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뉴스투데이 백연식 기자] 최근 네이버가 국내 게임업계와 적극적으로 손잡은 가운데,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먼저 넥슨과는 전략적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게임 콘텐츠 생태계 확대에 나섰고, 크래프톤과는 최대 1조원 규모의 인도 투자펀드를 조성했다.
모두 게임사와 협력이지만 내부 속사정을 들여다보면 목적은 전혀 다르다. 넥슨과는 팬덤 플랫폼을, 크래프톤과는 글로벌 투자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네이버의 ‘투트랙 전략’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평가다.
4일 플랫폼 및 게임업계에 따르면 최근 네이버와 넥슨은 네이버 로그인 연동을 시작으로 네이버페이, 치지직, 클립, 게임탭 등을 연계하는 전략적 협력에 나섰다. 양사는 이용자 편의성 강화뿐 아니라 게임 콘텐츠 유통과 스트리밍 생태계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겉으로는 로그인 통합이지만 업계는 이를 치지직 경쟁력 강화 전략으로 해석한다. 치지직은 국내 게임 스트리밍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여전히 안정적인 콘텐츠 확보가 과제다. 반면 넥슨은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FC 온라인 등 국내 최상위 게임 지적재산권(IP)을 보유하고 있다.
결국 네이버는 넥슨을 통해 게임 이용자와 스트리머, 콘텐츠를 확보하고 넥슨은 네이버 플랫폼을 통해 게임 노출과 팬덤 확장을 노리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특히 네이버가 최근 공을 들이고 있는 클립과 게임탭 역시 게임 이용자 체류시간 확대가 핵심 과제로 보인다. 검색과 뉴스 중심이던 네이버가 콘텐츠 소비 플랫폼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넥슨은 매우 중요한 파트너인 것이다.
반면 크래프톤과의 협력은 전혀 다른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네이버와 크래프톤, 미래에셋은 올해 인도에서 최대 1조원 규모의 ‘유니콘 그로스 펀드(UGF)’를 조성했다. 펀드는 인공지능(AI), 핀테크, 콘텐츠 등 고성장 기술기업에 투자하며 인도 시장을 주요 무대로 삼고 있다. 크래프톤이 초기 2000억원을 출자했고 네이버와 미래에셋이 참여해 현재 5000억원 이상 규모로 운용되고 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투자 대상이 게임사가 아니라는 것이다. 인도 스타트업과 AI 기업, 핀테크 기업 발굴이 핵심이다.
크래프톤은 이미 인도에서 배틀그라운드 모바일을 통해 강력한 현지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네이버는 일본에서는 성공했지만 인도 시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약한 측면이 있다. 서로 협력을 통해 부족한 부분을 채우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네이버 역시 글로벌 성장 동력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라서다. 양사는 인도를 차세대 기술 투자 거점으로 보고 있는데 이런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는 평가다.
실제로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인도에 대해 “글로벌 디지털 혁신의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이라고 평가하며 AI·핀테크·콘텐츠 분야 투자 확대 의지를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가 게임 업계와 손잡는 배경으로 성장 고민을 꼽는다. 검색 광고는 여전히 네이버의 핵심 사업이지만 성장 속도는 과거만 못해서다. 커머스와 콘텐츠, 핀테크가 새로운 축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국내 시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네이버는 게임사와의 협력을 통해 서로 다른 자산을 확보하고 있다. 넥슨으로부터 게임 IP와 이용자, 콘텐츠를 얻고 크래프톤에게는 인도 시장과 글로벌 투자 네트워크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예전 네이버와 국내 게임사의 협약이 광고나 카페 운영 수준이었다면 지금은 훨씬 전략적”이라며 “넥슨은 플랫폼 경쟁력 강화, 크래프톤은 글로벌 확장이라는 점에서 네이버가 게임사를 활용하는 방식이 완전히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어 “네이버와 게임사 간 협력이 단순 마케팅 수준을 넘어 콘텐츠·플랫폼·투자 영역까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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