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형 자원 약탈” vs “지방 소멸 방지책”…AI 데이터센터 바라보는 美·韓의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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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형 자원 약탈” vs “지방 소멸 방지책”…AI 데이터센터 바라보는 美·韓의 동상이몽

AI포스트 2026-06-04 16:53:55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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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 도구로 제작한 이미지. (사진=챗GPT)
기사의 이해를 돕기 위해 AI 도구로 제작한 이미지. (사진=챗GPT)

“빅테크는 단물만 챙기고, 비용은 주민의 몫입니다.” 인공지능(AI) 혁명의 심장인 데이터센터가 미국 현지에서 전례 없는 주민 반발에 직면하며 사면초가에 몰렸습니다. 

AI포스트 핵심 요약

  • [9개월 만에 반대 여론 49%p 폭등... 미국 전역 집어삼킨 ‘핌피’의 종말] 엠볼드 리서치의 최신 조사 결과 미국 유권자의 71%가 인근 데이터센터 건설에 반대함. 지난해 9월 찬반 박빙(찬성 43% vs 반대 42%)이던 여론이 급랭한 것으로, 미래 세대인 18~34세 젊은 층에서는 반대 목소리가 80%에 육박함. 
  • [“고작 10명 고용하는 자원 약탈 구조”... 탄광촌 정치 파산이 증명한 분노] 주민들이 분노하는 본질은 AI 에이전트의 팽창이 현실 세계의 수자원과 전력을 무차별 독점한다는 생태계 위기감임. 
  • [미국의 ‘생태계 약탈’ 경계 vs 한국 비수도권의 ‘지방 소멸 동아줄’] 인프라의 물리적 부작용에 집중해 빗장을 걸어 잠그는 미국과 달리, 한국의 비수도권 지자체들은 미국의 기류와 정반대로 데이터센터를 모셔오기 위한 유치 전쟁을 벌이고 있음. 

인공지능(AI) 혁명의 핵심 기반인 ‘데이터센터’가 미국 현지에서 심각한 주민 반발에 직면하며 사면초가에 몰렸다. "지역 발전의 기회"라며 찬반이 팽팽하게 맞섰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미국인 10명 중 7명이 내 집 앞 데이터센터 건설을 거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론조사 기관 엠볼드 리서치(Embold Research)가 유권자 4,11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최신 ‘히트맵 프로(Heatmap Pro)’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인의 71%(강력 반대 55%, 어느 정도 반대 16%)가 자신이 사는 지역 인근에 데이터센터가 들어서는 것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새로운 데이터센터 건설을 지지하는 의견은 단 21%에 불과했다.

찬반 팽팽하더니 9개월 만에 돌변…정치·지역 막론한 ‘절대적 거부’

이번 조사 결과는 불과 1년도 채 되지 않은 기간 동안 미국 대중의 인식이 얼마나 급격하게 냉각됐는지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지난해 9월 조사 당시만 해도 인근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대한 찬성(43%)과 반대(42%)는 박빙을 이뤘다. 

그러나 올해 2월 반대율이 51%로 과반을 넘어서더니, 불과 9개월 만에 부정적 여론이 무려 49%포인트나 폭등하며 인공지능 인프라에 대한 거부감이 미국 전역을 집어삼켰다. 이러한 회의론은 연령, 정당, 지역적 특성을 가리지 않고 널리 퍼져 있다. 

지난 대선에서 카멀라 해리스 후보에게 투표한 진보층의 78%, 도널드 트럼프를 지지한 보수층의 63%가 한목소리로 반대 깃발을 들었다. 특히 과거 도시와 농촌 간의 뚜렷한 정치적 양극화 공식도 데이터센터 앞에서는 깨졌다. 소규모 지역사회 및 농촌 유권자들의 반대율(73%)이 도시나 교외 지역 주민들보다 오히려 약간 더 강하게 나타났다. 

(사진=아마존)
(사진=아마존)

18세에서 34세 사이의 젊은 층에서는 반대 목소리가 무려 80%에 달했다. 반발의 강도가 거세지면서 빅테크의 AI 투자 계획도 줄줄이 멈춰 서고 있다. 올해 1분기에만 거센 주민 반대에 부딪혀 최소 20개의 데이터센터 건설 프로젝트가 전격 취소됐다. 

이는 전 분기 취소 건수의 두 배를 넘는 수치로, 한 분기 만에 410억 달러(약 56조 원) 이상의 계획된 투자가 증발했고 전력 수요 역시 최소 3.5기가와트(GW) 가량 감소했다.

“빅테크는 이익 챙기고, 비용은 우리 몫?”

미국인들이 이토록 분노하는 이유는 AI 자율형 에이전트나 챗봇의 팽창이 현실 세계의 자원을 무차별적으로 독점해 주민들의 생존을 위협한다는 인식 때문이다. 펜실베이니아주 탄광촌 ‘아치볼드(Archbald)’ 사태가 대표적이다. 

담수 자원이 풍부하고 원전이 가깝다는 이유로 개발업자들이 마을 면적의 14%를 덮는 51개의 거대한 AI 데이터센터 캠퍼스 건설을 추진하자, 평화롭던 시골 마을은 전 세계 인프라 전쟁의 최전선으로 돌변했다. 분노한 주민들이 구의회를 장악하고 찬성파 의원들의 해임을 요구하면서 의원 대부분이 사임하는 정치적 파산 사태까지 일어났다.

여론에 기름을 부은 것은 한 전직 프로그래머 주민의 독설이었다. 그는 시의회 연설에서 "데이터센터는 대단한 물 소비량(5만 명분)에 비해 고작 10명 안팎의 인원만 고용하는 21세기형 자원 약탈 구조"라며, “챗봇이 시를 쓰게 하려고 우리 아이들이 마실 물을 희생할 수는 없다”고 일갈했다. 이 발언은 전미 커뮤니티로 퍼지며 데이터센터 모라토리엄(일시 중단) 운동의 도화선이 됐다.

미국은 ‘생태계 약탈’ 경계 vs 한국 지방은 ‘소멸 막을 동아줄’

반면 한국을 비롯한 국내 지자체들이 데이터센터를 대하는 온도는 미국의 싸늘한 기류와 묘하게 엇갈린다. 데이터센터가 가져올 물리적 부작용에 집중하는 미국과 달리, 한국의 비수도권 지역은 이를 '지방 생존의 열쇠'로 바라보는 경향이 짙기 때문이다.

(사진=AWS)
(사진=AWS)

국내 역시 수도권 등 일부 지역에서는 전자파와 소음, 특고압선 부설 문제를 들어 주민들이 머리띠를 매고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그러나 수도권을 벗어난 비수도권 지자체들은 오히려 미국의 기류와 정반대로 데이터센터를 모셔오기 위한 고육지책의 '유치 전쟁'을 벌이고 있다.

심각한 지방 소멸 위기 속에서 대규모 시설 유치를 통해 세수를 확보하고, 건설 단계에서나마 반짝 생기는 고용 효과와 지역 경기 부양책이 더 절실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지역에선 “지방 소멸을 막고 지역 경제를 키우는 이익이 전자파 위험에 대한 우려보다 훨씬 크다”라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한다. 

이는 인프라의 환경적 부작용을 따지기 전에 당장의 붕괴를 막아야 하는 국내 지방의 절박한 시각을 그대로 보여준다. 한편 AI 혁명은 기술적 병목 현상을 넘어 이제 사회적 합의의 병목 현상이라는 거대한 벽에 부딪혔다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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