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희준 기자= 홍명보호가 제대로 보약을 들이켰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31일 오전 10시(한국시간) 미국 유타주 프로보의 BYU 사우스필드에서 트리니다드토바고와 친선경기를 치러 5-0 대승을 거뒀다. 한국은 오는 6월 4일 엘살바도르와 한 차례 친선경기를 갖는다.
이날 한국은 3-4-2-1 전형으로 나섰다. 손흥민이 최전방을 책임졌고 배준호와 이동경이 그 뒤를 받쳤다. 김진규와 백승호가 중원에, 옌스 카스트로프와 김문환이 윙백에 위치했고 이기혁, 조유민, 이한범이 수비라인을 구축했으며 조현우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홍명보호는 월드컵 전 평가전에서 강팀을 상대로 전력을 점검하기보다 고지대 적응에 초점을 맞췄다. A조에서 상대하는 체코,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보다 두 수 아래로 평가받는 FIFA 랭킹 102위 트리니다드토바고, 100위 엘살바도르와 맞대결을 한 것도 고지대에서 친선경기를 할 만한 나라가 별로 없었기 때문이다.
이 경기에서 현실적으로 수비 전술에서 성과를 얻기는 어려웠다. 실제 경기에서도 한국이 이따금 트리니다드토바고의 전진을 저지할 때를 제외하면 실질적인 수비 기회 자체가 없었다. 그보다는 저지대와는 다른 고지대의 공 움직임에 발을 맞추는 것에 중점을 둬야 했다. 3월 A매치 2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친 공격진이 약팀을 상대로 대량 득점을 뽑아내 자신감을 끌어올리는 작업이 필요했다.
결과적으로 한국은 5골을 터뜨리며 공격진의 자신감을 배가했다. 손흥민과 조규성이 멀티골을 넣었고, 황희찬도 페널티킥으로 골맛을 봤다. 손흥민은 이날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선발돼 62분 동안 활약했다. 전반 40분 김문환이 오른쪽에서 내준 낮은 크로스를 문전으로 쇄도하며 깔끔하게 마무리해 경기 선제골을 작성했고, 3분 뒤에는 배준호가 얻어낸 페널티킥을 강력한 슈팅으로 마무리해 추가골도 만들어냈다.
손흥민이 대표팀에서 마지막으로 멀티골을 터뜨린 건 2024년 6월 6일 싱가포르와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5차전이었다. 홍 감독 부임 이후로는 처음으로 멀티골을 신고했다. 또한 이번 경기로 대표팀에서 56번째 득점에 성공하며 차범근이 갖고 있는 A매치 최다골 기록(58골)에도 2골 차로 다가섰다.
후반에는 교체로 나온 조규성과 황희찬이 빛났다. 조규성은 후반 20분 이동경의 아웃프런트 크로스를 헤더로 연결해 골맛을 봤고, 후반 32분 설영우의 패스를 침착하게 마무리하며 멀티골을 신고했다. 황희찬은 후반 30분 엄지성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과감한 슈팅으로 중앙 위쪽에 꽂아넣었다.
물론 트리니다드토바고가 절대적으로 약팀임을 고려하면 이 경기 대승에 지나치게 기뻐하거나 안심하는 건 금물이다. 그럼에도 고지대에서 좋은 공격 전개로 대량 득점을 한 건 한동안 득점력에 고심하던 대표팀에는 좋은 일이다. 이 기세를 오는 엘살바도르전과 월드컵까지 이어갈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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