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할리우드의 정신적 지주이자 고전 영화의 거장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이미지 생성 전문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을 공식 지지하고 나섰습니다.
AI포스트 핵심 요약
- ✅ [“시간은 곧 돈”... 스토리보드 공정에 ‘FLUX’ 도입해 효율성 극대화] 스코세이지 감독의 AI 도입은 촬영 전 시각적 구상을 담당하는 ‘스토리보드 작업’에 철저히 한정됨. 그는 70년간 머릿속 이미지를 전달하기 위해 수작업을 해왔으나, 오픈 소스 AI 모델 ‘FLUX(플럭스)’를 통해 제작 시스템의 예산과 시간을 크게 절감했다고 밝힘.
- ✅ [“어차피 우리가 질 싸움”... 무너지는 금기 속 자본의 전방위 질주] 2023년 17만 명이 참여한 총파업 당시만 해도 ‘방사능’ 취급을 받던 AI에 대한 할리우드의 기류가 급변하고 있음.
- ✅ [“AI 쓰느니 차라리 죽겠다”... 인간 본연의 숨결 사수하려는 거센 저항] 반면 기술 침공에 대한 거장들과 현장의 반발도 여전히 팽팽함.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극단적 거부감을 표출했고, 가상 AI 배우 ‘틸리 노우드’가 실제 에이전시 계약을 논의하자 배우 조합은 “인간의 경험이 결여된 프로그램일 뿐”이라며 비판함.
할리우드의 견고한 창작 생태계가 전환점을 맞이하고 있다. 고급 예술로서의 영화를 대변하고 현대 할리우드의 정신적 지주이자 양심으로 꼽히는 거장 마틴 스코세이지(83) 감독이 이미지 생성 전문 인공지능(AI) 스타트업을 공식 지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최근 급성장 중인 AI 벤처 기업 ‘블랙 포레스트 랩스(Black Forest Labs)’는 스코세이지 감독이 자문위원으로 합류했다고 밝혔다. 신작 영화의 사전 제작(사전 프로덕션) 단계에서 이들의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고 전격 발표했다.
스코세이지 감독은 “저는 기술과 스토리텔링의 교차점에 깊은 관심이 있으며, 이를 통해 창의성의 한계를 뛰어넘어 관객에게 더욱 풍부한 경험을 선사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라며, “영화는 역사가 125년 정도밖에 되지 않은 젊은 매체이므로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라고 기술과의 공존을 시사했다.
아카데미상에 무려 16회나 후보로 오르고 영화 '디파티드'로 감독상을 거머쥔 고전 영화의 대명사가 직접 AI 진영의 손을 잡아줬다는 사실만으로도 월가와 문화계의 시선이 일제히 쏠리고 있다.
“시간은 곧 돈, 완성도 높였다”
다만 스코세이지 감독이 인공지능 기술에 무조건적인 면죄부를 준 것은 아니다. 스코세이지의 AI 활용은 촬영 전 영화의 구성을 시각적으로 구상하는 ‘스토리보드 작업’에 철저히 한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영화 '휴고'에서의 3D 기술이나 '아이리시맨'에서의 디에이징(노화 방지) 기술을 적극 수용했던 것처럼, 기술을 영화적 지성을 풍부하게 만들 도구로 바라본 것이다.
그는 성명을 통해 “저는 70년 동안 머릿속에 있는 이미지를 배우와 제작진에게 전달하기 위해 직접 스토리보드를 만들어 왔다”라며 “직접 보고 느껴야만 하는 것들을 크리에이티브 팀(프로덕션 디자이너, 미술 디자이너, 촬영 감독 등)과 더욱 명확하고 효율적으로 공유할 수 있게 됐다”라고 했다.
실제 최근 한 장면에 이 기능을 직접 적용해 본 결과, 사전 제작 과정에서 품질이나 완성도를 희생하지 않고도 진행 속도를 빠르게 끌어올려 “시간이 곧 돈”인 할리우드 시스템에서 창의적인 면에 큰 도움을 받았다고 털어놓았다. 스코세이지를 흔든 블랙 포레스트 랩스는 2024년 로빈 롬바흐가 공동 설립한 신생 스타트업이다.
롬바흐 CEO는 거장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이사로 있는 ‘스태빌리티 AI’ 출신으로, 유명 이미지 생성기 ‘스테이블 디퓨전’ 개발을 주도했던 인물이다. 이들은 현재 텍스트 입력을 통해 고해상도 이미지를 생성하고 동영상을 편집하는 오픈 소스 AI 모델 ‘FLUX(플럭스)’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블랙 포레스트 랩스 측은 스코세이지 감독이 FLUX를 통해 아이디어를 현실로 구현하는 동시에, 인간적인 취향과 가치관, 판단력을 중심에 두고자 자문위원으로서 시각 지능 분야의 발전을 돕고 있다고 공식 확인했다.
“어차피 우리가 질 싸움” 무너지는 금기
불과 2022년 생성형 AI가 보급됐을 때만 해도 실리콘밸리가 작가, 배우, 시각 효과 아티스트, 애니메이터를 텍스트 명령어 몇 줄로 대체할 것이라는 공포감이 팽배했다. 불안감이 극에 달했던 2023년에는 17만 명 이상의 할리우드 노동자가 참여한 연쇄 총파업에서 ‘AI 규제 및 보호 조치’가 핵심 요구 사항으로 다뤄지며 스튜디오들 사이에서 AI는 만지면 안 되는 방사능처럼 취급받았다.
그러나 최근 엔터테인먼트 심장부의 기류는 무섭도록 누그러지고 있다. 배우 데미 무어는 칸 영화제 심사위원 기자회견에서 “AI와 싸우는 것은 결국 우리가 지게 될 싸움”이라며 “인공지능과 협력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훨씬 더 가치 있고 건설적인 길”이라는 극히 현실적인 진단을 내놓았다.
자본의 움직임도 가쁘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로버트 드 니로가 설립한 트라이베카 영화제는 최근 카메라, 세트, 배우 없이 오직 인공지능으로만 제작된 영화를 상영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트라이베카 공동 설립자인 유명 프로듀서 제인 로젠탈은 이를 두고 “AI 신기술이 혁신의 도구를 넘어 깊이 있는 인간적 이야기를 전달하는 수단임을 보여주는 강력한 사례”라고 치켜세웠으며, 아마존 MGM 스튜디오 역시 AI가 제작한 어린이용 애니메이션 시리즈 세 편을 포함한 프로그램 라인업을 공개하며 대중화의 포문을 열었다.
“AI 쓰느니 차라리 죽겠다”…선명해진 예술 성역 전쟁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간의 영혼을 컴퓨터 프로그램에 맡길 수 없다는 문화계 거장들의 저항감과 스크린 스튜디오 안팎의 반발 역시 여전하다. 아카데미 3회 수상자인 기예르모 델 토로 감독은 “생성형 AI를 사용하기보다 차라리 죽겠다”라며 극렬한 독설과 거부감을 표출했다.
배우 세스 로건 역시 강경한 어조로 기술 비판에 동참했으며, 아마존의 AI 애니메이션 시도는 격렬한 비판 직후 참가자 한 명이 하차하는 사태로 번지기도 했다. 현장 배우들이 느끼는 위기감은 가상 AI 배우인 ‘틸리 노우드’가 실제 에이전시들과 계약을 논의하는 단계에 이르자 비명으로 바뀌었다.
배우 에밀리 블런트는 “우리의 인간적인 연결을 빼앗지 말아달라”고 호소했고, 미국배우조합(SAG-AFTRA) 역시 “AI 캐릭터는 인간의 경험과 무관한 프로그램일 뿐, 관객은 인간 본연의 숨결을 갈망할 것”이라고 규정했다.
한편 박찬욱 감독은 화려한 기술 논란 이전에 예술이 담아내야 할 사회적 표현과 인간의 고민, 즉 메시지의 조화가 핵심이며 그것이 결여되면 단순한 선전물에 불과하다고 날카로운 중심을 잡았다. AI라는 거대한 파도 앞에서 할리우드가 내놓기 시작한 각기 다른 생존 해법들은 역설적으로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진정한 예술의 정체성이란 무엇인가’라는 근원적인 질문의 시험대를 스크린 위에 올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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