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산책] 퐁피두센터와 국립현대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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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퐁피두센터와 국립현대미술관

경기일보 2026-06-01 20:16:2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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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영 홍익대 대학원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

 

세계적인 미술관 분관이 여러 개 밀려올 기세다. 우선 프랑스를 대표하는 조르주 퐁피두 국립예술문화센터(퐁피두센터) 분관이 다음 달 정식으로 문을 연다. ‘퐁피두센터 한화’다. 63빌딩 별관 전체를 리모델링해 1천653㎡(500평)의 대형 전시관 2개를 갖춘 지상 4층 규모로 조성됐다. 스페인 말라가와 중국 상하이에 이은 퐁피두의 세 번째 글로벌 분관이다.

 

퐁피두센터는 비단 서울뿐 아니라 부산에도 세워질 가능성이 있다. 부산시는 총사업비 1천99억원을 투입해 이기대공원에 퐁피두의 분관을 2031년 개관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한 세간의 논란은 뜨겁다. 퐁피두센터에 지급하는 브랜드 로열티 65억원을 포함해 총지출액이 126억원으로 해마다 76억원 이상의 적자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협상 과정과 시의회 심의가 비공개로 이뤄졌다는 지적까지 더해지며 실행이 일단 연기됐지만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 ‘퐁피두센터 제2 한국 분관’으로 불러야 할지도 고민거리다.

 

2023년경에는 인천국제공항공사가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을 유치하기 위해 사전타당성조사 용역을 실시하기도 했다. 루브르도 언젠간 한국에 들어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얘기다. 물론 이때도 퐁피두센터가 함께 거론됐다.

 

퐁피두센터는 4억6천만유로로 추정되는 건물 보수 비용을 충당하기 위해 브랜드 라이선싱 전략을 추진해 왔다고 전해진다. 1977년 개관하다 보니 건물이 낡은 탓이다. 전체 보수 비용 중 약 2억8천만유로는 프랑스 정부가 부담하지만 나머지는 퐁피두의 몫이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묘책이 해외 분관 운영이고 그 타깃 중 하나가 사우디와 우리다. 퐁피두의 입장에서 한국은 최고의 비즈니스 파트너 중 하나임이 분명하다.

 

스페인 북부의 쇠락한 공업 도시였던 빌바오가 구겐하임 미술관 유치를 통해 세계적인 관광 명소로 변한 이른바 ‘빌바오 효과’가 국가지질공원이자 도시자연공원인 이기대공원에도 적용될지는 지자체가 잘 판단할 문제다. 같은 예산을 작가 지원과 생활문화에 투자할 경우 더욱 다양하고 폭넓은 사람들이 혜택을 볼 수 있다는 주장 역시 최종 판단은 기업이나 지자체의 몫일 수 있다.

 

문제는 우리는 언제까지 세계 유명 미술관을 유치하는 데만 이렇게 논란을 벌일 것인가에 있다. 글로벌 시대에 세계적인 미술관 분관이 들어서는 건 국제 문화 교류의 한 측면으로 어쩌면 당연한 현상일 수 있다. 그러니까 논의의 초점은 해외 미술관이 국내에 들어오는 만큼 혹은 일부라도 우리의 미술관 분관을 해외에 낼 수 있을지를 고민하는 데 모아져야 하지 않을까.

 

우리에겐 국립현대미술관이 있다. 세계적으로도 유명하다. 국내에서는 이미 분관 유치를 위한 지자체 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퐁피두 분관을 2개 유치하면 우리도 국립현대미술관 분관 한 개쯤은 프랑스에 낼 수 있지 않을까. 국립현대미술관이 어렵다면 루브르와 바티칸에 이어 방문객 수 세계 3위를 기록하며 명실상부한 ‘글로벌 문화의 성지’로 부상한 국립중앙박물관의 분관은 어떨까. 언제까지 우리는 예술 수입국에 머물러야 할지 안타까움에서 비롯된 횡설수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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