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루트 공습 본격화 타진하며 남부 전략 요충지 점령
협상판 엎을 악재…美, 이스라엘·레바논 새 휴전합의 추진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최근 이스라엘군의 레바논 침공 확대가 현재 미국과 이란이 진행중인 종전 양해각서(MOU) 협상에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MOU 초안에는 헤즈볼라가 활동하는 레바논을 비롯한 모든 전선에서 전쟁을 중단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를 상대로 공세를 강화하라는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의 지난달 25일 지시에 따라 기존 통제선인 이른바 '옐로라인'을 넘어서 최근 작전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달 28일에는 인구 밀집지인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 대한 공습을 3주만에 재개한 데 이어 29일에는 양국 국경(이른바 '블루라인')에서 북쪽으로 약 30㎞ 떨어진 리타니강을 넘었다.
이어 31일에는 헤즈볼라의 핵심 거점인 나바티에가 한눈에 보이는 전략적 요충지 '보포르 성'(아랍어명 '칼라아트 알샤키프')을 점령하고, 리타니강보다 약 10㎞ 북쪽에 있는 자흐라니강 방향으로 진격중이다.
이스라엘은 1982년부터 2000년까지 보포르 성을 점령했을 때 헤즈볼라의 거센 저항으로 막대한 인명 피해를 겪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이스라엘과 레바논이 협정을 체결해 전투 중단과 헤즈볼라 무장해제를 추진해달라고 요구해왔으나, 레바논 남부에서 정부군의 힘이 약해 헤즈볼라의 이스라엘 공격을 막기는 힘든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레바논에서는 이스라엘군과 헤즈볼라의 전투가 재개된 3월 2일 이후 3천412명이 숨지고 1만269명이 부상했다.
이런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이 계속된다면 미국과 이란 사이의 협상은 결실을 거두기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과 이란이 추진중인 휴전 협상 초안에는 이란 국토는 물론이고, 헤즈볼라가 활동하는 레바논 남부를 포함해 중동 지역 모든 전선에서 헤즈볼라 등 이란의 대리세력과 이스라엘 등 미국 동맹국들이 교전을 중단해야 한다는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란 정권 입장에서는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레바논 내 시아파 무슬림들의 삶의 터전이 초토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종교적·정치적 동맹세력이며 대리자인 헤즈볼라를 버린다는 국내외의 비난을 받아가며 미국과 종전협상에 합의하기는 어렵다.
이스라엘의 레바논 침공 확대에 대해 장-노엘 바로 프랑스 외무부 장관은 "용인할 수 없는 영토 점령"이라고 규정하고 6월 1일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긴급회의를 소집해달라고 요구했다.
미국은 이스라엘과 레바논 양측에 확전 자제와 공격 중단을 촉구하면서 새로운 휴전안을 제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31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부 장관은 조셉 아운 레바논 대통령과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이 제안을 제시했다.
미국은 첫 단계로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에 대한 모든 공격을 중단하고 그 대가로 이스라엘이 베이루트에서 확전을 자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미국의 정치전문매체 악시오스는 한 소속 기자의 X 계정으로 루비오 장관, 아운 대통령, 네타냐후 총리의 전화통화가 최근 48시간 이내에 이뤄졌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의 영자신문 '예루살렘포스트'에 따르면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들은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에 대한 공습을 확대할 수 있게 허용해달라고 미국 측에 최근 요청했다.
이 신문은 소식통들을 인용해 미국-이란 종전 협상, 이스라엘-레바논 협상이 모두 진전이 없는 만큼 이스라엘 측이 미국의 긍정적인 반응을 기대하며 이같이 요청했다고 전했다.
limhwaso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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