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치료는 점점 더 정교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얼마나 강하게 암세포를 제거하느냐가 중요했다면 최근에는 정상조직 손상을 줄이면서 환자의 삶의 질까지 함께 지키는 방향으로 치료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최근에는 치료 정밀도뿐 아니라 치료 속도와 환자 편의성 역시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방사선치료는 여러 차례 반복 시행되는 경우가 많아 치료기간 동안 환자의 피로도와 일상생활 제한 부담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의료현장에서는 치료시간을 줄이고 움직임 오차를 최소화하면서도 환자의 생활 불편을 낮추는 방향으로 기술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은 최근 최신 방사선 암 치료기 ‘트루빔(TrueBeam) 4.1’을 도입하고 기존 장비 업그레이드까지 완료하며 정밀 방사선치료 역량 강화에 나섰다. 특히 차세대 지능형 아크 치료기술 ‘래피드아크 다이내믹(RapidArc Dynamic)’과 초고해상도 영상유도 시스템 ‘하이퍼사이트(HyperSight)’를 국내 최초로 동시에 탑재하고 무표식 표면유도 방사선치료 시스템(SGRT)까지 적용해 보다 정밀하고 환자 친화적인 치료환경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이시원 가톨릭대 은평성모병원 방사선종양학과 교수를 만나 트루빔 4.1 도입 의미와 정밀 방사선치료 변화 방향에 대해 들었다.
- 은평성모병원이 최근 트루빔 4.1을 도입했는데.
최근 방사선치료는 단순히 암을 조사하는 개념을 넘어 정상조직 손상을 줄이고 환자의 기능과 삶의 질까지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병원 역시 이런 흐름에 맞춰 보다 정밀하고 안전한 치료환경을 구축하기 위해 트루빔 4.1을 도입하게 됐다. 특히 암환자가 점점 고령화되고 있는 점을 고려, 치료 과정에서 삶의 질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치료 정확도와 환자 편의성을 동시에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 이번 트루빔 4.1 도입으로 의료현장에서 가장 크게 달라질 부분은.
영상 정밀도와 치료 속도가 가장 큰 변화라고 볼 수 있다. 최근 방사선치료에서는 치료 직전 종양 위치를 얼마나 정확하게 확인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호흡이나 장기 움직임에 따라 종양 위치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트루빔 4.1은 치료 직전 영상 기반 위치 확인 기능이 더욱 강화됐다. 또 치료 속도가 빨라지면서 환자 움직임에 따른 오차 가능성도 감소할 수 있다.
- 치료시간 단축은 환자들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지.
고령환자나 통증이 심한 환자 입장에서는 치료 자세를 오래 유지하는 것 자체가 부담이 될 수 있다. 특히 방사선치료는 정해진 자세를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치료시간이 길어질수록 환자 피로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치료시간이 짧아지면 환자 부담 감소뿐 아니라 움직임 자체가 줄어든다. 즉 환자 편의성과 치료 정확도가 함께 올라가는 것이다.
- 수도권 서북부 권역 암 치료 측면에서 트루빔 4.1도입의 의미는.
고난도 방사선치료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환자 입장에서 치료를 위해 장거리 이동을 반복하는 것도 큰 부담이다. 특히 방사선치료는 여러 차례 병원을 방문해야 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접근성이 매우 중요하다. 은평성모병원이 최신 방사선치료 장비 2대를 운영하게 되면서 수도권 서북부 지역 환자들에게 보다 안정적이고 정밀한 치료환경을 제공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최근 중입자·양성자 치료에 대한 관심도 높다.
중입자·양성자 치료 역시 중요한 기술이다. 하지만 모든 환자에게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현재 의료현장에서는 환자 상태와 암종 특성에 맞춰 가장 적절한 치료를 선택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트루빔 기반 방사선치료 역시 다양한 암종에서 충분히 높은 치료성과를 보이고 있다. 특히 치료 접근성과 현실적인 비용 측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 결국 중요한 것은 특정 장비 경쟁이 아니라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를 제공하는 것이다.
- 앞으로 방사선치료는 어떤 방향으로 발전할 것으로 보나.
앞으로는 AI와 데이터 기반 정밀치료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본다. 환자별 종양 특성과 움직임 패턴을 보다 정교하게 분석하고 정상조직 손상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게 될 것이다. 또 단순 생존을 넘어 치료 이후 삶의 질까지 함께 관리하는 개념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본다. 결국 방사선치료 역시 ‘암만 치료하는 시대’를 넘어 환자의 삶 전체를 함께 고려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