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책방] 오래 사는 욕망보다 어려운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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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책방] 오래 사는 욕망보다 어려운 일

뉴스컬처 2026-06-04 11:35:00 신고

책 '나이 든다는 것의 의미'. 사진=생각의힘
책 '나이 든다는 것의 의미'. 사진=생각의힘

 

[뉴스컬처 이상완 기자] 나이를 말하는 방식은 대개 두 갈래다. 젊음을 더 오래 붙잡거나, 쇠퇴를 최대한 늦추는 것. '나이 든다는 것의 의미'는 통상적 계산법에서 한 걸음 떨어진다. 노년을 고쳐야 할 문제나 관리해야 할 위험으로만 보지 않는다. 시간의 한계가 삶을 또렷하게 하고, 끝을 의식하는 순간 현재의 무게가 달라진다는 문제의식을 의학과 철학의 언어로 풀어낸다.

노화를 낙관의 포장지로 감싸지 않는 데 있다. 몸은 약해지고, 질병과 상실은 가까워지며, 외로움은 자주 찾아온다. 이런 조건 속에서도 나이 든 삶을 패배로 묶지 않는다. 두뇌는 늙어도 정신은 복잡한 경험을 저장하고 새 판단을 낳을 수 있다고 본다. 나이 듦을 성장의 반대말로 처리해온 사회에 꽤 불편한 반론이다.

병과 간병, 은퇴 뒤 노동, 친구의 도움, 절망을 거부한 사람들의 선택이 노년의 윤리를 구체화한다. “절망이라는 사치”를 허락하지 말라는 문장은 강하게 들리지만, 정신력 과시보다 삶의 태도에 가깝다. 무너질 이유가 충분한 사람도 하루를 다시 고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위로보다 훈련에 가까운 문장이 많은 까닭이다.

돌봄 비용, 의료 격차, 빈곤, 가족 부담처럼 개인 의지만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조건은 상대적으로 옅다. 품위 있는 노년이 정신의 문제만은 아니기 때문이다. 안정된 주거, 치료 접근성, 사회적 보호 없이 “더 나은 선택”을 말할 때, 일부 독자에게는 부담으로 읽힐 수 있다.

젊게 오래 사는 법에 열광하는 시대일수록, 오래 산 뒤 무엇을 할 것인지는 자주 비어 있다. 장수를 삶의 승리로 보지 않는다. 유한한 시간 안에서 관계를 돌보고, 배움을 유지하고, 가까운 일을 실천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노년은 젊음의 실패로 환원될 수 없다. 삶의 오후를 어떻게 맞을지 묻는, 피할 수 없는 시험에 가깝다.

뉴스컬처 이상완 prizewan2@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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