 수 있다. 특히 조명이 켜지는 시간대에는 입구 주변 차량 이동이 늘어나기 때문에 너무 늦게 도착하면 주차에 시간이 걸릴 수 있다. 성수기에는 동궁과 월지 주차장만 보고 가기보다 첨성대, 대릉원 주변 주차장이나 인근 유료 주차장까지 함께 확인해두는 편이 낫다.

경주 시내 주요 유적지는 서로 멀리 떨어져 있지 않아 차를 한곳에 세워두고 걷는 방식도 괜찮다. 대릉원이나 첨성대 주변에 먼저 주차한 뒤 동궁과 월지까지 걸어가면 주차장을 옮기느라 시간을 쓰지 않아도 되고, 해가 진 뒤 경주 시내 분위기를 함께 볼 수 있다. 다만 밤에는 산책로와 도로가 섞이는 구간이 있으니, 아이와 함께 이동한다면 차도와 가까운 길에서는 보행에 신경 쓰는 편이 좋다.

 

Copyright ⓒ 위키푸디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키워드

  1. -
  2. -
  3. -
  4. -
  5. -
  6. -
  7. -
  8. -
  9. -
  10. -

0000.00.00 00:00 기준

이 시각 주요뉴스

알림 문구가 한줄로 들어가는 영역입니다

신고하기

작성 아이디가 들어갑니다

내용 내용이 최대 두 줄로 노출됩니다

신고 사유를 선택하세요

이 이야기를
공유하세요

이 콘텐츠를 공유하세요.

콘텐츠 공유하고 수익 받는 방법이 궁금하다면👋>
주소가 복사되었습니다.
유튜브로 이동하여 공유해 주세요.
유튜브 활용 방법 알아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