젠슨 황 '잠실 시구설'에 들썩인 증시…미확인 루머 테마주 경고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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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슨 황 '잠실 시구설'에 들썩인 증시…미확인 루머 테마주 경고등

르데스크 2026-06-01 15:12:15 신고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방한을 앞두고 국내 증시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특히 두산그룹 계열사를 중심으로 관련 종목들이 급등세를 보이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러나 금융투자업계 안팎에서는 확인되지 않은 기대감과 소문만으로 주가가 움직이는 이른바 '인물 테마주' 양상이 재현되고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과거 국내외 증시에서는 유명 인사의 방문이나 발언, 확인되지 않은 협력설 등에 기대 주가가 급등했다가 실질적인 성과가 뒤따르지 않으면서 급락한 사례가 반복돼 왔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군중심리에 휩쓸린 추격 매수에 나설 경우 큰 손실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기업의 실질 가치와 사업 전망을 중심으로 투자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당부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50분 기준 두산은 전 거래일 대비 14.25% 오른 225만3000원에 거래됐다. 장중 한때 상승률이 26%를 넘어서며 250만원선에 근접하기도 했다. 같은 시각 우선주인 두산우 역시 12% 넘게 상승하며 강세를 나타냈다. 장 초반에는 상승폭이 27%를 넘어서며 84만원까지 치솟았다. 

 

두산그룹의 로봇 전문 계열사인 두산로보틱스는 개장 직후 전일 대비 16% 오른 가격으로 출발한 뒤 이날 오전 10시 10분 경 상한가(+29.95%)인 13만8400원까지 치솟으며 장중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어 ▲두산2우B(+10.09%) ▲두산에너빌리티(+2.46%) ▲두산밥캣(+2.32%) 등 두산그룹주 대부분이 오름세를 기록 중이다. 

 

▲ 6월 1일 두산그룹주 주가 현황. [그래픽=장혜정, ⓒ르데스크]

 

이날 두산그룹주의 강세는 젠슨 황 CEO가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의 경기 시구자로 나설 수 있다는 소문이 확산한 데 따른 결과로 분석된다. 재계와 스포츠계 안팎에서는 이달 초 방한하는 젠슨 황 CEO가 오는 5~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리는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키움 히어로즈의 3연전 중 한 경기에 시구자로 오를 것이라는 관측이 흘러나왔다. 이에 대해 두산 베어스 구단 측은 "젠슨 황 CEO의 시구와 관련해 어떠한 내용도 전달 받은 것이 없다"고 밝혔지만 시장은 이미 들썩이는 모양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번 사례를 가십성 소문에 막연한 사업 협력 기대감이 투영되면서 나타난 시장 과열 현상이라고 진단한다. 특히 기업의 펀더멘탈(기초체력)과 무관하게 급등한 주가는 재료가 소멸하면 순식간에 급락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미국 주요 증시에서도 유력 인사의 발언이나 미확인 루머에 일시적인 매수세가 집중됐다가 이후 거품이 빠지면서 투자자들이 대규모 손실을 입은 전례가 반복돼왔다.

 

대표적인 사례는 미국의 비디오게임 유통업체인 게임스톱이다. 지난 2024년 5월 개인투자자들 사이에서 천재투자자로 불리며 이른바 '로어링 키티(Roaring Kitty)'라는 별칭으로 알려진 키스 길(Keith Gill)이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게임스톱에 관한 이미자 사진을 올리자 뚜렷한 사업 호재가 없는 상태에서 게임스톱 주가는 이틀 만에 170% 이상 상승했다. 시장이 그의 행보를 강력한 매수 신호로 받아들이면서 투자 자금이 대거 유입된 결과였다. 그러나 이후 로어링 키티의 추가적인 언급이 부재했으며 실적 개선세마저 확인되지 않자 주가는 하루 만에 40% 안팎으로 폭락하며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방한 소식으로 국내 증시가 들썩이고 있으나 과거 유력 인사의 행보나 미확인 소문으로 급등한 주가가 이내 폭락했던 사례가 적지 않은 만큼 실체 없는 기대감에 기댄 테마주 과열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진은 미국 뉴욕시 뉴욕증권거래소(NYSE) 객장에 표시된 게임스톱(GameStop)의 로고.[사진=로이터/연합뉴스]


세계적인 투자 대가 워런 버핏과 관련된 미국 전력회사 '피지앤이(PG&E)'도 유사한 전례를 보인 바 있다. 지난 2019년 4월, 대형 산불 책임에 따른 막대한 배상 부담으로 PG&E가 파산보호 절차를 밟고 있던 당시 시장에서는 버핏의 투자회사 버크셔 해서웨이가 PG&E 인수를 검토 중이라는 소문이 퍼졌다. M&A(인수합병) 가능성이 전해지자 PG&E 주가는 하루 만에 25% 이상 급등하며 투심이 집중됐다. 그러나 버핏은 이후 한 인터뷰를 통해 "100% 사실이 아니다"며 관련 보도를 부인했고 이후 시장의 기대감이 빠르게 냉각되면서 PG&E 주가는 상승폭을 즉각 반납한 뒤 오히려 하락세로 돌아섰다.

 

국내 증시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발생한 바 있다. 지난 2022년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을 앞두고 형성된 '네옴시티 테마주' 열풍이 대표적이다. 당시 총사업비 5000억달러(한화 약 755조원) 규모의 초대형 미래도시 프로젝트인 네옴시티 수주 기대감이 커지면서 건설 및 엔지니어링 관련 종목으로 자금이 대거 쏠렸다. 특히 한미글로벌과 유신 등 일부 종목은 한 달여 만에 주가가 두 배 가까이 급등하기도 했다. 그러나 같은 해 10월,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 일정이 불투명하다는 관측이 제기되자 관련 주가는 하루 만에 10% 이상 급락했다. 이후 11월 왕세자의 방한이 실제 성사됐음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기대치를 상회하는 구체적인 수주 성과가 확인되지 않자 차익실현 매물이 대거 쏟아지며 네옴시티 관련주 상당수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홍기용 인천대 경영학과 교수는 "유명 인사의 방문이나 발언 자체가 기업의 실적 개선이나 수주 증가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며 "확인되지 않은 기대감만으로 형성된 테마주는 재료가 소멸되는 순간 급격한 조정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투자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젠슨 황 엔비디아 CEO의 방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일부 종목들이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실제 기업가치 변화나 사업 성과로 이어질지 여부는 별개의 문제다"며 "단순한 만남이나 행사 참석 가능성만으로 투자 판단을 내리기보다는 기업의 실적과 기술 경쟁력, 사업 전망 등 본질적 가치에 근거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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