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타가 르망 24시를 앞두고 액체수소 연료 레이스카의 첫 공개 주행에 나선다.
토요타 레이싱은 제94회 르망 24시가 열리는 프랑스 사르트 서킷에서 액체수소 연료를 사용하는 ‘TR LH2 레이싱 프로토타입’의 공개 주행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주행은 토요타가 추진해 온 수소 모터스포츠 기술 개발의 새로운 이정표로 르망을 무대로 탄소중립 레이싱의 가능성을 실증하는 자리다.
‘TR LH2 레이싱 프로토타입’은 토요타가 르망 24시 통산 여섯 번째 종합우승에 도전하는 TR010 하이브리드 하이퍼카와 같은 섀시를 기반으로 제작됐다. 이는 단순한 전시용 쇼카가 아니라 토요타가 최상위 내구레이스에서 축적한 하이퍼카 기술을 수소 연소 시스템과 결합한 실증 모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토요타는 현지 시간 6월 11일 오후 12시 50분과 13일 오후 12시 45분 두 차례에 걸쳐 TR LH2 레이싱 프로토타입의 데모 주행을 진행한다. 경주차는 길이 13.626km의 사르트 서킷을 달리며 수소 연소 엔진 특유의 사운드와 주행 감각을 현장 관람객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TR LH2 레이싱 프로토타입은 수소를 전기로 바꿔 모터를 구동하는 연료전지차와 달리 수소를 엔진 안에서 직접 연소시켜 동력을 얻는 방식이다. 내연기관 특유의 사운드와 응답성을 유지하면서 탄소 배출 저감을 노리는 접근으로 레이스 고유의 감성과 탄소중립 기술을 함께 추구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번 공개 주행에서 또 하나의 핵심은 액체수소다. 액체수소는 기체수소보다 저장 밀도를 높일 수 있어 레이스카 패키징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 반면 극저온 상태를 유지해야 해 저장과 공급, 충전 기술의 난도가 높다. 토요타가 르망에서 액체수소 레이스카를 실제로 달리는 것은 단순한 기술 전시를 넘어 극한의 주행 환경에서 수소 연소 기술의 가능성을 검증한다는 의미를 갖는다.
이번 활동은 토요타가 이어온 수소 기술 및 인프라 개발의 연장선에 있다. 토요타는 그동안 세계랠리챔피언십(WRC)과 일본 슈퍼 다이큐 내구레이스 시리즈를 통해 수소 기술을 지속적으로 실증해 왔다. 르망 24시를 주관하는 ACO 역시 수소 기술을 미래 내구레이스의 주요 축으로 검토해 왔고 이번 공개 주행은 이러한 흐름 속에서 제조사 차원의 실증 사례로 볼 수 있다.
르망에서의 수소 기술 행보도 단계적으로 이어져 왔다. 2023년에는 ORC 루키 GR 코롤라 H2 콘셉트가 사르트 서킷에서 데모 랩을 주행했고, 같은 해 GR H2 레이싱 콘셉트가 공개되며 향후 르망 수소 카테고리의 가능성을 제시했다. 이후 기술 개발은 더욱 본격화됐고 지난해 르망에서는 액체수소 기반 GR LH2 레이싱 콘셉트 테스트카가 공개됐다.
올해 토요타는 TR LH2 레이싱 프로토타입의 첫 공개 주행으로 이 흐름을 한 단계 더 진전시킨다. 해당 모델은 르망 24시 기간 수소 기술 전시 공간인 ‘하이드로젠 빌리지’에도 전시된다. 6월 10일 공식 개장하는 하이드로젠 빌리지는 수소 기술과 관련 정보와 차를 소개하는 전시 공간으로 탄소중립 사회를 향한 토요타의 기술 방향성을 보여주는 역할을 한다.
토요타에게 올해 르망은 종합우승 탈환 도전과 수소 기술 실증이 동시에 이뤄지는 무대다. 하이브리드 기술로 내구레이스 경쟁력을 입증해 온 토요타는 이제 수소 연소 엔진과 액체수소 저장 기술을 통해 탄소중립 모터스포츠의 또 다른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르망 24시는 오래전부터 자동차 기술의 한계를 시험하는 무대였다. 토요타의 액체수소 레이스카 공개 주행은 이 전통이 전동화와 탄소중립 시대에도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TR LH2 레이싱 프로토타입이 사르트 서킷에서 들려줄 수소 연소 엔진의 소리는 미래 내구레이스가 어떤 방향으로 진화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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