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총 5조 코스닥 상장사, 1000억 세금폭탄 맞고도 쉬쉬[only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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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5조 코스닥 상장사, 1000억 세금폭탄 맞고도 쉬쉬[only 이데일리]

이데일리 2026-06-04 18:51:0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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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마켓in 지영의 기자] 시가총액이 5조원에 육박하는 국내 코스닥 상장사 서진시스템(178320)이 베트남 현지 당국으로부터 1000억원대 세금 납부 요구를 받고도 이를 공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는 공시 대상 사안이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대표이사가 현지에서 출국금지 상태로 발이 묶이고 한때 통관 차질까지 발생했던 만큼 투자 판단에 중대한 영향을 줄 수 있는 리스크를 시장에 알리지 않았다는 점에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서 터진 1000억 세금 폭탄…대표이사 출국금지·통관 차질

4일 이데일리 단독 취재 및 투자은행(IB)를 종합하면 서진시스템의 베트남 현지 생산법인은 최근 현지 세관 당국으로부터 원부자재 수입과 완제품 수출 내역에 대한 조사를 받고 1조8500억동(한화 1075억원대) 부가가치세 납부 요구 및 벌금 400억동(한화 23억원대)을 부과받았다. 최근 5년치 수입·생산·수출 내역을 맞춰보는 과정에서 일부 기간의 수불 자료가 충분히 소명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세액 통보가 이뤄진 일부 법인 외에, 서진 오토 등 다른 현지 계열사에 대한 추가 세무 조사도 진행 중이다.

베트남 당국은 세금 부과와 관련해 전동규 서진시스템 대표이사에 출국금지 조치를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전 대표는 연초부터 베트남에 발이 묶여 장기 체류 중인 상황이다.

세무조사 사태로 한때 베트남 현지 통관이 막히면서 생산에도 차질이 빚어진 것으로 파악된다. 서진시스템은 에너지저장장치(ESS), 반도체, 통신, 전기차 부품 등을 생산하는 금속 장비 제조업체다. 특히 ESS 부문은 최근 회사 주가와 기업가치를 끌어올린 핵심 사업으로 평가받아 왔다.

글로벌 고객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베트남 생산라인 증설과 미국 공장 투자를 추진해온 만큼 베트남 생산기지에서 불거진 세무·통관 리스크는 생산 지연, 납품 지연, 매출 인식 지연으로 이어질 수 있는 변수로 꼽힌다.

베트남 세무 당국이 문제 삼은 것은 베트남 공장에 들어온 배터리와 부품이 실제 에너지저장장치(ESS) 완제품 생산에 쓰였는지 여부다. 수입한 원재료가 완제품에 들어가 수출됐다면 세금을 돌려받거나 면제받을 수 있지만, 이를 입증하지 못하면 현지에서 소비되거나 다른 용도로 썼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당국은 세금 납부를 요구할 수 있고, 증빙이 부족한 기간이 길수록 납부해야할 세액도 올라갈 수밖에 없다.

서진시스템의 최근 실적을 감안하면 1000억원대 세금 리스크 규모는 작지 않다. 서진시스템의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11억4578만원으로 전년 대비 98.9% 감소했다. 납부해야할 세금이 작년 영업이익의 90배를 훌쩍 넘는다. 지난해 매출액운 1조663억3073만원으로 전년 대비 12.1% 줄었고, 당기순손실은 1024억2070만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서진시스템 베트남 현지 법인(사진= 서진시스템)






◇소액주주만 몰랐다…통관 막히고 1000억 세금폭탄에도 "공시는 나중에"

서진시스템은 네오영 등이 참여한 제3자배정 유상증자와 최대주주 자금 대여 등을 통해 성장 사업 투자와 운영자금을 확보해왔다. 베트남 세금 이슈 대응에는 전동규 대표가 주식 매각 등을 통해 마련해 회사에 빌려준 자금이 활용된 것으로 파악된다.

전 대표는 보유 주식 250만주를 증권사(신한증권·하나증권) 블록딜로 매각해 마련한 약 1687억원을 회사에 대여했다. 세금을 바로 납부하지 않고 현지 은행 보증서를 세관에 제출해 이의신청을 진행한 상황이다. 그러나 보증서 발급에도 담보성 자금이 필요해, 환급 가능 여부와 별개로 회사 유동성이 묶이는 부담은 피하기 어렵다.

게다가 세금 문제는 보통 대응하기 까다로워 장기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회사의 재무 부담과 추가 자금조달 여건, 투자심리에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대표이사가 지분 팔아서 회사에 대여금 줬다지만 회사에는 결국 빚"이라며 "대표이사 출국금지 문제가 금방 해결된다고 한 지도 벌써 수개월이 넘었다"고 비판했다.

서진시스템은 자회사 세무조사이고 최종 확정 전인 만큼 공시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벌금이나 관세 추징이 아니라 무상 사급품에 대한 부가가치세 납부 요구를 받은 것"이라며 "글로벌 고객사가 제공한 배터리와 부품을 받아 에너지저장장치(ESS) 완제품에 투입한 뒤 다시 수출했는데, 현지 당국이 입고증·출고증 기준으로 수불을 확인하는 과정에서 일부 불일치가 발생해 소명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투입과 수출 내역을 소명하고 있으며, 부가가치세는 추후 이의제기 소명에 성공하면 환급 가능성이 있어 최종 손실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공시 여부에 대해서도 회사는 당장 공시할 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했다는 입장이다. 회사 측은 "아직 최종 확정된 사안이 아니고 자회사 세무조사라, 필요할 경우에는 2분기 보고서에는 주석 등을 통해 관련 내용을 알릴 수 있다"며 "초기 대응 과정에서 한때 통관이 막힌 적은 있었지만 현재는 정상화됐다"고 밝혔다. 다른 현지 계열사 조사 역시 정기 세관조사 차원이라 대응하고 있으며, 고발이나 특별감사 사안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투자자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을 숨겼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부 투자자나 시장 관계자는 세관조사 및 거액의 세금 리스크를 알 수 있었지만, 소액주주는 공시가 없으면 확인할 수 없어 정보비대칭과 시장 공정성 논란이 불가피할 것이란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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