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컬처 이상완 기자] 서울숲 야외무대가 닷새 동안 전통연희의 놀이터로 바뀐다. ‘2026 대한민국 전통연희축제 - 뛸판, 놀판, 살판’이 8일부터 12일까지 서울숲 야외무대에서 열린다. 국악주간에 맞춰 마련된 축제는 농악, 탈춤, 줄타기, 사자춤, 판소리, 재담, 창작연희가 펼쳐진다.
전통연희는 말 그대로 ‘펼쳐 보이는 놀이’다. 마을 잔치와 명절, 공동체 의례 속에서 사람들을 한데 불러 세운 공연예술을 가리킨다. 풍물의 장단, 탈춤의 몸짓, 줄타기의 긴장, 사자춤의 벽사 의미, 판소리와 재담의 말맛이 모두 연희 안에 담긴다. 올해 축제는 청소년부터 청년, 원로 연희자까지 폭넓은 세대가 무대에 올라 전통예술의 현재를 보여준다.
첫날인 8일에는 국립청년연희단이 축제의 문을 연다. 청년 연희자들의 에너지로 야외무대의 기세를 세운 뒤, 밀양백중놀이보존회와 동래학춤보존회가 지역 전통연희의 깊이를 전한다.
밀양백중놀이는 농경 공동체의 노동과 놀이, 의례가 어우러진 대표 연희다. 동래학춤은 학의 움직임을 닮은 춤사위로 지역 무형유산의 품격을 드러낸다. 오후 무대에는 연희에 밴드 사운드를 입힌 추리밴드가 오른다. 전통 장단과 현대 음악 감각이 결합한 공연으로 축제의 첫날을 넓힌다.
9일에는 '용인전통연희원 청소년연희단'과 '천안방축골농악보존회 청소년연희단'이 무대에 선다. 미래 연희자의 몸에 밴 장단과 동작을 가까이서 볼 수 있는 시간이다. 경기와 충청 지역의 특징을 품은 청소년 연희는 전승의 현재를 보여주는 무대가 된다. 청배연희단은 전통 형식과 현대적 감각을 오가는 공연을 선보인다.
10일에는 '대한민국농악연합회'가 전국 농악의 장단과 기예를 펼친다. 농악은 지역마다 리듬, 진풀이, 악기 운용이 달라 공연마다 다른 흥을 만든다. 젊은 소리꾼 '남상동과 송자연'은 각색 판소리를 선보인다. 줄광대 남창동이 속한 예인집단 아재는 줄타기 공연으로 관객을 만난다. 줄 위에서 균형을 잡는 몸, 발끝의 떨림, 익살스러운 말맛이 야외무대의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11일에는 '봉산탈춤보존회'가 무대에 오른다. 봉산탈춤은 가면과 춤, 말과 풍자가 결합한 대표 탈춤이다. 과장된 몸짓과 해학, 사회 풍자가 살아 있는 공연으로 연희가 가진 웃음의 힘을 보여준다. '연희집단 The 광대'는 재담과 몸짓을 섞어 관객과 호흡하는 무대를 꾸민다.
12일에는 '호남여성농악보존회'가 호남 지역 농악의 색채를 전한다. 여성 농악 특유의 장단, 진풀이, 기예가 서울숲 무대에서 펼쳐진다. 창작연희팀 '션븨SunB'는 스트릿 음악과 전통연희를 결합한 공연을 선보이며 축제를 마무리한다. 전통예술이 고정된 형식에 갇히지 않고 현재의 감각을 흡수하는 방식을 보여주는 무대다.
축제장에는 마스코트 사자 ‘봉산’, ‘북청’, ‘강령’이 등장한다. 사자는 예로부터 나쁜 기운을 물리치고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존재로 여겨졌다. 봉산탈춤, 북청사자놀음, 강령탈춤 등 여러 지역 연희 안에서 사자는 놀이와 의례를 잇는 상징으로 기능했다.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는 ‘나도 해볼래, 전통!’을 주제로 포구락 놀이, 국궁 활쏘기, 한지 탈 만들기, 소 코뚜레 걸기 등이 진행된다. 포구락은 공을 구멍에 넣는 전통놀이로 궁중 연향 문화와 연결된다. 국궁은 활쏘기 문화를 쉽게 체험할 수 있도록 꾸려지고, 한지 탈 만들기는 탈춤의 상징을 손으로 익히는 프로그램이다.
금요일에는 ‘더위야 가라!’를 주제로 친환경 비눗방울 놀이와 대나무 물총 놀이가 마련된다. 여름 초입의 야외 축제 분위기를 살리는 체험으로 가족 단위 관람객의 참여를 넓힌다.
연희축제는 전석 무료 야외공연으로 운영된다. 좌석은 비지정 방식이다. 장애인과 고령층 등 문화 향유에 제약이 큰 관객을 위해 배려관람석도 따로 마련된다. 전통놀이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구조라 세대별 관객의 접근성을 높였다.
뉴스컬처 이상완 prizewan2@nc.pr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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