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절제술' 수준으로 살 빼는 신약 등장... 겁나서 복용 중단할 정도의 감량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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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절제술' 수준으로 살 빼는 신약 등장... 겁나서 복용 중단할 정도의 감량 효과

위키트리 2026-05-31 21:59:00 신고

3줄요약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만든 사진.
체중의 30%가 줄었다. 100kg이었던 사람이 70kg이 됐다. 위절제술 없이. 일부 특이한 케이스가 아니라 임상시험 참가자들의 평균이 이 정도다. 체중의 15%를 줄이는 세마글루타이드(오젬픽·위고비)가 처음 등장했을 때 세상은 이를 혁명으로 받아들였다. 그 뒤를 이은 티르제파타이드(마운자로·젭바운드)는 20%를 넘어셨다. 놀라지 말라. 지금 임상시험 막바지에 있는 레타트루타이드는 25%, 28%, 일부에서는 30%까지 감량 효과를 기록하고 있다.

세마글루타이드: 현재 비만 치료제의 기준점

비만 치료제의 현황을 이해하려면 세마글루타이드에서 출발해야 한다.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가 개발한 이 약물은 원래 2형 당뇨 치료제로 승인됐지만, 비만 치료 용도로도 FDA 승인을 받아 널리 처방됐다.

세마글루타이드의 작용 기전은 'GLP-1 수용체 작용제'다.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은 음식을 먹은 뒤 소장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췌장에 인슐린을 분비하라는 신호를 보내고 뇌의 식욕 중추에 포만감을 전달하며 위장 운동도 느리게 만든다. 세마글루타이드는 이 GLP-1 수용체에 결합해 해당 신호를 강하게, 오래 유지시키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STEP 임상시험에서 세마글루타이드는 유의미하고 지속적인 체중 감소를 보였으며, 2021년 FDA는 비만 치료 목적으로 세마글루타이드 2.4mg 피하주사를 승인했다.

직접 비교 임상인 SURMOUNT-5 연구(72주, 751명)에서 세마글루타이드 투여 참가자들은 평균 체중의 13.7%, 약 15kg을 감량했다.

티르제파타이드: 이중 작용으로 한 계단 더

세마글루타이드의 임상 성과 이후 후속 개발의 방향은 ‘수용체를 하나 더 겨냥하면 어떻게 되는가’였다. 그 결과물이 일라이 릴리가 개발한 티르제파타이드다.

티르제파타이드는 GLP-1 수용체에 더해 GIP(포도당 의존성 인슐린 분비 자극 펩타이드) 수용체에도 동시에 작용하는 '이중 작용제(dual agonist)'다. GIP는 저혈당 상태에서 글루카곤 수치를 조절하고 지방 대사를 돕는 기능을 한다. GLP-1과 GIP가 함께 작용하면 식욕 억제와 지방 대사 개선 폭이 단독 작용 때보다 커진다.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만든 사진.

같은 SURMOUNT-5 연구에서 티르제파타이드 투여 참가자들은 평균 체중의 20.2%, 약 22.8kg을 감량해 세마글루타이드(13.7%)와 6.5%포인트 차이를 보였다. 7개 연구, 2만8980명을 대상으로 한 메타 분석에서도 티르제파타이드는 세마글루타이드보다 유의미하게 큰 체중 감소를 나타냈다.

레타트루타이드: 세 번째 수용체를 겨냥하다

레타트루타이드는 역시 일라이 릴리가 개발한 'GLP-1·GIP·글루카곤 삼중 수용체 작용제(triple agonist)'다. 여기서 핵심은 세 번째 표적인 글루카곤 수용체다.

레타트루타이드는 GIP, GLP-1, 글루카곤 세 가지 호르몬 수용체를 모두 활성화하는 단일 분자다. 글루카곤은 일반적으로 혈당을 올리는 호르몬으로 알려져 있지만, 간에서는 별도의 역할을 한다. 글루카곤 수용체 활성화는 간의 지방산 산화(fatty acid oxidation)와 열 생성을 직접 늘리는데, 이는 식욕 억제 효과와는 별개로 신체의 칼로리 소모 자체를 높인다. 세마글루타이드나 티르제파타이드가 주로 '덜 먹게 하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것에 더해, 레타트루타이드는 몸이 '더 많이 태우게' 하는 경로를 추가한다는 것이 연구자들의 설명이다.

대니얼 드러커 토론토대학교 의학 교수는 레타트루타이드에 대해 "GLP-1 계열 의약품 중 가장 강력한 체중 감소 효과를 가진 것으로 주목받아 온 약"이라고 평했다.

임상 데이터 살펴봤더니 ‘수술’ 수준의 결과

레타트루타이드의 임상시험은 현재까지 2상과 3상 일부가 발표됐다.

2023년 뉴잉글랜드 의학저널(NEJM)에 게재된 2상 임상에서는 338명의 비만 성인을 대상으로 한 결과, 12mg 투여 집단은 48주 만에 체중의 약 24%를 감량했다. 일부 참가자는 30% 이상을 감량했다. 위 절제술에서 보고되던 수준과 겹친다.

3상 임상 TRIUMPH-4에서는 무릎 골관절염을 동반한 비만 성인 445명을 대상으로, 레타트루타이드 12mg 투여 집단이 68주 만에 평균 체중의 28.7%를 감량했다. 9mg 투여 집단은 26.4%, 위약 집단은 2.1%였다. 12mg 투여 집단에서 참가자의 58.6%가 25% 이상 감량을 달성했고, 39.4%는 30% 이상 감량했다.

2026년 5월 발표된 TRIUMPH-1 연구(2339명, 104주)에서는 9mg 또는 12mg 투여 집단에서 최대 30%의 체중 감소가 나타났다. 80주 시점 기준, 12mg 투여 집단의 평균 체중 감소율은 25.0%, 9mg은 23.7%, 4mg은 17.6%였고, 위약군은 3.9%였다.

전문가들의 비교 분석에 따르면, 레타트루타이드의 24~29% 체중 감소는 위 소매 절제술의 일반적인 결과 범위(20~25%)와 직접 겹치며, 위 우회술의 결과 하한선(25~35%)에 걸친다. 일라이 릴리 역시 레타트루타이드의 임상 결과가 위 절제술 수준에 비견된다고 밝히고 있다. 다만 위 우회술 등의 수술은 수십 년치 장기 추적 데이터가 축적된 반면, 레타트루타이드의 데이터는 현재 최대 104주 수준이라는 점에서 직접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

심지어 지방간 수치도 개선... 예상을 넘어선 효과

레타트루타이드의 또 다른 주목할 만한 결과는 간에서 나왔다.

비만 인구에서 MASLD(대사 기능 장애 관련 지방성 간질환, 이전 명칭 NAFLD·비알코올성 지방간) 유병률은 높다. 체중이 줄면 지방간이 개선되는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지만, 레타트루타이드의 간 효과는 단순 체중 감소의 결과를 넘어선다는 게 연구자들의 평가다.

버지니아 커먼웰스대학교 간 질환 연구소 소장인 아룬 J. 산얄 교수는 2023년 미국 간학회(The Liver Meeting) 발표에서 "참가자의 약 90%가 연구 종료 시점에 지방성 간질환 진단 기준을 더 이상 충족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글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AI 툴로 만든 사진.

세부 수치를 보면, 48주 시점에서 8mg 투여 집단의 간 지방 상대적 감소율은 81.7%, 12mg 집단은 86%였다(위약군 4.6%). 8mg과 12mg 집단 모두에서 30% 이상 간 지방 감소를 달성한 비율은 100%였다. 48주 고용량 투여 집단에서는 93%가 지방간 진단 기준 이하로 개선됐다.

글루카곤 수용체 활성화가 간의 지방산 직접 산화를 촉진하는 기전 덕분에, 레타트루타이드는 세마글루타이드나 티르제파타이드보다 간 지방 감소 폭이 실질적으로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이 지방간 관련 데이터는 2상 임상 기반이며, 3상 MASLD·MASH 전용 결과는 2026년 공개 예정이다.

부작용, 위장관 증상과 새로 발견된 피부 감각 이상

레타트루타이드의 주된 부작용은 다른 GLP-1 계열 약물과 유사하다. 가장 흔한 것은 구역, 설사, 구토 등 위장관 증상이다. TRIUMPH-4 기준으로 구역 43%, 설사 33% 수준이었다. 대부분 투약 초기 용량을 올리는 시기에 집중됐으며, 중등도~경증이 다수였다.

레타트루타이드에서만 관찰된 부작용도 있다. 다른 비만 치료제에서는 보고되지 않은 이상 피부 감각(dysesthesia)이 12mg 투여 집단의 20.9%에서 나타났다. 비정상적인 촉각 자극이 느껴지는 증상으로, 정확한 기전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며 장기 모니터링이 진행 중이다.

TRIUMPH-4에서 부작용으로 인한 투약 중단율은 12mg 기준 18.2%로, 당뇨 임상(TRANSCEND-T2D-1)의 5.1%보다 높았다. BMI 35 초과 고도비만 참가자의 중단율은 12.1%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일부 중단 사례는 "체중이 너무 빠르게 줄어 불안하다"는 이유였다.

레타트루타이드는 현재 TRIUMPH 프로그램 내 여러 3상 임상이 동시 진행 중이다. 비만, 2형 당뇨, 골관절염, 수면무호흡증, 만성 요통 등 다양한 적응증에 대한 7개 3상 임상이 올해 완료될 예정이다. 일라이 릴리는 내년 말 또는 2028년 초 FDA 승인 신청을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임상 데이터의 최대 추적 기간은 104주다. 약을 끊었을 때 체중이 다시 오르는지 여부, 10년 이상의 장기 안전성, 심혈관 사건 감소 여부 등은 아직 확인 중이다. 약 자체에서 기인하는 심각한 부작용은 현재까지의 임상에서 발견되지 않았지만 장기 데이터 확보를 위한 임상이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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