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행정부 약 5천억원 미납에 '맞불 조치' 해석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유엔 산하 국제노동기구(ILO)가 미국의 분담금 체납을 이유로 미국 정부 고위 관리의 부사무총장 임명을 취소했다.
1일(현지시간) AFP통신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ILO는 미국 노동부 정책담당 수석부차관보 성 리(Sheng Li)의 부사무총장 임명을 철회한다고 밝혔다.
ILO는 로이터에 보낸 성명에서 "성 리는 당초 취임 예정이었던 부사무총장직을 맡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ILO는 미국의 분담금 체납이 계속되는 점을 고려해 임명을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ILO 예산의 22%를 부담하는 최대 분담국으로, 부사무총장직도 관례로 미국인이 맡아왔다.
성 리 역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고위 관계자 출신인 넬스 노드퀴스트가 물러난 뒤 지난 4월 후임으로 지명됐었다.
트럼프 행정부가 유엔의 방만한 운영과 비효율성을 비판하며 분담금 납부를 지연하고 있는 가운데 ILO의 이번 결정은 납부를 압박하는 조치로 해석된다.
ILO 홈페이지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기준 미국의 미납금은 약 3억2천800만달러(한화 약 4천965억원)에 달한다. 이는 2024∼2025년 체납분과 올해 분담금을 합한 규모다.
다만 ILO는 이번 결정이 "미국이 체납금을 납부해 최대 기여국 지위를 회복할 가능성을 배제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미국 정부와 관련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ILO는 최근 재정난으로 신규 채용과 비필수 출장 등을 동결한 상태다.
로이터는 외교관들을 인용해 ILO가 미국 측에 최소 5천만달러를 우선 납부할 것을 요구했다고 전했다.
ILO 내부에서는 회원국들의 체납이 계속될 경우 유동성 부족이 심화해 내년 초까지 최대 120개 직위가 감축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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