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메이커=손보승 기자]
향기로 일상의 회복 루틴을 제안하는 ‘제향(製香) 회사’를 꿈꾸다
퇴근길 번아웃과 직무 스트레스에 지친 현대인에게 ‘후각’을 통한 일상 회복의 루틴을 제안하는 젊은 창업가가 있다. 감정 기반 멘탈 케어 웰니스 브랜드 ‘아로마펄스’를 전개하는 웰씨코리아의 정하민 대표다. 그는 향기를 단순한 취향 소비재가 아닌, 고객의 컨디션과 향기 선호, 제품 사용 전후 반응, 로컬 방문 행동 데이터를 바탕으로 개인에게 맞는 향기 제품과 지역 향기 경험을 연결하는 큐레이션 커머스의 영역으로 확장하고 있다.
로컬 공방의 탁월함과 현대인의 결핍을 연결하는 가교
정하민 대표의 이력은 하나의 직선으로 연결되지 않는다. 경찰공무원 시험 준비, 법률사무원, 경호·보안 업무, 스타트업 팀원 경험 등 다양한 현장을 거치며 사람과 조직, 소비자의 흐름을 가까이서 경험했다. 대학 시절 창업 동아리 활동과 화장품 용기 생산 공장을 운영해온 아버지의 영향 속에서 제조와 유통 구조를 자연스럽게 익혔고, 이후 온라인 오픈 마켓을 직접 운영하며 “좋은 제품만으로는 부족하고, 고객과 연결되는 흐름이 중요하다”는 유통의 본질을 깨달았다.
평소 향기가 가진 이미지 변환의 힘에 매료되어 있던 그는 2020년 사업자를 내며 본격적으로 창업의 길에 들어섰다.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다양한 시도와 피보팅을 거쳐 2023년에 지금의 감정 기반 큐레이션 커머스 모델을 정립했다.
그가 주목한 시장의 문제는 양쪽의 결핍이었다. 한편에는 스트레스와 감정 소진 속에서 자신에게 맞는 회복 방법을 찾지 못한 소비자들이 있었고, 다른 한편에는 뛰어난 조향 능력을 갖추고도 온라인 브랜딩과 유통에 어려움을 겪는 로컬 공방과 1인 향기 브랜드들이 있었다. 정 대표는 이 둘을 연결할 수 있다고 보았다. 웰씨코리아는 향을 직접 만드는 회사와 경쟁하기보다, 향이 사람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어떤 제품·공방·체험으로 이어지는지를 기록하고 연결하는 회사를 지향한다. 고객의 상태와 향기 선호, 사용 전후 반응, 후기와 방문 행동 데이터를 바탕으로 향기 제품과 로컬 향기 경험을 제안하는 구조다. 이를 위해 로컬 공방과 제조사의 제품을 자사 몰에 등록하고 직접 관리·판매하며, 소비자에게 맞춤형 웰니스 솔루션을 제공하는 이커머스 모델을 설계하고 있다.
그 상생의 첫 결과물이 섬유 향수 ‘엘레나’다. 서울 아차산에 자리한 공방 ‘노티크’와의 협업으로 완성된 이 제품은 새벽 공기처럼 자연스럽고 은은하게 스며드는 ‘위로의 향’을 추구한다. 다만 엘레나는 특정 스트레스 완화 효능을 입증하기 위한 치료 제품이 아니라, ‘향기로 오늘의 컨디션을 돌아보는 경험’의 시작점에 가깝다. 함께 테스트 중인 스트레스 테스트 패치 역시 의료적 진단 도구가 아닌, 사용 전후의 컨디션 인식과 체감 반응을 기록하는 참고용 참여 장치로 활용되고 있다.
‘향방’ 개념 정립해 해외 시장으로 나아가고파
정하민 대표의 장기적인 목표는 향기를 통해 사람의 감정과 일상, 자기 돌봄의 영역을 연구하고 제안하는 ‘제향 회사’로 성장하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제향은 단순히 향을 제조한다는 의미를 넘어, 향이 사람의 컨디션과 감정 회복 루틴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기록하고 구조화하는 개념에 가깝다.
그는 향기요법이 서양의 아로마테라피에서만 출발한 개념이 아니라고 본다. 동양에서도 오래전부터 향을 가진 약초와 식물을 생활과 치유의 영역에서 활용해왔고, 한방 전통 안에서도 향기요법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다. 정 대표는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향기와 컨디션, 감정 상태, 사용 반응, 로컬 향기 경험을 연결하는 ‘향방’ 개념으로 발전시키고자 한다. 다만 아로마펄스는 지금 당장 치료나 진단을 주장하기보다, 향기를 통해 오늘의 마음과 컨디션을 돌아보는 일상 회복 루틴을 제안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본업 외에도 인천 지역 창업 커뮤니티 ‘우리동네 스타트업’을 운영하며 공방과 초기 창업자들의 연대를 돕고 있는 정하민 대표. 그의 진심이 담긴 다양한 노력이 기반이 되어 웰씨코리아가 로컬 공방과 소비자를 연결하며 은은한 회복의 경험을 전하는 브랜드로 성장해나가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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