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엠투데이 이정근기자] 르노코리아가 필랑트와 그랑 콜레오스를 앞세운 반등 시나리오에서 다시 시험대에 올랐다. 올해 초 필랑트 투입으로 내수 회복 기대감이 커졌지만, 5월 판매 실적은 신차효과가 빠르게 약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그랑 콜레오스가 지난해 내수 회복을 이끌었던 데 이어 필랑트가 두 번째 성장축으로 등장했지만, 두 모델 모두 판매 흐름이 둔화되면서 르노코리아의 실적 부담은 다시 커지고 있다.
르노코리아는 2026년 5월 국내외 시장에서 총 5,913대를 판매했다. 내수는 2,893대, 수출은 3,020대로 집계됐으며, 전체 판매는 전년 동월 대비 40.0% 감소했다. 내수는 31.2%, 수출은 46.6% 줄었다.
5월 내수 판매는 그랑 콜레오스 1,248대, 필랑트 1,201대, 아르카나 444대 순이었다. 해외 수출은 아르카나 1,308대, 그랑 콜레오스 1,058대, 폴스타4 654대 순이다.
르노코리아의 고민은 필랑트의 판매 흐름에서 보인다. 필랑트는 지난 3월 고객 인도가 시작된 직후 4,920대가 팔리며 르노코리아 전체 실적을 끌어올렸다.그러나 4월에는 2,139대, 5월에는 1,201대로 줄었다. 출고 초기 대기 수요가 빠진 뒤 판매 속도가 빠르게 낮아진 셈이다.
필랑트는 르노코리아가 그랑 콜레오스에 이어 준비한 오로라 프로젝트의 두 번째 핵심 모델로 세단과 SUV의 성격을 결합한 E-세그먼트 크로스오버다. 공개 후 2월 말 기준 누적 계약 대수는 약 7,000대를 넘겨 고객들의 관심을 집중시켰으며, 3월 중순 본격 출고가 시작됐다. 초기 계약 물량이 3월 판매로 집중되면서 강한 출발을 보였지만, 이후 판매량이 줄어든 것은 신차효과의 지속성이 약하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그랑 콜레오스의 판매 둔화도 르노코리아에는 부담이다. 그랑 콜레오스는 2025년 한 해 동안 4만877대가 팔리며 르노코리아 내수 성장을 이끈 핵심 모델이었다. 지난해 르노코리아 내수 판매는 5만2,271대로 전년 대비 31.3% 증가했으며, 출시 21개월 만에 누적 7만 117대를 판매하며 판매를 이끌어왔다. 하지만 올해 들어 필랑트가 투입되면서 판매량 동반상승을 노렸지만 3월 1,271대, 4월 1,550대, 5월 1,248대 수준에 머물렀다.
수출 부진은 더 구조적인 문제다. 르노코리아는 2025년 총 8만8,044대를 판매해 전년보다 17.7% 감소했다. 내수는 그랑 콜레오스 효과로 증가했지만, 수출은 6만7,123대에서 3만5,773대로 46.7% 줄었다. 르노코리아는 아르카나 수출 물량의 자연 감소와 신규 모델 수출 초기 단계를 수출 감소의 배경으로 설명했다. 올해 5월에도 수출은 3,020대로 전년 동월 대비 46.6% 감소했다.
르노코리아의 현재 부진은 단순히 한 달 판매량 감소로 보기 어렵다. 2025년에는 그랑 콜레오스가 내수를 떠받쳤지만 수출 급감이 전체 실적을 끌어내렸다. 2026년에는 필랑트가 새 성장축으로 투입됐지만, 3월 초기 출고 효과 이후 판매가 빠르게 줄었다. 여기에 그랑 콜레오스까지 월 1천 대 초중반 수준으로 내려오면서 르노코리아는 내수와 수출 양쪽에서 동시에 압박을 받는 구조에 놓였다.
르노코리아가 당장 극복해야 할 과제는 명확하다. 필랑트는 초기 계약 물량 이후에도 월간 판매를 안정적으로 유지해야 하고, 그랑 콜레오스는 필랑트와 겹치지 않는 수요층을 다시 확보해야 한다. 수출에서는 아르카나 감소분을 그랑 콜레오스와 폴스타4, 향후 신규 위탁생산 물량으로 얼마나 대체할 수 있는지가 핵심이다.
르노코리아의 위기는 신제품 부재에서 비롯된 과거의 부진과는 성격이 다르다. 지금은 그랑 콜레오스와 필랑트라는 신차가 있음에도 판매 확장력이 충분히 이어지지 않는 국면이다. 신차효과가 짧아지고, 모델 간 간섭 우려에, 수출 회복 속도까지 더딘 상황이라면 르노코리아의 생존 전략은 단순한 신차 투입을 넘어 판매 지속성, 수출 물량 확보, 부산공장 가동률 개선을 동시에 해결하는 방향으로 재설계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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