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스토어 개업자를 '필수' 광고라 속여 계약 후, 해지 시 이용료의 95%에 달하는 위약금을 청구하는 사기 사례가 발생했다. /AI 생성 이미지
온라인 스토어 개업의 부푼 꿈이 광고대행사의 전화 한 통에 산산조각났다. 네이버 노출에 '필수'라는 말에 속아 계약했지만, '위약금 없다'던 약속은 거짓이었다.
해지를 요구하자 이용료의 95%를 내라는 날벼락 같은 통보가 돌아왔다. 법률 전문가들은 이를 명백한 기망이라 지적하며, 판례와 법 조항을 근거로 계약 취소는 물론, 과도한 위약금은 무효라고 단언한다. 단순 카드사 민원을 넘어 법적 권리를 찾아야 할 때다.
'필수 세팅' 미끼, 결제 후 드러난 '95% 위약금' 함정
사건의 발단은 한 통의 전화였다. 온라인 스토어 창업을 위해 네이버 플레이스에 사업장을 등록한 A씨에게 광고대행사를 자처하는 업체가 접근했다.
업체는 “기존 세팅을 하지 않으면 네이버 플레이스에 노출이 되지 않는다”며, 이것이 “꼭 필수적인 요소”라고 A씨를 압박했다. 의심이 들어 문서화된 자료를 요구하자 업체는 “등록확인서에 모든 내용이 들어가 있다”며 결제 후에야 받아볼 수 있다고 둘러댔다.
'다음 달부터 6개월 할부'라는 설명과 달리, 카드 정보를 알려주자마자 6개월치 요금이 즉시 전액 결제됐다. 약 한 달 뒤 해지를 문의하자, 업체는 유선상 설명은 온데간데없이 등록확인서 조항을 들이밀며 6개월 이용료의 95%에 달하는 위약금을 요구했다.
A씨는 “사기당한 것으로 느껴져서 서비스 철회 및 결제 취소를 요청하고 싶은데 가능할지 궁금합니다”라며 법적 구제 가능성을 묻고 있다.
전문가들 “명백한 기망…계약 취소하고 전액 환불 가능”
법률 전문가들은 한목소리로 '사기'에 해당하며, 계약을 취소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김영호 변호사(와이에이치 법률사무소)는 “유선으로 '추가금·위약금 없다'고 설명한 뒤 결제 후에야 등록확인서를 교부한 행위는, 전자상거래법상 중요 정보 미고지 및 기망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민법상 사기를 이유로 계약 취소 및 전액 환불 청구가 가능합니다”라고 단언했다.
이주헌 변호사(법률사무소 파운더스)는 “이 유형의 광고 사기는 계약서를 결제 후 교부하는 방식으로 철회권을 무력화하는 수법이 전형적입니다”라고 전형적인 수법임을 지적했다.
조기현 변호사(법무법인대한중앙) 역시 “상대방이 내부 약관을 핑계로 과도한 위약금을 요구하는 것은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상 고객에게 부당하게 불리한 조항으로 무효입니다”라고 강조하며, 과도한 위약금 조항의 효력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법원도 외면하는 '과도한 위약금'…판례로 본 대응법
전문가들의 분석은 실제 법원 판결로도 뒷받침된다. 법적 분석에 따르면, 이번 사안은 사업자가 전화를 통해 계약을 권유한 ‘전화권유판매’(방문판매법)에 해당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소비자는 계약서를 받은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청약을 철회할 수 있다.
특히 주목할 점은 위약금의 효력이다. 법원은 실제로 계약기간 만료 전 해지 시 잔여 이용료 전액에 가까운 위약금을 부과하는 조항에 대해, 고객에게 부당하게 과중한 손해배상의무를 부담시킨다며 무효라고 판단한 바 있다(서울남부지방법원 2019. 9. 27. 선고 2018나64908 판결 참조).
A씨 사례처럼 6개월 이용료의 95%를 위약금으로 청구하는 것은 사업자가 실제로 입은 손해를 현저히 초과하는 것으로, ‘약관규제법’에 따라 무효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카드사 민원은 시작일 뿐…'할부 항변권'으로 맞서라
피해 구제를 위해선 카드사 이의제기를 넘어 더 적극적인 법적 권리를 행사해야 한다. 조상우 변호사(법무법인 우선)는 일반 이의제기보다 강력한 수단을 제시했다.
그는 “결제가 신용카드 할부 형태(통상 할부금 20만 원 이상·할부기간 3개월 이상)로 처리되었다면, 기망 등 일정한 사유가 있을 때 카드사에 남은 할부금의 지급을 거절하는 항변권을 행사할 여지가 있습니다. 이는 카드사의 재량 판단에 기대는 일반 이의제기와 성격이 다른 법정 권리입니다.”라고 설명했다.
즉, 업체의 잘못을 근거로 카드사에 남은 할부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 법적 권리가 있다는 것이다.
김상훈 변호사(법무법인 도모) 역시 “본 사안은 기망에 의한 계약 취소와 할부 항변권 행사가 핵심 쟁점입니다”라고 못 박았다.
조기현 변호사는 카드사 절차에만 의존해선 안 된다고 경고하며, “카드사 심사에만 의존하지 마시고 신속하게 한국소비자원이나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에 조정 신청을 병행하셔야 합니다”라고 조언했다.
그는 이어 “대행사는 대개 공공기관의 분쟁 조정 절차가 시작되거나 신용카드 항변권 및 이의제기 압박이 지속되면 소송으로 진행되는 부담을 피하기 위해 위약금을 대폭 낮추거나 전액 취소하는 방향으로 합의를 제안해 오는 경우가 많으므로, 협의를 거부하고 강경한 법적 절차를 유지하시기 바랍니다”라고 실질적인 대응 전략을 제시했다.
결국 통화 녹취 등 기망 행위를 입증할 자료를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업체의 합의 제안에 흔들리지 않고 법적 절차를 밟는 것이 부당한 위약금 폭탄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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