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드] 우리은행이 중소·중견기업의 안정적인 승계를 지원하기 위해 ‘생산적 기업승계’를 전면에 내세우고 전담 조직과 금융·컨설팅 인프라를 갖추며 ‘백년 기업’ 육성에 나섰다.
우리은행(은행장 정진완)은 1일 서울 중구 본점에서 ‘생산적 기업승계’ 기자간담회를 열고 중소·중견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 지원 방향과 기업승계 지원 전략을 발표했다. 우리은행은 기업의 폐업과 사업 중단을 막고 고용과 기술, 공급망을 이어가는 승계를 ‘생산적 기업승계’로 정의하고, 이를 위한 원스톱 금융·컨설팅 체계를 본격 가동하겠다고 밝혔다.
정진완 은행장은 인사말에서 “기업승계는 단순히 한 기업의 문제가 아니라 임직원의 고용 유지와 기술력 보존, 산업 내 공급망 안정성과 직결되는 중요한 경제 과제”라며 “우리은행은 기업의 폐업이나 사업 축소를 방지하고 일자리와 기술, 산업 기반이 안정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생산적 기업승계 지원에 힘을 쏟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김앤장 법률사무소, 삼일회계법인, 기술보증기금 등과 협업해 법률·세무·금융을 아우르는 원스톱 솔루션을 제공하고 기업의 지속가능 성장을 지원하는 생산적 금융 파트너 역할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우리은행 기업승계지원센터 운영 현황 및 생산적 기업승계 추진 방향 △우리금융경영연구소의 일본 금융회사 임직원 승계 생태계 전략 △김앤장 법률사무소의 친족 간 기업승계 분쟁 사례와 법률 리스크 △삼일회계법인의 중소기업 제3자 M&A 사례 등이 순차적으로 소개됐다. 일본 금융사의 승계 지원 사례를 공유하며 후계자 부재에 대응하는 전략을 모색하는 한편, 국내에서 실제 발생한 경영권 분쟁과 제3자 인수·합병(M&A) 사례를 통해 리스크와 대안을 짚었다.
우리은행은 지난 2월 은행권 최초로 회계·세무·M&A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전담 조직 ‘기업승계지원센터’를 신설했다. 급속한 1세대 창업주 고령화와 경영환경 변화로 기업승계 수요가 빠르게 늘고 있는 상황에서, 센터를 통해 자녀 등 친족 승계뿐 아니라 임직원 승계, 제3자 매각 등 다양한 승계 방안을 폭넓게 검토하고 있다. 승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세무·법률·금융 이슈를 종합 진단해 기업별 맞춤형 컨설팅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 역할이다.
우리은행은 기업승계를 단순한 경영권 이전이 아니라 △고용 안정 △기술력 보존 △공급망 안정성 강화로 이어지는 ‘생산적 기업승계’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승계 지연이나 후계자 부재로 우량 중소기업이 폐업하거나 사업을 축소할 경우 일자리 감소는 물론, 축적된 기술의 단절과 산업 내 공급망 불안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우리은행은 승계를 기업 생존을 넘어 산업 생태계 유지와 직결된 과제로 규정하고 지원 강도를 높이고 있다.
금융 인프라 구축도 속도를 내고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4월 기술신용보증기금과 ‘기업승계 및 기술혁신 촉진을 위한 M&A 금융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13억 원을 특별 출연해 438억 원 규모의 보증을 공급하기로 했다. 승계와 기술혁신을 결합한 M&A를 촉진하기 위해 보증을 앞세운 금융 지원에 나선 것이다. 또 김앤장 법률사무소, 삼일회계법인과 ‘기업승계 비즈니스 상호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금융·법률·세무 전 영역을 아우르는 통합 지원 체계를 마련했다.
센터 출범 이후 우리은행은 현재까지 총 554개 기업과 기업승계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들 기업 대표자의 연령 분포를 보면 50~69세가 70.2%, 70세 이상이 20.5%로 고령화가 뚜렷하다. 주로 창업 1세대인 이들 대표 가운데 자녀 승계를 희망하는 비중은 52.7%로 가장 높았지만, 43.7%는 아직 구체적인 승계 방식을 결정하지 못한 상태인 것으로 조사됐다. 자녀의 승계 의사 미확인, 산업 환경의 불확실성 등이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기업승계지원센터는 지금까지 이들 기업 중 102곳에 대해 △중장기 승계 전략 수립 △자금 연계 금융 솔루션 △사후 경영 안정화까지 포함한 승계 로드맵을 제시하며 컨설팅을 수행했다. 이 가운데 77.5%는 자녀 승계를 중심으로 전략을 세웠고, 후계자가 없거나 자녀 승계가 어려운 기업에는 경영진 인수(MBO)와 종업원 인수(EBO) 등 대안적 승계 방식을 제안하고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MBO·EBO 방식으로 승계된 기업의 장기 생존율은 약 50% 수준으로, 일반 기업의 생존율(10~20%)을 크게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MBO는 기존 경영진이 회사 지분과 경영권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경영 연속성 유지, 신속한 의사결정, 내부 혁신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 EBO는 임직원이 집단적으로 지분과 경영권을 인수하는 구조로 고용 안정성과 애사심을 바탕으로 근로 의욕을 높이는 효과가 기대된다. 두 방식 모두 기존 종업원의 고용을 보장하고, 검증된 내부 인력이 경영을 이어간다는 점에서 기술과 조직 문화, 창업자의 경영철학까지 함께 승계할 수 있는 대안으로 평가된다.
우리은행은 기업 규모와 업종, 후계자 유무에 따라 MBO와 EBO를 비롯한 다양한 승계 옵션을 제시하고, 기술보증기금 등과 연계한 금융 지원을 통해 실제 거래 성사까지 이어지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은행 관계자는 “고령 창업주가 이끄는 우량 중소기업이 후계자 문제로 문을 닫는 일이 없도록, 승계 단계별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라며 “생산적 기업승계를 통해 고용과 기술, 공급망이 끊기지 않는 ‘백년 기업’ 생태계를 만드는 데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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