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리포트=강지호 기자] 배우 전지현이 11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 ‘군체’를 향한 애정과 연상호 감독과의 작업 소감을 전했다.
전지현은 지난달 26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기자들과 만나 영화 ‘군체’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영화 ‘군체’는 정체불명의 감염사태로 봉쇄된 건물 안, 고립된 생존자들이 예측할 수 없는 형태로 진화하는 감염자들에 맞서는 내용을 담은 작품이다.
‘부산행’으로 한국 좀비 영화의 새 지평을 연 연상호 감독이 ‘반도’ 이후 다시 선보이는 좀비 장르 작품으로 주목받은 ‘군체’는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에 초청돼 성공적인 상영을 마친 뒤 국내 관객들과 만나고 있다.
11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전지현은 “너무 좋았다. 오랜만에 영화를 하게 된 것이 후회스러울 정도였다”며 “관객들을 영화로 더 자주 만났어야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개봉 소감을 밝혔다.
전지현은 극 중 생명공항 박사 권세정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권세정의 어떤 면이 전지현에게는 매력적이었을까. 그는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인간의 본질이 가장 잘 드러난다고 생각한다”며 “권세정은 그런 순간에도 자신을 드러내기보다 자신이 가진 지식으로 상황을 해결하려 하고, 상황을 설명하려는 인물이다. 그런 점이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영화에서도 굉장히 중요한 역할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객분들이 권세정에 대해 이야기해 주실 때 극의 중심을 잘 잡아줘서 이야기 흐름이 자연스럽게 이어졌다고 말씀해 주시더라”며 “그런 반응을 보면서 어느 정도는 성공한 것 같다고 느끼기도 했다”고 웃어 보였다.
극 중 권세정은 전남편의 현재 아내인 공설희(신현빈)와 함께 위기를 헤쳐나간다. 독특한 관계 설정 역시 작품의 관전 포인트 중 하나였다.
전지현은 “전 부인과 현 부인이라는 관계 자체가 결코 편하거나 쉬운 설정은 아니라고 생각했다”며 “하지만 전혀 다른 상황에 놓인 두 사람이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간다는 점이 굉장히 흥미로웠고, 촬영하면서도 의외의 든든함이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영화를 본 뒤 다양한 해석이 나오는 것 역시 이 작품을 즐기는 재미있는 지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진화를 거치는 ‘군체’의 감염자 설정에 관한 전지현의 생각도 더해졌다. 그는 “기존 좀비들은 개별적으로 움직이고 통제 불능 상태인 경우가 많았다”며 “‘군체’ 속 감염자들은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군집을 이룬다는 점이 특징이었다. 감독님이 현대 사회에서 사람들이 자신의 사고를 AI에 점점 더 의존하는 모습을 비판적이면서도 재치 있게 좀비물 안에 담아낸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연 감독님이 워낙 ‘좀비의 아버지’ 같은 분이다 보니 부족한 부분은 현장에서 감독님과 대화를 나누며 채워 나갔다”고 능청스레 이야기했다.
전지현은 팬임을 밝혀왔던 연상호 감독과 함께 작업한 소감도 전했다. 그는 “감독님은 세계관이 굉장히 확실한 분”이라며 “배우에게 꼭 필요한 부분만 정확하게 요구하시기 때문에 오히려 다른 부분에 더 에너지를 쓸 수 있어 편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서 다음 작품은 어떤 걸 준비하고 계신지 여쭤보기도 했다”며 “여러 이야기를 들었는데 소재와 주제가 정말 무궁무진해서 앞으로 어떤 작품을 선보이실지 기대가 된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연상호 감독은 같은 배우들과 여러 차례 작업하는 경우가 많아 이른바 ‘연상호 사단’이라는 표현도 따라붙는다. 전지현 역시 다시 한번 함께하고 싶은 마음을 내비쳤다. 그는 “감독님이 액션 장르를 해보고 싶다고 말씀하셔서 관련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며 “기회가 된다면 다시 함께 작업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군체’를 통해 칸 국제영화제를 찾은 전지현은 “영화인들의 성지 같은 칸에 ‘군체’ 팀과 함께 가서 그 분위기를 즐기며 매일 흥분된 상태로 지냈다”며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고 회상했다. 이어 “칸 진출 자체가 최종 목표는 아니지만, 자주 가고 싶다는 욕심은 생기더라”고 솔직하게 덧붙였다.
그는 “영화로 해외에서 큰 관심을 받는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닌데 연상호 감독님과 함께하면서 더 많은 해외 팬들에게 인사드릴 기회가 생겨 감사했다”고 말했다.
해외 작품 진출 계획에 대해서는 “예전에는 기회가 된다면 해외 작품에도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면서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K-콘텐츠의 위상 자체가 달라졌다고 느낀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이다’는 말처럼 지금은 한국 배우로서 한국 작품에 더 집중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소신을 밝혔다.
전지현의 11년 만의 스크린 복귀작 ‘군체’는 현재 전국 극장에서 만나볼 수 있다.
강지호 기자 / 사진= 쇼박스, 영화 ‘군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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