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전경. 사진=강민석 기자
올해 상반기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은 대형 건설사들의 잔치로 끝났다. 서울 압구정5구역과 성수전략정비구역1지구, 신반포19·25차 통합 재건축 등 조(兆) 단위 대형 사업지의 시공사 선정이 잇따라 마무리되면서 주요 건설사들의 누적 수주액은 22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수주 실적 대부분이 상위권 건설사에 집중되면서 도시정비 시장의 양극화 현상도 한층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올해 주요 건설사들의 도시정비사업 누적 수주액은 22조2118억원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서는 올해 도시정비시장 규모가 8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상반기에만 22조원을 넘어서는 수주 실적이 쌓이면서 역대급 성적표라는 평가가 나온다.
올해 상반기 도시정비 시장은 유난히 '대어'가 많았다. 서울 강남권 재건축의 상징으로 꼽히는 압구정5구역을 비롯해 성수전략정비구역1지구, 신반포19·25차 통합 재건축 등 굵직한 사업지들이 잇따라 시공사 선정에 나섰다. 건설사들은 하이엔드 브랜드와 특화 설계, 사업 조건 등을 앞세워 경쟁을 벌였고 수주 결과는 상위권 건설사들의 압승으로 귀결됐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현대건설이다. 현대건설은 최근 압구정5구역 재건축 사업 시공권을 확보하며 누적 수주액 8조1434억원을 기록했다. 반기 기준 도시정비 수주액이 8조원을 넘어선 것은 업계 최초다. 기존 최고 기록이었던 2022년 상반기 수주액 6조9544억원도 가뿐히 넘어섰다.
GS건설 역시 5조5477억원을 기록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성수전략정비구역1지구를 비롯해 송파한양2차, 개포우성6차, 수지삼성4차 재건축 등 서울·수도권 핵심 사업지를 잇달아 따내며 '5조 클럽'에 안착했다. 올해 도시정비 수주 목표로 제시한 8조원 달성에도 청신호가 켜졌다는 평가다.
삼성물산 건설부문도 신반포19·25차 통합 재건축 사업을 수주하며 누적 수주액 3조248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한남4구역에 이어 반포 핵심 사업지까지 확보하면서 도시정비 시장 내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이로써 현대건설과 GS건설, 삼성물산 건설부문 등 3개 건설사가 나란히 '3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다. 대우건설도 2조9153억원을 기록하며 3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상위권 쏠림 현상은 수치로도 확인된다. 현대건설, GS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등 상위 4개사의 누적 수주액은 약 18조8000억원에 달한다. 전체 수주액의 85% 수준이다. 사실상 도시정비 시장 대부분을 상위권 건설사들이 나눠 가진 셈이다.
업계에서는 공사비 상승과 원가 부담 확대 속에서 선별 수주 기조가 확산되면서 브랜드 경쟁력과 자금력, 사업 수행 능력을 갖춘 대형 건설사 중심으로 시장 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재건축·재개발 조합 역시 사업 안정성을 중시하면서 시공 실적과 브랜드 파워를 갖춘 대형사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졌다는 분석이다.
관심은 이제 하반기로 향하고 있다. 상반기 대어급 사업지의 시공사 선정이 대부분 마무리되면서 다음 격전지는 여의도와 목동이 될 전망이다. 여의도 주요 재건축 단지와 목동신시가지 재건축 사업이 본격 궤도에 오를 경우 건설사 간 수주 경쟁도 다시 달아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도시정비 시장은 압구정·성수·반포 등 상징성 있는 사업지들이 주도했다"며 "하반기에는 여의도와 목동이 새로운 격전지로 떠오르겠지만 대형 건설사 중심의 수주 쏠림 현상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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