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신문 김효인 기자】 앞으로 유상운송용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배달 오토바이는 플랫폼을 통한 배달 업무가 제한된다. 그간 일부 배달 종사자들이 보험료 부담 등을 이유로 가정용 보험에 가입한 채 유상 배달에 나서는 사례가 있었지만, 이제는 배달 사업자가 종사자의 보험 가입 여부를 직접 확인해야 한다.
3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배달 종사자의 유상운송용 보험 가입을 의무화하는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이 이날부터 시행된다.
개정안에 따라 배달 종사자는 피해자에 대한 대인 배상 무한, 대물 배상 2000만원 이상을 보장하는 유상운송용 보험 또는 공제 상품에 가입해야 한다.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종사자는 배달 사업자와 근로계약이나 운송 위탁계약을 체결할 수 없으며, 기존 계약도 해지 대상이 된다.
이번 제도는 배달 오토바이 사고 이후 발생해 온 보상 공백을 줄이기 위한 조치다. 이륜차 보험은 운행 목적에 따라 가정용과 비유상운송용, 유상운송용 등으로 나뉘는데, 음식 배달처럼 대가를 받고 물건을 운송하는 업무에는 유상운송용 보험이 필요하다.
그동안 현장에서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정용 보험에 가입한 뒤 실제로는 배달 업무를 하는 사례가 적지 않았다. 이 경우 사고가 발생하면 보험사가 유상운송 행위를 이유로 보상을 제한하거나 거절할 수 있어 피해자와 배달 종사자 모두에게 부담이 전가될 수 있다.
특히 보행자 중상해 사고나 차량 사고처럼 피해 규모가 커질 경우 피해자는 충분한 보상을 받지 못하고, 배달 종사자는 수천만원에서 수억원대 배상 책임을 개인적으로 떠안을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플랫폼도 보험 확인 책임…관리 의무 강화
이번 개정의 핵심은 배달 종사자 개인에게 맡겨졌던 보험 가입 문제를 플랫폼과 배달대행 사업자의 관리 영역으로 끌어들였다는 점이다.
앞으로 배달대행 플랫폼 등 사업자는 종사자의 보험 가입 여부를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한다. 보험기간 만료 전에는 재가입 여부를 확인해야 하며, 보험기간이 6개월 이상인 경우 최소 3개월마다 가입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정부는 보험 가입 여부를 통합 확인할 수 있는 정보시스템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배달 사업자가 라이더별 보험 가입 현황과 보장 범위를 보다 쉽게 확인하도록 하고, 현장의 행정 부담도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이는 플랫폼의 안전 관리 책임이 강화되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그동안 플랫폼은 배달 종사자를 개인사업자 또는 위탁계약자로 두면서 보험 가입 문제를 종사자 개인의 영역으로 보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실제 배달 호출과 배차, 운행 조건 등이 플랫폼 시스템 안에서 이뤄지는 만큼 안전 관리 책임도 함께 져야 한다는 요구가 커져왔다.
보험업계에서는 이번 제도가 유상운송용 이륜차 보험 시장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이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제도 안착의 변수는 보험료 부담이다. 유상운송용 이륜차 보험은 배달 업무 특성상 주행 시간이 길고 사고 위험률이 높게 반영돼 일반 가정용 보험보다 보험료가 비싼 편이다.
정부도 이 같은 부담을 낮추기 위해 공제보험과 할인 특약 확대를 병행하고 있다. 전면 번호판 장착, 안전교육 이수, 운행기록장치 장착 등에 따른 할인율을 확대해 종사자의 비용 부담을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보험 가입 의무화만으로 배달 사고 문제가 모두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빠른 배달을 유도하는 플랫폼 구조, 건당 수익 체계, 심야·악천후 운행 등은 여전히 사고 위험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보험이 사고 이후의 보상 장치라면, 사고를 줄이기 위한 배차 정책과 안전운전 관리도 함께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유상운송용 보험 의무화는 사고 이후 피해자 보상 공백을 줄이는 최소한의 장치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다만 보험료 부담이 큰 만큼 공제보험이나 할인 특약, 안전교육 등과 연계해 종사자가 제도권 보험 안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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