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현대자동차(005380)와 기아(000270)의 5월 미국 판매는 증가율보다 구성 변화가 더 두드러졌다. 전체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2.7%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친환경차 판매는 월간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특히 하이브리드가 전체 친환경차 실적을 강하게 끌어올리며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기아의 판매 체질 변화를 이끌었다.
현대차·기아는 2026년 5월 미국 시장에서 총 17만4860대를 판매했다. 브랜드별로는 현대차가 8만7468대로 전년 동월 대비 3.5% 증가했고, 제네시스는 6890대로 2.5% 늘었다. 기아는 8만502대로 1.9% 성장했다.
전체 증가폭은 크지 않았지만 친환경차 흐름은 달랐다. 현대차·기아의 5월 미국 친환경차 판매는 5만2693대로 전년 동월 대비 62.3% 증가했다. 전체 판매에서 친환경차가 차지한 비중도 30.1%까지 올라섰다.
현대차 투싼 하이브리드. ⓒ 현대자동차
하이브리드의 존재감은 더 컸다. 현대차·기아의 5월 하이브리드 판매는 4만3392대로 전년 동월 대비 74.4% 늘었다. 전기차도 9301대로 22.4% 증가했다. 친환경차가 월간 역대 최다 판매를 달성했고 이 가운데 하이브리드도 역대 월간 최다 기록을 새로 쓰면서, 5월 실적은 단순한 판매 증가보다 전동화 수요 확대의 흐름을 보여줬다.
◆전체 성장률보다 커진 친환경차 존재감
5월 현대차·기아의 미국 판매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친환경차 비중이다. 전체 판매가 2.7% 증가하는 동안 친환경차는 62.3% 늘었다. 판매 증가분의 상당 부분이 친환경차에서 나왔다.
하이브리드 성장세가 가팔랐다. 현대차는 5월 미국 시장에서 하이브리드 1만7215대를 판매해 전년 동월 대비 23.8% 증가했다. 기아는 2만6177대로 138.6% 늘었다. 양사 합산 하이브리드 판매는 4만3392대에 달했다.
이는 미국 시장의 전동화 수요가 순수 전기차만으로 움직이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기차 판매도 증가했지만, 5월 실적의 중심축은 하이브리드에 가까웠다. 충전 인프라, 가격 부담, 장거리 주행에 대한 소비자 우려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하이브리드는 현실적인 전동화 선택지로 작동하고 있다.
기아 텔루라이드 하이브리드. ⓒ 기아
전기차도 실적에 힘을 보탰다. 현대차·기아의 5월 전기차 판매는 9301대로 전년 동월 대비 22.4% 증가했다. 현대차는 6479대, 기아는 2822대를 판매했다. 기아 전기차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89.5% 늘며 큰 폭의 성장세를 보였다.
차종별로는 현대차 아이오닉 9이 1145대 판매되며 전년 대비 279% 증가했고, 아이오닉 5는 5002대로 28.3% 늘었다. 기아 EV9은 1647대로 전년 대비 4351% 급증했다. 전기 SUV 라인업의 판매 확대가 양사의 전기차 실적을 뒷받침했다.
결국 5월 실적은 현대차·기아의 미국 전동화 전략이 전기차와 하이브리드를 함께 활용하는 방식으로 구체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전기차가 브랜드의 미래 성장성을 끌고 간다면, 하이브리드는 실제 판매 볼륨을 책임지는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SUV와 하이브리드가 만든 판매 기반
현대차·기아의 미국 판매를 떠받친 또 다른 축은 SUV다. 5월 현대차 주요 판매 차종은 투싼 2만581대, 엘란트라 1만6819대, 팰리세이드 1만3089대 순이었다. 팰리세이드는 전년 동월 대비 16.8% 증가했고, 쏘나타도 8456대로 39.0% 늘었다.
기아에서는 스포티지가 1만8405대로 가장 많이 팔렸다. 이어 텔루라이드 1만3665대, K4 1만2592대 순이었다. 스포티지는 전년 동월 대비 7.9%, 텔루라이드는 18.2% 증가했다.
기아 스포티지 PHEV. ⓒ 기아
SUV와 하이브리드의 결합은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기아가 활용하는 핵심 성장 공식이다. 미국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SUV를 중심으로 하이브리드 선택지를 확대하면서, 친환경차 비중은 30%를 넘어섰다.
브랜드별로 보면 현대차는 제네시스를 제외하고 8만7468대를 판매해 전년 대비 3.5% 증가했다.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판매 확대가 성장세를 이끌었고, 아이오닉 5·아이오닉 9 등 전기차와 팰리세이드·쏘나타 등 주요 모델이 함께 실적을 보탰다.
기아는 8만502대를 판매하며 1.9% 증가했다. 증가율은 현대차보다 낮았지만, 하이브리드 판매가 월간 최다를 기록했고 전기차 판매도 큰 폭으로 늘었다. 스포티지와 텔루라이드 등 SUV가 판매 기반을 유지하는 가운데 EV9이 전기차 성장세를 끌어올렸다.
제네시스는 6890대로 2.5% 증가했다. GV70은 3197대로 브랜드 판매를 이끌었고, G70은 943대로 22.0%, G90은 151대로 26.9% 늘었다.
기아 니로. ⓒ 기아
미국 주요 업체 실적과 비교해도 현대차그룹의 위치는 견고했다. 5월 공개 실적 기준 토요타는 22만3800대로 0.6% 감소했고, 현대차그룹은 17만4860대로 2.7% 증가했다. 혼다는 14만8903대로 9.9%, 스바루는 5만7748대로 10.4%, 마쯔다 3만9066대로 35.0% 증가했다.
현대차그룹의 증가율이 가장 높은 수준은 아니었지만, 판매 규모와 친환경차 성장세를 함께 보면 의미는 작지 않다. 전체 시장에서 일정한 볼륨을 유지하면서도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비중을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5월 미국 실적의 핵심은 판매대수 17만4860대보다 그 안의 구성 변화다. 현대차·기아는 전체 판매를 소폭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친환경차 월간 최다, 하이브리드 월간 최다를 동시에 기록했다.
미국 시장은 여전히 물량과 수익성을 동시에 챙겨야 하는 핵심 지역이다. 이 시장에서 친환경차 비중이 30%를 넘어섰다는 것은 단순한 실적 지표가 아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SUV를 함께 배치하는 전략이 실제 판매 구조로 자리 잡고 있다는 신호다. 5월 실적은 현대차·기아의 미국 성장 공식이 판매량 확대에서 판매 구성 변화로 옮겨가고 있음을 보여준다.
Copyright ⓒ 프라임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