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요리하는 주방에서 가장 청소가 미뤄지는 곳이 후드 필터다. 위쪽에 달려 있어 잘 보이지도 않고, 손이 닿기도 어려워 1년에 한 번 닦을까 말까 하는 집이 적지 않다.
하지만 그 사이 후드 필터에는 조리 중 튀어 오른 기름이 유증기 상태로 빨려 들어가 차곡차곡 굳어 쌓인다. 이렇게 쌓인 기름때는 단순히 보기 흉한 문제로 끝나지 않는다.
가장 큰 위험은 화재다. 기름은 자체가 가연성 물질이라, 가스레인지에서 식용유가 과열돼 불이 붙거나 화염이 솟구치는 순간 후드의 기름때로 옮겨붙어 천장으로 빠르게 번질 수 있다. 실제 소방 당국도 주방 화재 사례에서 후드 기름때가 화염을 키운 경우를 자주 지적한다.
화재만이 아니다. 필터가 막히면 흡입력이 떨어져 조리 중 발생한 유증기와 미세먼지가 실내에 그대로 머무르며 호흡기에도 영향을 준다.
비닐봉지 담금 세척이 핵심
청소 자체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핵심은 '뜨거운 물'과 '알칼리'다. 굳어 있던 기름은 60도 이상의 뜨거운 물에 닿으면 액체처럼 풀어지고, 여기에 알칼리 성분이 더해지면 산성인 기름과 중화 반응을 일으켜 빠르게 분해된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비닐봉지를 활용한 '담금 세척'이다. 먼저 후드 아래 고리를 돌려 필터를 분리한 다음, 튼튼한 종량제 봉투나 큰 비닐봉지에 필터를 넣는다.
그 안에 60도 이상의 뜨거운 물을 필터가 잠길 만큼 붓고 과탄산소다 한 컵(또는 베이킹소다 한 컵)과 주방세제 두세 펌프를 함께 넣는다. 베이킹소다도 효과가 있지만, 과탄산소다는 물과 만나면 활성 산소를 뿜어내며 좁은 망 틈까지 거품으로 침투해 훨씬 강력하게 기름을 분해한다.
다음 단계는 기다림이다. 봉지 입구를 묶어 가볍게 흔든 다음 30분~1시간쯤 그대로 두면, 시커멓던 기름이 누런 물에 둥둥 뜨는 게 보인다.
마무리도 간단하다. 꺼내서 안 쓰는 칫솔로 망 사이사이를 가볍게 문질러주고 흐르는 뜨거운 물로 헹구면 새것처럼 반짝인다. 완전히 마른 뒤 끼우는 게 중요하다. 물기가 남은 채 끼우면 다시 기름이 잘 들러붙는다.
본체 청소와 평소 관리 습관
후드 본체 안쪽과 환풍 날개 주변은 뜨거운 물 적신 행주에 베이킹소다를 묻혀 닦아낸다. 다만 모터와 전기 부품 쪽엔 물이 닿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청소 주기는 정해진 기준이 있다. 한 달에 한 번이 가장 이상적이지만, 최소 3개월에 한 번은 분리 세척이 필요하다.
평소 관리 습관도 효과가 크다. 요리 후 후드 환풍기를 5분 정도 더 돌려 남은 유증기를 빼주는 습관만으로도 기름때가 훨씬 덜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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