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한상
전통 궁중 음식의 맥을 현대적으로 풀어낸 ‘한국의집’에서 미리 만난 제철 보양식.
지금은 사라진 충무로 대한극장 옆, 남산골공원 자락에 자리한 ‘한국의집’은 본래 영빈관의 기능을 하던 곳이었다. 1981년 전통 건축양식으로 탈바꿈한 뒤, 국가유산진흥원의 관할이 되어 한국의 전통문화를 보존하고 알리는 역할에 집중하고 있다. 전통 혼례 장소로 인기가 많지만, 사실 이곳의 가장 큰 목적은 궁중 음식의 전통을 이어가는 데 있다. 미슐랭 1스타 셰프 조희숙 조리 고문과 국가무형유산 조선왕조궁중음식 이수자인 김도섭 한식연구팀장을 중심으로, 전국 각지의 식재료와 고조리서를 연구하며 전통 한식을 선보인다.
지난해 한국의집은 대대적인 보수 공사 소식을 알리고 잠시 문을 닫았다. 모든 영업을 중단한 채 쉬어가는 것은 45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다이닝 공간의 확장이다. 지하에 있던 조리실은 1층으로 옮겨와 더 넓어졌고, 분리되어 있던 별채의 두 공간 사이에는 통로가 생겨 대관 중심으로 운영했던 우금헌에서도 식사를 할 수 있게 됐다. 앞으로 한국의집이 무엇에 집중할지를 보여주는 변화다. 제철 식재료를 적극 활용한 궁중 음식과 전통 다과, 이 모든 것을 널리 알리기 위한 한식 아카데미 프로그램까지. 이제 더 넓어진 공간에서 더 많은 사람이 한국의 식문화를 경험할 수 있게 됐다. 다시 문을 연 뒤 처음으로 맞는 여름이다. 새 계절 맞이 신메뉴 준비에 한창인 한국의집에서 6월부터 선보인다는 여름 보양식을 미리 맛봤다.
계육녹두편
여름 보양 메뉴의 대표격인 삼계탕을 전통 떡인 녹두편으로 재해석했다. 올해 한국의집이 특허 출원한 메뉴다. 곱게 빻은 녹두고물 위에 다진 닭가슴살을 올리고 삼계탕에 들어가는 수삼과 대추채 등을 고명으로 곁들였다. 모든 재료를 숟가락에 가득 올려 케이크처럼 부드럽게 뜬다. 팔팔 끓는 뚝배기에 담긴 삼계탕 맛이 난다.
깨즙탕
고조리서 〈조선요리법〉과 〈음식법〉에서는 ‘깨국’ ‘깨국잡탕’ 등으로 부르기도 하는 깨즙탕은 볶은 참깨를 갈아 만든 즙에 닭 살코기, 오이, 목이버섯 등을 넣어 차게 먹는 음식이다. 언뜻 초계국수 같기도 하지만, 보다 고소하고 포만감이 크다. 여름철 입맛을 돋우기에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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