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대부분 "수업권·자율권 침해"…학교 "감사 후 입장 밝히겠다"
(전주=연합뉴스) 나보배 기자 = 전북의 한 공립중학교 교사들이 학교장으로부터 갑질과 과도한 의전 등으로 괴롭힘을 당했다고 신고하면서 해당 학교가 뒤숭숭하다.
1일 연합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전북지부는 최근 전북의 한 공립중학교 교사들로부터 학교장 A씨가 독단적인 의사 결정으로 교사들의 자율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피해 신고를 받고 그를 전북자치도교육청에 신고했다.
피해 신고서에는 이미 결정된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의 요일을 A씨가 무리하게 변경하고, 이후 관련 민원을 제기하는 학부모에게 교사의 업무 미숙에 따른 것이라고 책임을 떠넘겼다는 내용 등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교사 B씨는 "당시 방과 후 프로그램에 대한 행정적 절차까지 마친 상태였으나 수업 하루 전날 A 교장의 지시 한 마디에 모든 행정 절차가 무효가 됐다"며 "이 사안의 부당함에 대해 이야기하자 교장은 '무례하다'는 듯 고압적 태도로 대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밖에도 다른 의견을 내면 A 교장이 고성으로 화를 내는 등 위압감을 주는 행동을 반복해서 했다"며 "심리적으로 크게 위축된 데다가 교육전문가로서 존중받지 못하고 있다는 무력감에 정신과에서 치료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한 교사는 학기 시작 후 2주가 지난 시점에서 A 교장으로부터 임의로 창의적 체험활동 수업 미술동아리 개설을 강요받았고, 업무 과중을 이유로 거절 의사를 밝히자 교장이 그를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는 내용도 있었다.
피해 신고서에서 교사 C씨는 "학기 진행 중에 동아리 시수를 늘리면 시간표가 틀어져 다른 교사와도 조율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며 "이런 상황을 설명하자 교장은 '시수 이야기는 하지도 말라, 먼저 어떤 동아리를 진행할지 와서 보고했어야 했다'는 식으로 교사의 자율성을 존중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교사들은 교장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교사의 직책이 아닌 이름을 부르며 하대했다거나, 본인보다 회식 자리에 먼저 와있을 것을 강요하는 과도한 의전을 요구했다는 의견을 낸 것으로 파악됐다.
또 교사들은 불필요한 대기 시간을 줄이기 위해 추진돼온 행정 간소화를 교장이 무시하고 대면 보고를 필수화해 수업 준비에 차질을 빚고 있다고도 했다.
신고를 접수한 전북교육청은 해당 중학교에서 교사들의 진술을 청취하는 등 감사를 진행 중이다.
이 교장은 지난해 1학기 이 학교에 부임했는데, 당시부터 함께 근무한 교사 21명 중 18명가량이 비슷한 피해를 봤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해당 학교는 "교육청 감사가 마무리된 뒤 입장을 밝히는 것을 고려해보겠다"고 해명했다.
학교 관계자는 "현재 감사가 진행 중인 만큼, 이와 관련해 답변하기 어렵다는 게 교장의 입장"이라며 "(피해를 봤다는) 교사들의 입장에 대해 이런저런 의견을 밝힐 경우 학교 구성원 간의 갈등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학교가 불안정해질 경우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갈 것"이라며 "현재로서는 별다른 말을 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war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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