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비뉴스와 초록우산은 우리 사회에서 성장하는 모든 아이들이 차별 없이 보호받을 수 있도록 ‘이주배경아동, 함께 키워요’ 연속 기고를 마련했습니다. 이번 연재는 언어·문화 장벽과 불안정한 법적 지위로 인해 여전히 교육과 복지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주배경아동들의 실태를 조명하고 제도적 개선 방향을 모색합니다. 모든 아동이 안전하고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는 포용적 사회를 만들기 위한 공감과 연대의 마음이 확산되길 바랍니다. - 편집자 말
초록우산 광주지역본부 복지사업팀 변정랑 팀장. ⓒ초록우산
몇 해 전부터 초록우산 광주지역본부는 이주배경아동 대상 한국어 교육 프로그램 ‘새싹학교’를 운영해오고 있다. 사업을 이어가며 한 가지 고민이 생겼다. 아이들은 학교에 잘 다니고 친구들과도 어울렸지만 수업은 따라가기 어려워했다. 수학의 ‘비례’, 과학의 ‘증발’, 사회의 ‘인구분포’처럼 교과 개념을 이해하고 표현해야 하는 순간이면 점점 조용해졌다.
자세히 살펴보니 교과를 이해하려면 일상 언어를 넘어 교과서에 반복적으로 나오는 공부용 어휘인 ‘학습도구어’가 필요하지만, 많은 아이들이 이를 충분히 익히지 못한 채 수업에 참여해 배움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더욱이 이주배경아동은 국내 출생 다문화가정 아동, 중도입국 아동, 외국인가정 아동, 미등록 아동 등 배경과 환경이 다양하다. 이주배경아동들의 상황은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지만, 정책은 여전히 이들을 단일 집단처럼 바라보며 한국어 교육 중심으로 지원하고 있다. 한국어 교육이 곧 교육권 보장은 아니다. 아동들이 한국어를 익히는 동안 개별 교과의 학습 공백이 발생하며 이에 따른 정체성 혼란, 진로 탐색의 어려움까지 맞물리고 있다.
이주배경아동에게 필요한 것은 일관적인 한국어 교육이 아니라, 교과 학습까지 연결되는 맞춤형 배움의 체계다.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은 방안들이 검토된다면 이 아이들의 일상은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첫째, 아동별 맞춤형 교육지원 체계를 마련하는 것이다. 이주배경아동은 각자 배경과 학습 경험이 모두 다르다. 같은 지원을 일괄적으로 적용하면 오히려 학습 공백이 커질 수 있다. 언어 수준과 학습 단계, 학교 적응 정도를 함께 고려한 맞춤형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학생의 부족한 점을 보완하는 방식이 아니라, 각자가 가진 경험과 강점을 바탕으로 배움을 이어갈 수 있는 지원 체계가 필요하다.
둘째, 한국어 교육을 교과 학습과 연결하는 것이다. 일상적인 의사소통이 가능하다고 해서 수업 이해가 가능한 것은 아니다. 교과 개념을 이해하고 설명하는 학습도구어 교육과 교과 보충 지원이 함께 이루어져야 하며 이를 담당할 전문 인력도 확대될 필요가 있다.
셋째, 이주배경아동을 찾고 지원할 수 있는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언어와 학습의 어려움은 정서적 위축과 학교 이탈로 이어지기도 한다. 학교가 아이들에게 유일한 사회적 공간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심리·정서 지원을 강화하고, 학교 밖 이주배경아동까지 연결할 수 있는 지역사회 기반 지원체계도 함께 마련해야 할 것이다.
학교에 있지만 배움으로부터 점점 밀려나는 이주배경아동들이 있다. 출석부에는 있지만 수업에는 없는 아이들이 있다. 이주배경아동의 교육권 보장을 위해서는 한국어 교육과 함께 아동별 상황에 맞는 맞춤형 교육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이주배경아동의 교육권을 보장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함께 고민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아이들이 단지 교실에 머무는 것을 넘어 그 안에서 함께 배우고 성장할 수 있도록 우리 사회가 모든 아동의 가능성을 키워주는 교육 환경을 만들어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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