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동환 기자=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은 역대 최대 규모의 대회가 될 전망이다. 미국·캐나다·멕시코 3개국 16개 도시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에는 48개국이 참가해 총 104경기를 치른다. 32개국이 참가해 64경기를 소화했던 2022 카타르 월드컵과 비교하면 규모 자체가 크게 확대됐다.
월드컵의 변화는 경기 수 증가에만 있지 않다. 팬들의 소비 방식 역시 빠르게 변화고 있다. 과거에는 TV 생중계가 월드컵 경험의 대부분을 차지했다면, 이제는 경기 전 프리뷰 콘텐츠, 경기 중 실시간 소통, 경기 후 하이라이트와 분석 콘텐츠까지 이어지고, 팬들에게 전해지는 경험 전체가 중요해지고 있다.
국내에서도 JTBC와 KBS가 월드컵 중계를 맡을 예정이지만, 팬들의 시청 행태는 이미 단순한 TV 중계 방식을 넘어선 지 오래다. 눈에 띄는 증가는 최근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은 유튜브에서의 입중계 방식이다. 중계권은 없지만 크리에이터와 함께 경기를 보며 실시간으로 반응을 나누고 소통한다. 경기 후에는 소통을 기반으로 한 나름의 분석 컨텐츠가 빠르게 공개된다. 월드컵 기간에도 이스타TV, 뽈리TV, 달수네라이브 등 국내 주요 축구 유튜버들이 다양한 라이브 콘텐츠를 준비하고 있어 또 다른 시청 창구가 될 전망이다.
포털 중심의 뉴미디어 플랫폼의 역할도 주목된다. 네이버 치지직은 이번 월드컵 전 경기 생중계를 준비하고 있다. 일반 이용자는 대한민국 대표팀 경기를 일반 화질로 시청할 수 있으며, 전 경기 고화질 시청은 유료 회원에게 제공된다. 월드컵이 국내 스트리밍 플랫폼의 경쟁력과 유료 구독 모델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무대가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처럼 월드컵 콘텐츠 소비 창구가 다양회 될수록 중요해지는 것이 경기 이후 컨텐츠다. 104경기가 펼쳐지는 '경기의 홍수' 상황에서는 모든 경기를 실시간으로 챙겨보기 어렵다. 결국 팬들이 놓친 경기를 얼마나 쉽고 빠르게 따라갈 수 있도록 하느냐가 중요한 과제다.
글로벌 스포츠 미디어 업계가 AI 기반 콘텐츠 제작 기술에 주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경기 중 발생한 주요 장면을 자동으로 분석하고 선수별 영상과 하이라이트를 빠르게 제작해 팬들에게 제공하는 기술이 확산되고 있다.
AI 스포츠 콘텐츠 플랫폼 기업 WSC스포츠는 지난 2022년 카타르 월드컵 당시 AI 엔진을 활용해 64경기에서 3만 개 이상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제작했다. AI가 영상에 담긴 경기 내용을 인식하고 인간의 수작업과 비교할 수 없는 빠른 속도로 효율성 높은 영상을 제작하는 방식이다. 경기가 진행되는 중에도 특정 팀, 선수 혹은 득점, 드리블, 슈팅 등 원하는 상황을 조건으로 제시하고 영상의 비율과 시간 등을 설정하면 빠르면 수십 초 내에 하이라이트 영상이 완성되어 바로 팬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구조다.
당시 만들어진 수 많은 영상 중 약 3천 개는 리오넬 메시와 킬리안 음바페 관련 컨텐츠였다. 구글 플랫폼에 제공된 하이라이트 영상은 6,100만 회 이상의 조회수를 기록했으며 20개 이상의 방송사가 WSC 스포츠의 솔루션을 활용해 경기 직후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월드컵이 단순히 최고의 선수들이 경쟁하는 무대를 넘어 콘텐츠 기술의 경쟁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TV 중계와 스트리밍 플랫폼, 유튜브 라이브 콘텐츠, AI 기반 하이라이트가 모두 팬들의 시간을 놓고 경쟁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결국 이번 북중미월드컵의 승부처는 생중계 자체를 넘어 경기 전후 팬들의 관심을 얼마나 오래 붙잡아 둘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역대 최대 규모의 축구 전쟁은 경기장 안의 경쟁뿐 아니라 팬 경험을 둘러싼 새로운 경쟁의 시작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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