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는 굿네이버스 아동권리모니터링단 ‘굿모션(Good motion)’과 함께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맞아, 아동이 살아가는 우리 동네의 이야기를 직접 전하는 특별 기고 시리즈 ‘아이들이 행복한 대한민국을 말하다’를 진행합니다. 아이들이 일상에서 마주하는 경험과 생각을 통해 지역사회가 놓치고 있는 지점을 돌아보고, 더 나은 방향을 함께 모색하고자 합니다. -편집자 말
전서연 굿네이버스 아동권리모니터링단 권역대표단 5기 단원(초등학교 6학년). ⓒ전서연
내가 살고 있는 강원도에서는 병원이 부족해 불편을 겪는 일을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독감이 유행하던 지난겨울, 아침 9시에 맞춰 소아과에 갔는데도 이미 오전 진료가 마감되었다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이른바 ‘소아과 오픈런’이 우리 동네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또 한 번은 집 근처에 안과가 없어 부모님이 어렵게 휴가를 내고 다른 동네 병원까지 다녀왔는데, 대기 시간이 너무 길어 하루 종일 병원에서 시간을 보내야 했던 적도 있다.
이런 일들은 특별한 이야기가 아니라 강원도에 사는 많은 아이들이 공감할 수 있는 현실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내가 사는 원주는 강원도 안에서도 비교적 큰 도시이고 의료 인프라가 잘 갖춰진 곳인데도 이런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 그렇다면 군 단위나 외곽 지역에 사는 강원도 아이들은 얼마나 더 불편하고 힘든 상황에 놓여 있을지 감히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
이러한 현실은 실제 조사 결과에서도 나타난다. 굿네이버스 「2023 대한민국 아동권리지수」에 따르면 몸이 아플 때 병원이나 약국을 언제든 이용할 수 있다고 응답한 전국 아동 비율은 84.8%였지만, 강원도 아동은 78.3%에 그쳤다고 한다. 이는 강원도 아동들이 병원과 약국을 이용하는 데 상대적으로 더 많은 제약을 느끼고 있음을 보여준다.
모든 아이들은 아플 때 안전하게 치료받을 권리가 있다. 하지만 지금의 강원도에서는 아이가 아플 때 가까운 병원을 찾기 어렵거나 긴 대기와 이동을 감수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응급 상황이나 야간 진료처럼 빠른 대응이 필요한 순간에는 의료 공백이 더 크게 느껴진다. 아이들이 사는 지역에 따라 건강권에서 차이를 겪지 않도록 강원도 내 모든 지역에 보다 촘촘한 아동 의료체계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다가오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거리 곳곳에는 여러 후보들의 현수막이 걸려 있다. 그중에는 지역 의료서비스 확대와 의료 접근성 개선을 약속하는 내용들도 포함되어 있다. 그만큼 지역의 의료 공백 문제가 심각하다는 사실을 어른들과 선거에 나온 후보들 역시 잘 알고 있다는 뜻일 것이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도 든다. 선거 때만 이야기되고 시간이 지나면 잊혀지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 때문이다. 이번만큼은 꼭 달라졌으면 좋겠다. 아이들의 건강과 안전은 누구에게나 중요한 문제인 만큼, 선거에서 약속한 의료 정책들이 꼭 실현되기를 바란다.
부모님들은 아이들에게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자라는 것이 최고다”라고 말씀하신다. 하지만 “아이는 다 아프면서 큰다”라는 말처럼 아무리 조심해도 아이들은 아프면서 자랄 수밖에 없다. 그것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다. 진짜 중요한 것은 아이가 아플 때 바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환경이다.
나 역시 굿네이버스 아동권리모니터링단으로서 ‘똑똑똑, 우리동네 아이들의 정책을 부탁해!’ 캠페인에 참여하며 강원도 아이들의 의료 환경이 더 나아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하고 싶다.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지역의 대표는 그 지역의 시민들을 위해 일한다고 한다. 다가오는 지방선거에서는 한 사람의 시민으로 살아가는 아이들의 권리 보장을 위해 고민하고 실천하는 사람이 대표자로 당선되어 강원도의 의료 환경, 특히 아동을 위한 의료 환경을 다시 돌아보고 변화를 만들어가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아이들이 안전하게 살아갈 수 있는 강원도에서, 어디에 살든 아프면 바로 치료받을 수 있는 권리가 당연하게 보장되고, 이러한 바람이 실제 정책 변화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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