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가 바꾼 서울 야경의 세대교체…남산 독주 끝내는 '숨은 전망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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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가 바꾼 서울 야경의 세대교체…남산 독주 끝내는 '숨은 전망 명소'

르데스크 2026-06-02 12:01:59 신고

과거 서울 야경 명소라고 하면 남산타워나 북악스카이웨이, 롯데월드타워 전망대처럼 이미 널리 알려진 관광지가 먼저 떠올랐다. 하지만 최근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상대적으로 덜 알려졌던 언덕형 전망 명소들이 빠르게 주목받으면서 서울 야경 소비 방식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단순히 야경만 감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주변 카페와 음식점, 전시공간, 산책로까지 함께 즐기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지역 상권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SNS가 만든 새로운 야경 명소…용왕산 스카이워크에 몰리는 방문객들

 

▲ 지난 4월 개장한 용왕산 스카이워크는 청년들뿐만 아니라 이웃 주민들에게도 인기 있는 야경 명소로 사랑받고 있다. 사진은 용왕산 스카이워크 주변에 위치한 용왕산 달빛거리의 모습. ⓒ르데스크

  

최근 서울 서부권의 대표적인 신흥 야경 명소로 떠오른 곳은 양천구 용왕산 스카이워크다. 지난 4월 개장한 이후 입소문과 SNS 확산 효과가 맞물리면서 주말 저녁이면 전망대를 찾는 방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과거에는 인근 주민들의 산책 공간에 가까웠던 용왕산이 이제는 외부 관광객까지 찾는 새로운 야경 명소로 변모했다.

 

용왕산 스카이워크의 가장 큰 장점은 서울 서북권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는 탁 트인 전망이다. 전망대에서는 북한산과 한강, 성산대교, 하늘공원 등 서울 주요 랜드마크를 파노라마처럼 감상할 수 있다. 지면에서 최대 10m 높이에 설치된 보행로를 걸으면 마치 숲 위를 걷는 듯한 색다른 경험을 만끽할 수 있다.

 

해 질 무렵이 되면 전망대 곳곳에 조명이 켜지면서 낮과는 전혀 다른 분위기가 연출된다. 방문객들은 노을이 물드는 시간부터 도심 불빛이 하나둘 켜지는 순간까지 머물며 서울의 풍경을 감상하거나 사진 촬영을 즐기고 있었다. SNS에는 전망대에서 촬영한 야경 사진과 인증 게시물이 꾸준히 올라오며 또 다른 방문객 유입으로 이어지고 있다.

  

인근 주민들 역시 전망대 개장 이후 달라진 분위기를 체감하고 있다. 주민들은 "예전에는 운동장을 한 바퀴 도는 정도가 산책 코스였다면 지금은 전망대까지 올라가는 것이 일상이 됐다"며 "공사 당시에는 기대 반 걱정 반이었지만 예상보다 훨씬 만족도가 높다"고 입을 모았다.

 

▲ 용왕산 스카이워크 관련된 해시태그 목록.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연인들의 데이트 장소로도 주목받고 있다. 직장인 이주은 씨(33)는 "애인이 근처에 살아 SNS에서 보고 방문하게 됐다"며 "서울 시내가 한눈에 보여 데이트 장소로 손색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기존에는 노을이나 야경을 보기 위해 북악스카이웨이를 자주 찾았는데 접근성을 고려하면 용왕산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용왕산 스카이워크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지역 상권 활성화 효과다. 지하철 9호선 염창역에서 도보 15분 거리인 이곳은 원래 주거지역 중심 상권이었다. 그러나 전망대 개장 이후 외부 방문객이 늘어나면서 주변 카페와 음식점을 찾는 수요도 함께 증가했다는 것이 상인들의 설명이다.

 

SNS에서도 변화가 확인된다. '#용왕산스카이워크' 게시물은 개장 두 달 만에 500건 이상 등록됐다. 특히 함께 검색되는 '#염창역맛집', '#염창역카페' 게시물 역시 수천~수만 건에 달하며 야경 명소 방문이 자연스럽게 지역 소비로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야경 보러 갔다가 하루를 보내는 동네'…부암동과 남산으로 확장되는 야경 소비

 

▲ 윤동주 시인의 언덕이 위치한 부암동이 최근 숨겨진 서울 야경 명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은 부암동 내에서 인기 있는 카페 거리 일대의 모습. ⓒ르데스크

  

SNS를 통해 주목받는 야경 명소는 용왕산뿐만이 아니다. 최근에는 종로구 부암동 역시 '조용한 서울 야경'을 즐길 수 있는 숨은 명소로 인기를 얻고 있다.

 

부암동을 대표하는 장소는 윤동주 시인의 언덕이다. 언덕 정상에 오르면 남산과 서울 도심의 불빛이 한눈에 들어온다. 무엇보다 번화한 관광지와 달리 비교적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최근 SNS에서는 '서울 감성 산책', '혼자 걷기 좋은 동네', '조용한 힐링 장소'와 같은 콘텐츠가 인기를 얻고 있다. 부암동은 이러한 흐름과 맞물려 대표적인 힐링 관광지로 자리 잡고 있다. 

 

부암동의 경쟁력은 야경 자체보다 체류형 관광이 가능하다는 점에 있다. 윤동주 시인의 언덕뿐 아니라 석파정미술관, 환기미술관, 독립서점, 갤러리, 개성 있는 카페들이 밀집해 있어 방문객들은 야경 감상 이후에도 다양한 문화 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 실제로 반나절 이상 머무르며 전시와 식사, 산책을 함께 즐기는 방문객도 적지 않다.

 

▲ 윤동주 시인 언덕과 관련된 해시태그 목록.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인스타그램에서는 '#부암동' 게시물이 21만 건을 넘어섰고 '#부암동맛집', '#부암동카페' 게시물도 각각 수만 건에 달하고 있다. 상당수 게시물이 윤동주 시인의 언덕에서 내려다본 야경과 골목 풍경, 감성 카페 등을 담고 있다는 점은 야경 관광이 지역 전체 소비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직장인 이희주 씨(31)는 "전시를 보기 위해 부암동을 찾았다가 윤동주 시인의 언덕까지 들르는 경우가 많다"며 "서울 시내가 한눈에 보이는 풍경도 좋지만 동네 전체가 주는 분위기가 매력적이다"고 말했다. 

 

서울 야경 관광의 대표주자인 남산타워 역시 이러한 변화 속에서 새로운 역할을 하고 있다. 남산타워는 여전히 국내외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전망 명소지만 최근에는 단순 전망 시설을 넘어 주변 관광지와 상권을 연결하는 허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 남산타워를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 기념 사진을 남기고 있는 모습. ⓒ르데스크

 

남산타워를 찾은 관광객 상당수는 전망대를 둘러본 뒤 명동과 충무로, 시청, 경복궁 등 인근 관광지로 이동한다. 남산순환버스와 케이블카를 통해 주요 관광지와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남산타워는 야경 감상뿐 아니라 쇼핑과 식사, 역사·문화 관광을 연결하는 출발점 역할을 하고 있다.

 

독일에서 온 관광객 요한 씨(35)는 "서울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는 장소를 찾다가 남산타워를 방문했다"며 "한강과 도심, 랜드마크를 한 번에 볼 수 있어 매우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 지리를 잘 몰라 어디가 어디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었지만 도시 규모를 체감할 수 있어 기억에 남는다"고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을 단순한 관광 트렌드 변화가 아니라 도시 소비 패턴의 변화로도 해석하고 있다. SNS를 통해 알려진 야경 명소가 주변 상권과 문화 공간을 함께 소비하는 체류형 관광으로 발전하면서 기존 관광 중심지에 집중됐던 수요가 새로운 지역으로 분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서울의 야경은 더 이상 특정 전망대만의 자산이 아니라, 숨은 동네와 지역 상권을 재발견하게 만드는 새로운 도시 콘텐츠로 진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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