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랜드’ 김성철, 핏빛 야만 사이 한 떨기 피워낸 ‘순애’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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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드랜드’ 김성철, 핏빛 야만 사이 한 떨기 피워낸 ‘순애’ [인터뷰]

스포츠동아 2026-06-01 13:26:03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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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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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 장은지 기자] 디즈니+ 오리지널 시리즈 ‘골드랜드’는 정산의 한 카지노를 배경으로, 1500억 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규모의 금괴를 마주한 인간들이 탐욕에 파멸해 가는 과정을 그린다. 악의 축으로 그려지는 박이사(이광수)가 설계한 판을 뒤흔드는 것은, 기어이 금괴를 가로채겠다는 ‘욕망의 반란군’ 박보영과 김성철이다. 은밀한 동업자가 되는 두 사람은 목숨을 건 배팅에 위태롭게 동행하며 극의 서스펜스를 이끈다.

박보영이 맡은 김희주는 금괴 앞에서 점차 피폐해지는 인간의 민낯을 그려내는 인물. 김성철이 맡은 우기는 자칫 무겁게 가라앉는 장르물의 틈새를 특유의 날 것 같은 생동감으로 채우며 이 탈취극의 속도감을 쥐락펴락한다. 1500억 원의 유혹만큼이나 매혹적인, 이들의 치열한 사투의 기록을 들여다봤다.

사진제공 |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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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에 숨을 불어넣는 영민한 페이스메이커
김성철이 맡은 우기는 극에 살아 숨 쉬는 박동을 불어넣는 영민한 페이스메이커다. 마라톤에서 전체 레이스의 속도를 조절하는 존재처럼, 자칫 무겁고 장황해질 수 있는 10부작의 범죄 스릴러 안에 활기를 불어넣으며 극의 흐름과 속도감을 영리하게 조절한다.

우기는 ‘골드랜드’에서 대부업체 말단 조직원이자 금괴를 탈취한 희주를 돕는 조력자다. 극에서 유일하게 금괴보다 사람, 희주를 우선하기도 하는 인물이다. 피비린내 나는 야만 사이 피어난 한 떨기 낭만, 서스펜스와 순애 사이를 집요하게 줄타기한 우기, 김성철을 만났다. 

‘지옥 2’, ‘파과’, 이번 ‘골드랜드’까지 지금껏 김성철이 맡아온 인물들은 하나같이 첨예한 추측과 해석을 빚으며 기필코 담론을 낳았다. 이는 그가 한 인물이 가진 다양한 측면을 한 겹 한 겹 정교하게 쌓아올렸기 때문이기도 하다.

“캐릭터를 구축할 때 ‘레이어’(층)를 가장 중요시 해요. 그런 특성 덕분에 김성훈 감독도 ‘김성철이란 배우는 답이 뒤에 나온다’란 말씀을 해주셨죠.” 

이번에도 그의 집요함은 빛났다. 우기란 인물은 한 지역을 벗어나 본 적이 없는 폐쇄적인 인물로 그리고자 했다. 그래야 어릴 적 알았던 희주를 향한 ‘순애’와 그의 돌발적인 직진성이 설득력을 얻는다. 그는 “동네 매점에서 가장 싼 노란색 염색약을 썼다가 대충 오렌지색이 나온 것”처럼 머리 스타일에 디테일을 살렸다. 또 동네 조직원들이 ‘형님, 형님’ 하는 것처럼 ‘누나’란 호칭이 입버릇처럼 나오게끔 대사마다 붙여 연습했다.

사진제공 | 월트디즈니컴퍼니 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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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 순정 양아치란 별명, 마음에 드는데요?”
그렇게 완성된 우기를 두고 시청자들은 ‘낭만 있는 순정 양아치’란 절묘한 별명을 붙여주기도 했다. “사실 처음 우기를 보고 2000년대 중후반 짧은 드라마 같던 뮤직비디오의 남자 주인공 같다고 생각했어요. 그 느낌을 염두에 뒀는데 의도가 잘 맞아떨어진 것 같아요.”

우기는 금괴의 유통 경로나 시스템 같은, 극의 몰입을 위해서 꼭 필요한 ‘설명’을 해야 하는 인물이기도 했다.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흐름에도 불구하고, 그는 법자(슬기로운 감빵생활)와 잎생(아스달 연대기) 등 감초 역할들로 쌓은 노하우로 영리하게 돌파했다.

“극이 무겁고 짙다 보니 계속 제가 활기를 불어넣는 역할을 해야 할 것 같은 책임감도 있었죠. 대본의 틈마다 추임새와 애드리브를 살리려고 했어요.” 

우기와 희주의 여정이 절체절명의 사투로 그려진 만큼, 격렬한 몸의 사투를 벌이기도 했다.

그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대구 동성로를 최선을 다해 뛰었던 후일담을 전했다. “힘껏 뛰는 장면이 있고, 적당히 뛰어도 되는 신도 있었는데 연휴 시즌이라 정말 거리에 모든 사람들이 나와 보고 있는 거예요. 한 장면도 허투루 뛸 수가 없는 거예요. 이틀 내내 4~5시간 그렇게 뛰고 다음날엔 다리가 너무 후들거리더라고요.”

한파에 컨테이너에서 촬영한 고문 장면 역시 인상적이었다. 그는 당시 상대 배우던 이광수가 ‘박 이사’ 역에 너무 몰입한 나머지 벌어진 비하인드도 털어놨다. “망치로 찍는 장면이었는데 광수 형의 눈에 ‘진짜 살기’가 돌았죠. 진짜 저를 찍을 것처럼 너무 무서워 제가 ‘진정하라’고 할 정도였다니까요.”

‘골드랜드’의 대장정을 마친 김성철은 현재 차기작 ‘슬리핑 닥터’를 촬영 중이다. 로맨스 코미디물에서 만큼은 유독 ‘서브 남주’로 활약하며 여주인공과 맺어지지 못한 그다. 그는 이번에야 말로 그의 “쌍방 로맨스를 볼 수 있을 것”이라 힘주어 말했다.


장은지 기자 eun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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